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글로벌 승부수 ⑦] 농심 신라면, 이제는 세계인이 더 많이 찾아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3-08-03 14: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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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 20% 이상 매출 성장, 멕시코 대박 예감
해가 지지 않는 공급망 '글로벌 辛세계' 일군다

[메가경제=주영래기자] 국내 유통업체가 내수에서 다진 실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메가경제는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기 위해 글로벌로 향하는 국내 유통업체들의 성장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한국 라면의 자존심, 농심 신라면은 올해로 33년째 국내 라면시장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1986년 출시된 신라면은 1991년에 처음 라면시장 1위에 올랐다. 이후 올해까지 33년간 단 한번도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으며 우리나라 대표 라면으로 자리매김했다.


33년간 선두자리를 지켜온 신라면은 계속해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 2015년 식품업계 단일 브랜드 최초로 누적매출 1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특히 2021년 신라면은 출시 35년만에 해외 매출액이 국내를 넘어서면서 해외 소비자들이 더 많이 찾는 라면이 됐다.

 

▲농심 미국 공장에서 신라면을 생산하고 있다[사진=농심]

 

농심 신라면이 출시 35년만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지난 2021년 신라면의 해외 매출액이 국내를 넘어서면서 해외 소비자들이 더 많이 찾는 라면이 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운맛 신라면이 해외에서 더 큰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데는 '한국적인 맛이 가장 세계적인 맛'이라는 농심의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이 주효했다. 1986년 출시된 신라면은 이듬해인 1987년 수출을 시작하며 세계무대로 나섰다. 앞서 1971년부터 미국 LA지역에 라면을 수출하며 해외시장에서 발을 넓혀오던 농심은 신라면의 맛을 그대로 들고 정면승부를 펼쳤다.

특히 농심은 1996년 중국 상해공장을 시작으로 중국 청도공장(1998년), 중국 심양공장(2000년), 미국 제1공장(2005년), 미국 제2공장(2022년) 등 해외에 생산기지를 설립했고, 농심재팬(2002년)과 농심호주(2014년), 농심베트남(2018년), 농심캐나다(2020년) 등 세계 각국에 판매법인을 세워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춤으로써 현지 시장에 발빠르게 대응해왔다.

전 세계 각국의 브랜드가 각축전을 벌이며 '작은 지구'라 불리는 미국 시장에서 농심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교민들이 고향의 향수를 느끼며 먹던 라면이 이제는 미국인이 더 많이 찾는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24% 성장한 미국법인은 농심 전체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농심은 미국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제 3공장 설립 검토에 착수했다. 지난해 4월 제2공장 가동을 시작한지 1년 만이다.

농심은 미국 시장에서 매년 파죽지세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7년 국내 식품 최초로 미국 월마트 전 점포 입점을 이뤄냈으며, 2018년에는 월마트와 코스트코 등 현지 유통점 매출이 아시안 마켓을 앞지르며 미국인이 더 많이 찾는 식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신라면을 즐기는 외국인들 [사진=농심]

 

이어 2020년 미국 3대 일간지 '뉴욕타임즈'가 신라면블랙을 세계 최고의 라면으로 선정한 것을 비롯해 미국의 다수 매체에서 신라면 브랜드의 맛과 품질을 글로벌 No.1로 평가하며 브랜드 경쟁력이 더욱 공고해졌다.

특히 지난해에는 미국 제2공장 가동이 성장세에 힘을 더해 농심은 미국 시장에서 전년 대비 24% 성장한 4억 9000만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미국 제2공장을 가동하기 전인 2021년 농심은 기존 미국 공장 생산능력이 포화상태에 달해 국내 생산 물량까지 수출하며 시장의 수요에 발맞춰왔다. 이후 지난해 4월부터 가동을 시작한 제 2공장이 그간 공급이 부족했던 제품의 대량생산기지가 되어 성장을 견인한 것이다.

미국 시장 성장을 이끄는 대표제품은 단연 '신라면'이었다. 지난해 신라면(봉지)은 전년 대비 32% 늘어난 85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신라면블랙(봉지) 역시 전년 대비 20% 매출이 올랐다. 이는 신라면의 맛에 매료된 소비자들의 재구매가 계속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신라면블랙은 경쟁사인 일본 라면에 비해 6배 가량 비싼 가격임에도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를 찾는 미국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며 브랜드 파워가 더욱 견고해졌다는 평가다.

아시안 시장을 넘어 미국 현지인이 더 많이 찾는 제품으로 발돋움한 농심은 미국의 주요 유통채널인 대형마트에서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월마트에서는 지난해 전년 대비 42% 성장을 이뤄냈는데, 신라면블랙과 신라면블랙컵 입점 점포 확대가 주효했다. 또한, 크로거(27%)와 샘스클럽(87%)에서도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다. 

 

▲미국 아이들이 신라면을 즐기고 있다[사진=농심]

제2공장으로 또 하나의 심장을 갖춘 농심은 미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 수년 내 일본의 토요스이산을 꺾고 미국 라면시장 1위에 오른다는 목표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자료에 따르면 농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21년 기준 25.2%로 일본 토요스이산(47.7%)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3위인 일본 닛신은 17.6%로 농심과 7.6%p의 점유율 차이를 두고 뒤쳐져 있다. 주목할 것은 농심의 상승세다. 농심은 지난 2017년 일본 닛신을 꺾은 데 이어 꾸준히 점유율을 높이며 3위와 격차를 점점 벌리고 있다.

농심은 오는 2025년까지 미국시장에서 8억 달러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지금의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수년 내 미국 시장 1위 역전의 목표 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 2공장 가동으로 힘을 얻은 농심은 북미에 이어 중남미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힘을 더하고 있다. 우선, 미국에서 가장 가까운 나라인 멕시코가 첫 번째 타깃이다. 멕시코는 인구 1억 3천만 명에 연간 라면시장 규모가 10억 달러로 추정되는 큰 시장이다. 현재는 일본의 저가 라면이 시장 점유율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농심은 멕시코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을 높게 전망하고 있다. 멕시코는 고추 소비량이 많고, 국민 대다수가 매운맛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라면을 먹어본 멕시코 소비자들은 농심 라면의 맛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온라인상에서 고기와 건고추, 향신료 등을 첨가해 만든 멕시코식 스튜 ‘비리아(Birria)’를 접목한 신라면 레시피가 인기를 얻고 있는 등 시장 반응이 좋아 멕시코 시장 공략이 수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심은 멕시코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지난해 전담 영업 조직을 새롭게 신설했다. 또한, 신라면 등 주력제품 외에도 멕시코의 식문화와 식품 관련 법령에 발맞춘 전용 제품을 선보임으로써 현지인의 수요를 충족시키며 판매량을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명실상부 우리나라 대표 라면으로 자리매김한 신라면은 이제 세계 100여개 국으로 수출되며 식품한류 신화를 쓰고 있다. 어느덧 사나이 울리는 라면에서 세계를 울리는 글로벌 식품으로 성장한 것이다. 신라면은 가깝게는 일본, 중국에서부터 유럽의 지붕인 스위스 융프라우 정상, 중동 및 아프리카,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 코스, 지구 최남단 칠레 푼타아레나스까지 세계 방방곡곡에서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신라면의 매운맛은 여전하다. 농심은 중국 전역에 퍼져 있는 1000여 개 신라면 영업망을 중심으로 영토를 넓히고 있다. 중국에서 신라면은 단순 한국산 라면을 넘어 공항, 관광명소 등에서 판매되는 고급 식품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농심 관계자는 "중국에서 경험할 수 없는 한국 특유의 얼큰한 맛이 중국인들이 신라면을 찾는 가장 큰 이유"라며 "신라면의 빨간색 포장과 매울 辛자 디자인을 두고 중국인들도 종종 자국 제품이라고 여길 만큼 신라면은 중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몰라도 신라면은 안다는 현지 외국인들의 말이 신라면의 글로벌한 인기를 실감케 한다. 지구촌 랜드마크뿐만 아니라, 라면을 판다고 상상할 수 없는 지역까지 신라면은 팔리고 있다. 농심은 신라면을 통해 해가 지지 않는 ‘글로벌 辛세계’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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