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항소에 ‘망 사용료’ 분쟁 장기화 국면...SKB “반소할 것”

김형규 / 기사승인 : 2021-07-17 17:00:01
넷플릭스 "법적 근거 전혀 특정하지 못해" 항소 제기
SKB "망사용료 지급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반소할 것"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이하 SKB)의 망 사용료 지급 관련 분쟁이 장기화 국면으로 돌입할 전망이다.

미국의 글로벌 온라인 영상콘텐츠 서비스(OTT) 기업 넷플릭스는 SKB를 상대로 제기한 망 사용료 지급 관련 1심 소송에서 패소한 뒤 항소기간을 하루 앞둔 지난 15일 법원에 항소했다.

 

▲ [SK브로드밴드·넷플릭스 각사 CI]

 

지난달 25일 법원은 1심 판결에서 SKB와 협상 의무가 없다는 넷플릭스 측 주장을 각하하고, SKB에 망 사용료를 제공할 의무가 없다는 청구를 기각한 바 있다. 전자는 소송요건을 갖추지 못했고, 후자는 청구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다.

당시에 재판부는 "계약 자유의 원칙상 계약을 체결할지, 어떤 대가를 지불할 것인지 여부는 당사자들의 협상에 따라 정해질 문제"라며 "법원이 나서 하라거나 하지 말라고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고 판시했다.

이에 넷플릭스가 “1심 판결은 대가 지급 의무를 인정하면서도 그 법적 근거가 무엇인지는 전혀 특정하지 못했다”며 항소를 제기한 것이다.

이번 항소에 대한 넷플릭스의 공식 입장은 1심 때와 마찬가지다. 소비자가 CP(콘텐츠 제공자)인 넷플릭스에 콘텐츠 이용료를, ISP(인터넷망 제공자)인 SKB에는 인터넷 서비스 이용료를 각각 지불하고 있어 따로 CP가 ISP에 망 사용료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넷플릭스는 1조 원을 투자해 자체 개발한 임시 서버 ‘오픈 커넥트(OCA)’를 SKB 망에 설치하면 국내로 전송되는 콘텐츠 관련 트래픽을 최소 95% 이상 줄일 수 있다는 대책도 내놨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가 오픈 커넥트 무상 설치와 기술 지원을 SKB에 제안했지만, 이를 별다른 이유 없이 거부하면서 금전적인 대가를 요구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전 세계 CP와 ISP가 형성해 온 인터넷 생태계 질서가 무너질 수 있다며 망 중립성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거꾸로 미국 이용자가 한국 콘텐츠를 이용하려면 한국 CP가 미국 ISP에 망 사용료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 CP와 ISP가 각자의 책임을 다해 인터넷 거버넌스(행정구조) 원칙을 수호하고, 공동의 소비자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법원의 판단을 요구한 것이 이번 사안의 핵심”이라며 “1심 판결의 사실 및 법리적 오류가 바로잡힐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이번 항소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SKB도 넷플릭스의 불복 입장에 “빈틈없이 대응할 예정”이라고 각을 세웠다.

SKB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만약 1심 판결에도 지속해서 망 이용대가 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적절한 시기에 구체적으로 망 이용대가를 청구하는 반소를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픈 커넥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넷플릭스 측 주장에도 항변했다.

SKB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오픈 커넥트를 국내에 설치하면 국내 망을 무료로 이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오픈 커넥트를 국내에 설치하더라도 국내 CP와 동일하게 국내 망 이용대가를 지급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넷플릭스는 우리 법원이 국내 ISP의 이권 보호만을 우선시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면서 “대한민국 사법부의 판결에 대해 ‘특정 이권 보호’라고 결론 지은 넷플릭스의 태도에 매우 유감"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이번 넷플릭스와 SKB 간 망 사용료 분쟁으로 향후 망 중립성의 개념이 시장에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고윤기 로펌 고우 변호사는 “인터넷망은 공공서비스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정보서비스이자 ISP의 사유재산이기도 하다”며 "구글, 유튜브, 넷플릭스 등과 같이 데이터를 많이 쓰는 기업으로 인해 다른 사업자나 이용자가 피해를 볼 수도 있으므로 어느 정도의 망 사용료 부담도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실제로 망중립성 개념을 만든 미국에서도 망중립성의 정의가 완화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망중립성을 완화하는 법률 개정이 진행 중"이라며 "결국 (CP 측에서) 망 사용료는 지급해야 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서 "CP가 망 사용료를 지급하게 되면 이를 서비스 가격에 포함시켜 소비자의 이용료를 올릴 것“이라며 ”CP에게 망 사용료를 받고 소비자의 이용료도 함께 받는 ISP가 어느 정도 가격 인하를 해준다면 좋겠지만 과연 그렇게 할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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