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비대위원장에 4선 우상호..."선거 패인 잘 분석하며 갈등 빨리 수습…8월 전대 잘 준비"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2-06-08 07:3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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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파 갈등’ 소용돌이 빠진 민주당에 ”중량감·중립적 리더십 기대“
의총 열어 사실상 만장일치 동의…금주 중 당무위·중앙위 추인
선수별 이용우·박재호·한정애, 원외 김현정 합류…"여성·청년 몫 추후 결정“

3·9 대선과 6·10 지방선거 연패 이후 분출하는 책임론 속에 혼란에 빠진 더불어민주당의 수습과 쇄신을 이끌 새로운 비상대책위원장에 4선 중진 우상호 의원이 선임됐다.

민주당은 7일 의원총회를 열고 우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추인했다고 신현영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우 의원을 추천했고, 이에 의원들이 사실상 만장일치로 동의했다는 설명이다.

비대위원으로는 당연직인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해 초선의원 대표로 이용우 의원, 재선 대표로 박재호 의원, 3선 대표로 환경부 장관 출신의 한정애 의원이 참여하고, 원외 인사로는 김현정 원외위원장협의회장이 합류한다.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친 뒤 나오면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당무위원회와 중앙위원회의 추인을 거치면 우 의원을 필두로 한 새로운 비대위가 공식 출범한다.

신 대변인은 “청년·여성 몫 비대위원은 추후 비대위 내에서 논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대변인은 “당내 인사가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고, 현역 의원이 좀 더 우세했다”며 “중진급의 중량감과, 우 의원의 경우 국회의원 선거 불출마 선언을 한 만큼 중립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분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새 비대위원장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또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메시지 등에서 전달력 있게 비대위원장으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해서 의총에서 이견 없이 동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대선과 지방선거 연패 후 혼란에 빠진 당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당내 사정을 잘 아는 중진급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공감을 이루면서 4선 중진의 우 의원이 적임자로 선임됐다고 풀이할 수 있다.

선거 패배 책임론을 두고 친문(친문재인)계와 친명(친이재명)계가 강하게 충돌하는 상황에서 중립적 성향의 비대위원장으로 이를 진정시켜야 한다는 당위성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친문계와 친명계 모두 납득할 수 있는 인물이 우 의원이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당의 쇄신이 언급될 때마다 ‘용퇴론’의 대상이 되는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대표 격인 우 의원이 비대위원장에 적임이냐는 지적도 있으나, 그는 이미 차기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86그룹'에 제기되는 책임론에서 벗어나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비대위 출범이 늦어질 경우 자칫 당의 혼란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비대위원장이 신속히 선임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당의 쇄신도 비대위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로 거론되지만, 결국은 비대위의 성격이 관리형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비대위의 급선무는 당의 내분을 수습하는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우 의원 역시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위기이니 비대위원장을 맡아달라는 의원들의 요청을 무거운 마음으로 수락했다”며 “당내에서 불거진 여러 갈등 요소를 빨리 수습해 민주당이 한목소리로 다음으로 나갈 수 있도록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우 의원은 “선거 패배로 힘들어하는 당을 수습하는 게 첫 번째 과제”라고 강조하며 “민주당의 색깔을 놓치지 않으면서 선거 패인을 잘 분석해 당이 거듭나는 데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우 의원은 "전당대회가 8월에 예정돼 있다"며 "새 지도부를 잘 선출하도록 준비와 관리를 잘 하는 게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비대위원들의 면면을 보면 우 의원과 마찬가지로 중립적인 성격이 짙은 만큼 당장 지도부 내에서 과거 문제가 됐던 계파 간 대리전 양상이 벌어질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다만 이들의 임무인 대선·지선 패배 평가, 전당대회 준비 등이 각 계파의 이해와 첨예하게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비대위가 강한 추진력을 갖고 난관을 돌파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특히 우 의원이 대선 당시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아 선거를 지휘했다는 점에서 대선 평가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겠느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본격적인 전대 준비에 들어가지도 않은 상황인데도 ‘룰 세팅’을 두고 힘겨루기가 벌어진 만큼 비대위가 이를 두고도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전당대회의 경우 룰을 어떻게 정하느냐는 고도의 정무적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연합뉴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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