[Our View] 미국주식 직구열풍이 우리 경제에 시사하는 것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19-05-10 11:5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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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직구는 해외직접구매의 줄임말이다. 통상 해외직구라고 하면 인터넷쇼핑몰 등을 통해 외국에서 의류나 전자기기 등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주식 구매에도 해외직구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특히 올들어 미국주식 직접구매 금액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 통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거래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었다. 지난 4월 기준으로 미국 직구는 67.4%나 됐다. 홍콩(16.1%) 중국(7.9%) 일본(6.1%) 유로시장(0.1%)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이정도면 인기를 넘어서 열풍 수준이다.


지난달 미국주식 결제금액은 20억7천만 달러(한화 약 2조4천억원)로 지난해 동월(15억9천만 달러) 대비 29.9%나 크게 늘어났다.


결제금액은 매수와 매도를 모두 합한 금액으로 매수만 보면 증가세가 훨씬 더 가팔랐다. 매수 금액은 11억1천9백만 달러(약 1조3천억원)로 지난해 4월(8억6백만 달러)에 견주어 38.8%나 크게 늘었다. 지난 1~3월 월별 매수 금액은 각각 10억4700만 달러, 10억8천8백만달러, 11억4천8백만 달러로 상승세였다. 국내 미국주식 보관금액은 4월 말 기준 59억9천7백만 달러(7조100억원)로 한 달 전의 56억1천6백만 달러보다 8천만 달러 이상 급증했다.



국내 주식투자자들 사이에 미국주식 직구 열풍이 불고 있다. [출처= Pixabay]


종목별로는 근래 월가의 대표기술주로 불리는 ‘마가(MAGA)’의 위세가 대단했다. 한국예탁결제원의 ‘해외주식투자TOP10’ 결제 금액을 보면, 아마존, 알파벳(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이 상위 1~4위를 차지했다.


매수와 매도를 합친 결제금액은 아마존이 2억2천400만 달러(매수 6천9백만 달러)였고, 알파벳 8천7백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 7천8백만 달러, 애플 6천9백만 달러 순이었다.


4~5위는 상장지수펀드(ETF)인 글로벌X클라우드와 INVSC QQQ S1이었고, 7~8위는 엔비디아, 테슬라, 넷플릭스가 기록했다.


어떤 요인이 국내 주식 투자자의 미국주식 직구로 이끌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를 분석하기 전에 일반적인 해외직구 성향을 잠시 살펴볼만 하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5월 해외구매(직구) 경험이 있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17년 우리나라 소비자의 해외직구 이용 금액은 약 2조2천억 원(관세청)으로 전년보다 29%나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6개월 간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출처= 구글]


복수응답으로 질의한 해외구매 이유와 관련, 소비자의 78.1%가 ‘가격이 국내보다 저렴해서’(78.1%)라고 답했다. 그 다음은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서’(62.2%), ‘제품의 품질이 더 좋아서’(15.9%), ‘제품의 종류가 다양해서’(14.5%), '해외구매에 대한 호기심·성취감 등으로‘(5.5%) 순이었다.


해외가격과 국내가격의 차이 체감도 조사결과에서는 전체적으로 27.7%가 저렴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아·아도용품의 가격차 체감이 31.8%로 가장 높았다.


일반적인 해외직구와 해외주식 직구 성향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소비자나 주식투자자나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 기저는 동일하다. 소비자는 싸고 품질 좋은 제품을 찾아나서고, 주식 투자자는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는 주식에 투자하기 마련이다.


우리나라 주식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에 대량 투자한 이유는 올해 미국과 한국의 주가 추이에서 금방 확인할 수 있다. 1월부터 4월까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3.9%, S&P 500은 17.4%, 나스닥종합지수는 21.4%가 크게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에 코스피는 9.6%, 코스닥은 12.8% 오르는데 그쳤다.


미국주식 직구 열풍은 글로벌시대에 지극히 당연한 흐름이다. 기대수익률이 높은 곳을 찾아나선 것이다.


해당 업종의 대표주에 투자한다거나 기업실적이 우수하고 재무구조가 튼튼한 우량주를 택하고 내가 잘 아는 회사에 투자하는 것은 가치투자의 기본이다. 미·중 무역분쟁, 유로존의 브렉시트 논란, 유가상승 등으로 세계경제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한국경제도 이같은 국제적인 정세에다 제조업 부진, 최저임금 영향 등 국내요인들이 겹치면서 경기가 꽁꽁 얼어붙었다. 하지만 미국 경제는 나홀로 신바람이다.


미국의 주가는 혁신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현 상황도 좋지만 미래 성장가치 역시 장밋빛인 혁신기업들이 지속적으로 탄생시키는 역동성이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 증시로 주식투자자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최근 6개월 간의 코스피 지수 [출처= 구글]


그동안 미국 주식시장은 ‘팡(FAANG, 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이 주도했다. 하지만 근래 넷플릭스 실적이 다소 주춤하자 ‘마가(MAGA)’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올해는 ‘팡’의 대를 잇는 유니콘 공룡들인 ‘PULPS(핀터레스트·우버·리프트·팔란티어·슬랙)’가 잇따라 기업공개(IPO)에 나서며 증시를 후끈 달구고 있다.


반면 한국은 현재와 미래 가치를 장담할 만한 혁신기업들이 거의 없다. 메모리 반도체 하락으로 그나마 한국 경제의 수출을 견인하던 삼성전자마저 활기를 잃었고, 문재인 정부가 적극 지원하는 수소차 등 미래차 시장에서의 성과는 미미하다.


또 다른 미래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바이오헬스 분야도 암울하긴 마찬가지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 및 증거인멸 혐의,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케이주’ 논란 등 잇따라 악재 소식만 들린다.


현대는 소비자중심적 사고의 마케팅이 강조된다. 소비자가 자신의 문제해결을 위해 중요하게 고려하는 가치를 분석하고, 그러한 고객가치를 얻기 위해 소비자가 부담하고자 하는 가격수준으로 제품을 생산하여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마케팅 방법이다.


미국주식 직구 열풍은 국내 주식시장에 매혹적인 투자처가 적다는 반증이다. 앞으로도 확실한 투자가치를 지닌 혁신 기업들이 탄생하지 않는다면, 좋은 해외 투자처를 찾아 떠나는 직구 열풍은 더 거세질 것이다.


이런 자금을 국내로 유턴시키는 해답은 단순명료하다. 국내 증시에 확실한 투자 기업을 많이 만드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혁신기업이 탄생할 수 있는 창조적인 토양을 마련하고 적극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말'로 벤처하기 좋은 나라, 투자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기업의 과감한 투자와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정부의 구체적인 성장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표필자 편집인 류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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