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로병사의 비밀' 장내 미생물 탐구, 전통 한식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 실시...대변 기증과 대변 이식술, 장내 유익균 김치의 효과는?

유지훈 / 기사승인 : 2019-12-11 22: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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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유지훈 기자] 인간의 몸에 서식하는 미생물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인간에게 질병을 유발하는 미생물인 ‘유해균’과 인간의 피부나 구강·장관 등에 정상적으로 서식하는 미생물인 ‘정상 상재균’,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미생물인 ‘유익균’이다.


미생물 중에는 우리 장 속에 사는 미생물도 있다. ‘장내 미생물’이다.


11일 오후 10시에 방송되는 KBS 1TV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는 ‘죽을 똥? 살 똥?’이라는 재미있는 화두를 던지며 ‘장내 미생물의 비밀’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인간의 몸에 서식하며 공생의 관계를 가진 미생물을 ‘마이크로바이오타(Microbiota)’라고 하고, 이 단어에 유전정보 전체(유전체)를 의미하는 ‘게놈(Genome)’을 합성한 용어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다. 우리 몸에 사는 미생물의 유전정보 전체나 미생물 자체를 일컫는 말이다.



[사진 출처= KBS 1TV '생로병사의 비밀']
[사진 출처= KBS 1TV '생로병사의 비밀']


우리 몸에 있는 마이크로바이옴 개체수는 무려 38조에 이른다고 한다. 우리 인간을 이루는 30조의 세포수를 훨씬 넘는 숫자다. 그만큼 우리 몸에 서식하는 미생물이 많기도 하지만 다양한 성격을 띤다고 볼 수 있다.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고대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는 ‘모든 병은 장에서 시작된다’며 장의 중요성을 일찍이 간파했다.


장내 미생물이 인체에 얼마나 다양하고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현대 들어 그 가치가 점점 더 확인되고 있다. 이동호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장내 미생물이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우리 몸의 질병 지도가 바뀐다”고 말한다.


장내 미생물의 중요성을 점점 더 알아가면서 귀중한 대우를 받는 존재가 있다. 바로 우리가 ‘대변’으로 돌려말하는 ‘똥’이다. 인간이 ‘더럽다’고 여기던 ‘똥’이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똥’이 새로운 대접을 받는 시대. 하지만 모든 똥이 다 그런 대우를 받는 게 아니다. 여러 가지 검사를 거쳐 ‘건강한 똥’만이 그 귀한 대접을 받는다. 모든 조건을 통과하는 대변은 100명 중 8명 남짓이라고 한다.


지금은 과거 더럽고 쓸모 없는 존재로만 여겨졌던 ‘똥’을 연구하고 저장하는 대변 은행까지 생겼다.


건강한 사람들에게서 기증받은 대변은 불치병과 각종 질병에 치료제로 쓰이거나 연구 재료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이날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는 ‘건강한 똥’을 기부하기 위해 매일 건강한 음식과 건강한 생활을 보내기 위해 노력하는 임진혁(33)씨의 ‘특별한 기부’를 소개한다.



[사진 출처= KBS 1TV '생로병사의 비밀']
[사진 출처= KBS 1TV '생로병사의 비밀']


대변 이식술을 통해 건강을 되찾는 사람들에게는 대변 기부자가 구세주 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건강한 장내 미생물을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만약 장내 미생물에게 먹이를 주지 않는다면 장내 미생물은 굶게 되고 배고픈 장내 미생물은 장 벽을 갉아먹어 장 건강을 악화시킬 것이다.


그런 만큼 장내 미생물에게도 좋은 먹이가 필요하지만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것과 장내 미생물이 먹을 수 있는 것은 다르다.


그런데 전통 한식을 섭취하면 장내 유익균이 크게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한다.


전통 한식에는 유산균이 풍부한 발효 식품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잘 익은 김치에는 1g당 무려 10억 마리의 유산균이 존재한다고 한다.


“요거트, 콤부차, 김치, 발효유 같은 발효 식품들은 사람에게 이로운 안전한 미생물들이 풍부합니다.” 이날 ‘생로병사의 비밀’이 예고한 저스틴 소넨버그 미국 스탠포드 의과대학 미생물학과 교수의 말이다.


류코녹스톡(Leuconostoc), 바이셀라(Weissella), 락토바실러스 커바투스(Lactobacillus curvatus)….


전통 한식은 장내 미생물 환경과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된 식품이라고 한다.


이에 ‘생로병사의 비밀’ 제작진은 국내 최초 한식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를 통해 그 효용성을 실험했다고 예고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한식 전문 요리사 유현수 셰프, 신동미 서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천종식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가 머리를 맛댔다.



[사진 출처= KBS 1TV '생로병사의 비밀']
[사진 출처= KBS 1TV '생로병사의 비밀']


이들은 장내 미생물 환경 복원에 좋은 음식과 재료를 이용해 식단을 개발하고 식습관이 불균형한 지원자를 모집해 식단 개선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프로젝트에는 술 담배를 전혀 하지 않고 즐기는 것은 오직 피자뿐인데 지방간 진단을 받아 걱정스럽다는 지원자, 살이 찌고 난 후 만성 피로감에 시달려 고민이라는 지원자, 당뇨 진단을 받았지만 직업 특성상 외식을 자주 하고 밥을 제때 챙겨 먹지 못하는 것이 고민이라는 지원자 등 3명이 참가했다.


2주간 세 참가자들에게 제공된 식단은 통곡물, 콩, 야채, 나물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과 김치 등 발효식품이 포함된 전통 한식이었다.


과연 전통 한식이 이들의 장내 미생물 환경과 신체 건강에 어떤 영항을 미쳤을지 주목된다.


과민성대장증후군부터 비만, 그리고 장 건강과는 무관해 보이는 우울증, 류마티스 관절염, 자폐 스펙트럼 장애, 치매까지... 장내 미생물은 장 건강은 물론 신체, 나아가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이날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는 건강한 삶을 위해 우리가 장내 미생물을 어떻게 관리해야할지에 대한 방법을 알아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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