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뒷광고’ 관리 강화…내년 1월 시행 예정
[메가경제=박선영 기자] 상장지수펀드(ETF)를 비롯한 금융투자상품 광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유튜브·인플루언서 등 광고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금융당국이 투자광고 규제를 강화한다. 증권사·자산운용사가 자체 유튜브 채널에 올리는 신규 상장 ETF와 고위험 금융투자상품 동영상도 금융투자협회 심사 대상에 포함하고, 인플루언서 등을 활용한 ‘뒷광고’를 막기 위한 관리 절차도 마련한다. 허위·과장광고에 대해서는 회사뿐 아니라 임직원의 책임도 엄중히 묻기로 했다.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는 1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70여개 금융투자회사 준법감시인과 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 광고업무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금융투자회사 광고업무 종합 개선안 설명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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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투자협회 로고 [이미지=금융투자협회 제공] |
이번 개선안은 최근 ETF 등 금융투자상품을 둘러싼 광고 경쟁이 심화되고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을 활용한 마케팅이 확대되면서 허위·과장광고로 인한 투자자 피해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과 금투협은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금융투자업계와 공동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개선안을 마련했다. 지난달 27일 열린 제4차 금융소비자보호자문위원회에서 제시된 의견도 반영했다.
개선 방향은 크게 금융투자회사 자체 광고 제작·심사 강화, 금투협 자율규제 확대, 광고 게시 이후 사후관리 강화 등 세 축으로 구성됐다.
우선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이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시황·업황 분석 등의 정보도 사전에 투자광고에 해당하는지 따져야 한다.
현재는 시장이나 업종을 분석하는 콘텐츠 안에 특정 종목의 매매를 유도하는 내용이 섞여 투자정보와 광고의 경계가 불분명해질 수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앞으로는 대외 제공 정보에 투자광고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지 사전에 검토하는 절차를 마련한다.
광고 심사 과정에는 CCO 등 소비자보호 담당자의 참여도 강화한다. 지금까지 광고 심사에서 소비자보호 담당자의 역할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라 CCO 등이 심의 결정 과정에 참여해 허위·과장 표현이나 소비자 피해 가능성을 사전에 살펴보도록 할 방침이다.
유튜버와 인플루언서 등 온라인 채널 운영자를 활용한 광고도 관리가 강화된다.
금융회사가 유명인이나 온라인 콘텐츠 제작자를 통해 상품을 홍보하면서 광고주와의 경제적 이해관계를 제대로 밝히지 않는 이른바 ‘뒷광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금융당국은 온라인 채널 운영자를 활용한 광고에 대해 계약 단계부터 광고 심의, 게시 이후 사후관리까지 단계별 체크리스트를 마련하고 금융투자회사의 사전검토 의무를 명시할 계획이다. 외부 유튜버나 인플루언서에게 광고를 맡겼다는 이유로 금융회사가 관리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지는 셈이다.
금투협의 광고 심사 범위도 넓어진다. 특히 금융투자회사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의 동영상 광고가 새롭게 규제 대상에 들어간다. 지금까지 회사 자체 채널의 동영상 광고는 금투협 심사 대상에서 제외돼 회사마다 자체 심사 기준에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앞으로 자체 채널에서 제작하는 동영상 가운데 신규 상장 ETF와 고위험 금융투자상품 광고, 별도로 신설되는 ‘광고위원회’가 지정하는 상품의 광고는 금투협 심사를 받아야 한다.
최근 운용사들이 ETF 신상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활용한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신규 ETF 출시 직후 수익률이나 분배금, 투자 테마 등을 앞세운 영상 콘텐츠도 광고에 해당하면 강화된 심사 절차의 적용을 받게 된다.
금투협 내부에는 가칭 ‘광고위원회’도 신설한다. 업계뿐 아니라 소비자단체와 언론계 등이 참여해 광고 심사와 관련한 주요 정책을 논의하도록 할 계획이다. 금융회사 중심의 자율규제에 외부 시각을 반영하기 위한 장치다.
광고 규정을 어겼을 때 적용할 제재 기준도 보다 구체화한다. 현재는 광고 위반에 대한 금투협의 제재 판단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회사 입장에서 제재 수준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광고 위반에 대한 제재금 부과 기준을 새로 마련하고 위반 행위의 동기와 결과 등 세부 판단요소를 구체화한다.
광고를 심사받았다고 끝나는 것도 아니다. 게시 이후 관리 책임도 강화된다. 금융투자회사는 실제 게시된 광고가 사전 심사받은 내용과 동일한지 지체 없이 확인해야 한다. 이후에도 연 1회 이상 정기적인 사후점검을 실시해야 한다.
이는 금투협이나 회사 준법감시인이 요구한 수정 사항이 실제 광고에 반영되지 않거나 온라인 라이브방송 과정에서 사전 심사를 받지 않은 내용이 즉흥적으로 추가되는 사례를 막기 위한 조치다. 심사받은 문구를 게시 단계에서 임의로 수정하거나 중요한 위험 안내를 누락하는 행위도 사후점검 대상이 될 수 있다.
금투협이 운영하는 허위·과장광고 신고센터도 강화한다. 홈페이지에서 신고센터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고 신고 접수부터 처리까지 내부 절차를 구체화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이번 개선을 단순한 광고 심사 절차 변경이 아니라 금융회사의 광고에 대한 인식 자체를 바꾸는 계기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서재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 허위·과장 소지가 있는 광고가 반복되고 있다며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중요한 규제 대상인 광고를 단순한 투자자 모집 수단으로 간주하는 인식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투자자의 합리적인 판단을 저해하는 허위·과장광고에 대해서는 해당 금융투자회사뿐 아니라 관련 임직원에게도 책임을 엄중하게 묻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조치로 금융투자업계의 광고 제작 방식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신상품 출시가 잦은 ETF 시장에서는 상품 출시와 동시에 진행하던 유튜브 등 영상 마케팅에 금투협 심사 절차가 추가될 경우 광고 제작 일정과 표현 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광고와 투자정보의 경계를 보다 명확하게 구분하고 상품의 장점뿐 아니라 위험을 함께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번 제도 개선의 핵심이다. 높은 수익률이나 분배금 등 투자자의 관심을 끄는 일부 정보가 상품 전체의 투자성과나 위험을 충분히 설명하는 것처럼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광고 심사를 강화하는 취지다.
다만 모든 금융투자 관련 유튜브 영상이 일괄적으로 금투협 사전심사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개선안에서 자체 채널 동영상 광고 가운데 우선 추가되는 대상은 신규 상장 ETF와 고위험 금융투자상품, 광고위원회가 지정하는 상품이다. 시황·업황 분석 등 대외 제공 정보의 경우에는 투자광고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됐는지를 금융회사가 사전에 검토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금투협은 이달 초 관련 규정 개정안을 사전 예고하고 업계 의견을 받을 예정이다. 이후 10월 중순까지 규정 개정을 마친 뒤 금융투자회사와 금투협의 내규 정비, 업무절차 변경 등을 거쳐 2027년 1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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