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산불' 태풍급 양간지풍에 급속 확산, 산불대응 3단계·소방력 동원령 2호 발령...주민·장병 2200여명 대피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0-05-01 23:31:10
  • -
  • +
  • 인쇄
산림청,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 ‘심각’으로 격상
타시·도 소방력 동원령...건조·강풍 주의보 내려지면서 진화 어려워
소방당국 "아직 인명피해 없어...민가 3채 피해"
정세균 총리, 산림청장·소방청장에 “산불진화 총력” 주문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강원도 고성군에 산불이 발생해 태풍급 강풍을 타고 확산하면서 소방·산림당국이 산불 대응 2단계를 발령했고, 산림청은 강원영동지역에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심각’으로 격상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불은 1일 오후 8시 21분께 강원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 산비탈의 한 주택에서 발생한 강한 바람을 타고 산을 넘어 도원리와 학야리 방면 마을 2곳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이날 도원리의 한 주택에서 시작된 산불은 주택 2∼3채를 집어삼킨 뒤 산을 넘어 도원리와 학야리 방면으로 확산하고 있다.


산림 당국은 소방당국과 함께 인력을 투입해 진화하고 있으나 바람이 강하게 불고 건조한 기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정을 넘긴 현재, 이번 산불로 민가 주택 3채가 불에 탔다.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1일 오후 강원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의 주택 화재가 산불로 번져 도학초교 야산에서 연기와 불길이 치솟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1일 오후 강원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의 주택 화재가 산불로 번져 도학초교 야산에서 연기와 불길이 치솟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해 4월 대형 산불 때도 바람이 강했던 터라 소방당국과 지역주민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산불 초기에는 초속 6m 안팎이었던 바람이, 날이 저물면서 3배 가까이 강해져 불길 확산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불이 난 곳은 현재 시속 59㎞(초속 16m)의 강풍이 불고 있다.


불이 나자 고성군은 직원 소집령을 발령하고 산불예방전문진화대 등 진화인력을 투입해 진화 하고 있다. 또 도원리 인근 학야리 방향으로 불길이 확산함에 따라 인근 주민들에게 대피를 당부했다.


고성군은 전 직원 소집령을 내렸고, 도원 1·2리·학야 1·2리·운봉리 340여 세대 주민 600여명을 인근 초등학교로 대피하도록 했다. 또한, 육군 22사단 군부대 군인 1800여명도 고성 종합체육관으로 대피했다.



[그래픽= 연합뉴스]
[그래픽= 연합뉴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강원영동지역의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심각’으로 격상했다.


산림청은 현재 산불재난 특수진화대 100명, 공중진화대 20명 등 285명을 투입해 진화하고 있으며, 지속해서 인력을 충원해 인명과 재산 피해를 막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산불재난 위기 경보는 '관심 → 주의(위험지수 51 이상) → 경계(위험지수 66 이상) → 심각(위험지수 86 이상)' 단계 순으로 격상된다.


산림청은 전국적으로 건조주의보가 확대 발령되고, 강원 및 경북 동해안지역 강풍 예비특보로 인해 대형산불 위험이 커짐에 따라 지난 4월 23일 오후 5시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한 단계 상향 발령한 바 있다.


소방청은 화재 대응 단계를 3단계로 격상하고, 산불 진화를 위해 타 시·도 소방차와 인력을 긴급 동원하는 '소방 동원령'을 발령했다.


소방당국은 1일 오후 8시30분 대응 1단계, 한 시간 뒤 2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2일 0시 17분을 기해 최고 수위인 3단계로 격상했다.


대응 3단계는 전국 차원에서 소방력 동원이 필요한 위중한 상황일 때 발령된다.


화재 대응 단계는 관할 소방서 1곳의 소방력을 총동원하는 1단계부터 관할 시·도 본부 내 여러 소방서의 소방력을 동원하는 2단계, 전국 차원에서 대응하는 3단계 순으로 올라간다.



고성 산불 발생 지점. 위 지도는 고성군과 속초시 부근 지도이고 아래 지도는 불이 시작돼 빠르게 번져 주민 대피령이 내려진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학야리-운봉리 지역 지도다. 청색 불 아이콘은 불이 시작된 지점이다. [출처= 산림청]
고성 산불 발생 지점. 위 지도는 고성군과 속초시 부근 지도이고 아래 지도는 불이 시작돼 빠르게 번져 주민 대피령이 내려진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학야리-운봉리 지역 지도다. 청색 불 아이콘은 불이 시작된 지점이다. [출처= 산림청]


소방청은 서울·인천·대전·경기·충북·충남 등 6개 시·도에 소방 동원령 2호를, 나머지 지역에는 1호를 발령하고 소방대원 518명과 소방차 193대를 강원 지역에 급파하기로 했다.


강원지역 소방력을 합치면 고성산불 진화에 투입되는 소방력은 모두 인력 608명에 소방차 226대다. 강원소방본부에서는 소방대원 90명과 소방차 33대가 진화작업에 나섰다.


소방 동원령은 대형 화재나 사고, 재난 등 긴급상황 발생 시 부족한 소방력을 다른 지역에서 지원하기 위한 비상책이다. 소방력 동원 규모에 따라 1호(당번 소방력의 5%)·2호(10%)·3호(20%) 순으로 단계가 올라간다.


고성 산불 지역에는 전국 소방인력 600여명과 차량 225대가 집결할 예정이다. 산림당국은 군부대 확산을 막기 위해 저지선을 구축중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일 강원도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과 관련해 산림청장과 소방청장에 지자체, 경찰 등 유관 기관과 협조하고 진화 인력과 장비를 최대한 동원해 조속한 산불 진화에 최선을 다하라고 긴급 지시했다고 총리실이 전했다.


정 총리는 또 "산불이 강풍으로 인해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만큼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주민 대피에 만전을 기하라"고 주문했다.


정 총리는 이와 함께 "일출과 동시에 조기 진화 조치를 취할 수 있게 산림 헬기 투입 등 사전준비를 철저히 하라"며 "야간진화 활동을 하는 산림 진화 및 소방 인력의 안전에도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3~4월 대형산불조심 기간 대형산불 예방 포스터. [출처= 산림청]
3~4월 대형산불조심 기간 대형산불 예방 포스터. [출처= 산림청]


화재가 발생한 고성지역에는 강풍주의보와 건조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강원지방기상청은 이날 오후 8시 30분을 기해 속초·고성·양양 평지와 강원 중부 산지에 강풍주의보를 내렸다. 이로써 강원도 내 강풍 특보는 중·북부 산지와 영북 지역으로 확대됐다. 강원도 전역에는 건조주의보도 발효 중이다.


이날 오후 6시 현재 일 최대순간풍속이 미시령은 시속 94㎞, 설악산은 시속 79㎞, 대관령은 시속 68㎞ 등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내일(2일)까지 영동과 북부 산지에는 매우 강한 바람이 불겠으니 산불 등 화재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간지풍' 타고 급속도로 번져



[사진= 산림청 제공]
고성산불 현장. [사진= 산림청 제공]


이번 고양 산불도 해마다 봄철에 영동지방에 부는 국지적 강풍인 ‘양간지풍(襄杆之風)’을 타고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고온건조하고 풍속이 빠른 강풍이다.


양간지풍은 '강원도 영동지방의 양양과 간성 사이에서 부는 바람'이라는 뜻으로, 봄철에 양양과 고성(간성), 양양과 강릉 사이에서 국지적으로 강하게 부는 바람으로, 이맘 때 대형 산불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양간지풍은 '남고북저'(南高北低) 형태의 기압 배치에서 강한 서풍 기류가 발생하고, 이 기류가 태백산맥을 넘으며 고온 건조해지면서 속도도 빨라져 '소형 태풍급' 위력을 갖게 된다. 지난해 4월 고성·속초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도 양간지풍 탓이 컸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컴투스, ‘더 스타라이트’ 구글 플레이 스토어 인기 1위
[메가경제=이상원 기자] 컴투스는 ‘더 스타라이트’가 정식 서비스 시작 후 하루 만에 국내 구글 플레이 스토어 인기 게임 1위를 기록했다고 19일 밝혔다. 지난 18일 오전 11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더 스타라이트’는 19일 오후 구글 플레이 스토어 인기 순위 정상,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출시와 동시에 인기 게임 순위 3위에 오르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2

하나은행, '지수플러스 정기예금' 출시
[메가경제=최정환 기자] 하나은행은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 대응해 원금은 보장하면서도 정기예금 이상의 높은 수익실현 기회를 제공하는 '지수플러스 정기예금'을 출시한다고 19일 밝혔다.지수플러스 정기예금(ELD, Equity Linked Deposit)은 주가지수연동 예금으로 상품의 수익률이 기초자산의 변동에 따라서 결정된다. 중도해지를 하지 않

3

항공보안학회, 2025년도 제2차 항공보안포럼 개최
[메가경제=문기환 기자] 한국항공보안학회는 19일 ‘항공안전보안 R&D 추진전략 및 항공기내보안 강화방안’을 주제로 2025년도 제2차 항공보안포럼을 일산 킨텍스 컨퍼런스룸에서 개최했다. 포럼 시작에 앞서 학회는 종합미디어 산업분야 선도기업인 엠트리홀딩스와 항공보안산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제1부 개회식은 황호원 항공안전기술원장, 박종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