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바뀐 넷플릭스, 계정 공유 유료화 임박…‘가입자 이탈’ 예상

김형규 / 기사승인 : 2023-01-26 13: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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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 공유가 '가입자 감소세' 주된 이유로 판단
계정 비밀번호 공유 장려하던 정책과 상반된 행보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넷플릭스가 이용자 간 계정 공유를 제한하는 정책 시행 초읽기에 들어갔다.


수익성 회복을 위한 방침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개편될 계정 공유 유료화 방식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서비스 초기 계정 공유를 오히려 강점으로 홍보하던 넷플릭스의 태세 전환에 가입자 이탈 현상도 예상된다.
 

▲ 넷플릭스 CI

 

26일 넷플릭스코리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4분기 실적발표 직후 공개한 주주 서한을 통해 “1분기 말에 계정 공유 유료화를 대대적으로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새로 바뀔 공유계정 요금제에 대한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업계는 약 3달러(3700원) 정도로 책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늦어도 3월경에는 공유계정에 대한 과금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현재 공유 요금제를 시범 운영 중인 일부 남미 국가의 요금 1인당 2.99달러를 참고해 예상한 금액이다.

지난해 3월 칠레 등 일부 남미 국가들은 가구 구성원에 한해 최대 2명까지 공유할 수 있는 요금제를 처음 출시했다. 동거 가족과 제삼자는 계정 소유자의 IP주소, 계정 활동 등으로 구분하는 정책이다.

이에 더해 한 계정으로 여러 기기에 로그인할 시 인증 절차를 거치도록 적용했다.

현재 넷플릭스는 국내에서 ▲프리미엄(1만 7000원) ▲스탠다드(1만 3500원) ▲베이식(9500원) ▲광고형 베이식(5500원) 4종의 멤버십을 서비스 중이다.

프리미엄 요금제 이용 시 지인 4명이 4250원씩 분담하며 계정을 공유할 수 있었다. 이 요금제는 애초에 가족 구성원이나 동거인끼리의 공유만을 원칙으로 하고 있었지만 잘 지켜지지 않아 제삼자와의 공유가 만연했다.

하지만 추후 공유가 제한될 경우 원래 가격인 1만 7000원을 가입자 1인이 부담하거나 공유 요금제를 통해 4인이 나눈 가격에 3700원이 과금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넷플릭스의 이 같은 행보가 최근 감소한 가입자 수를 회복하기 위한 방침이라고 보고 있다. 넷플릭스가 추정하는 전 세계 공유계정 이용자는 약 1억 명 이상이다. 이들의 계정 공유를 제한하면 정식 가입자가 다시 늘어날 것으로 이 회사는 전망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이번 주주 서한을 통해 공유계정 유료화 시행 초기 일부 구독 취소를 예상하면서도 장기적으론 계정 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이 회사가 처음 가입자 감소를 겪기 시작한 건 지난해부터다.

지난해 1분기 넷플릭스의 가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0만 명 줄어 2011년 이후 첫 가입자 감소를 기록했다. 이에 당시 넷플릭스 주가는 35%가 넘게 추락하기도 했다.

지난해 1분기에는 넷플릭스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내 서비스를 중단하며 약 70만 명의 러시아 가입자를 포기한 바 있다. 이에 더해 HBO맥스‧디즈니플러스 등의 경쟁 OTT 브랜드가 늘어난 점도 넷플릭스 가입자 감소를 앞당겼다.

넷플릭스는 사상 첫 가입자 감소라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공유계정에 대한 과금과 광고 요금제 도입을 추진했다. 그 결과 지난해 남미 일부 국가의 공유계정 요금제 시범 운영이 시작됐고 광고 요금제는 현재 국내에서도 제공되고 있다.

지난 2017년까지만 해도 “비밀번호 공유는 사랑(Love is sharing password)”이라고 SNS에 강조하던 넷플릭스의 태세 전환에 이용자들 반발도 만만치 않다.

앞서 공유 요금제를 시범 운영한 남미 일부 국가에서는 구독 취소를 인증하는 ‘#ChauNetflix(안녕넷플릭스)’ 등의 SNS 게시글이 유행하기도 했다.

 

▲ 지난해 7월 한 아르헨티나 이용자가 트위터에 올린 #ChauNetflix [SNS 캡처]

 

이 같은 이용자들의 ‘탈 넷플릭스 현상’은 국내에서도 벌어질 조짐이 보인다.

실제 지난해 11월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넷플릭스 계정 공유를 위해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면 이용자 120명 중 42.5%는 해당 서비스를 해지하겠다고 답했다. 계정 공유를 위해 과금을 감당하겠다는 이용자는 24.2%에 그쳤다.

가족 이외 제삼자와 계정을 공유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이용자들의 47.2%가 비용 부담 때문이라고 답했다. 사용 시간이 적어 비용을 내기 아까워서라고 답한 이용자도 35%나 됐다.

이같이 이용자들이 넷플릭스 계정을 공유하던 가장 큰 이유가 경제적인 목적이었던 만큼 공유계정 과금 초기엔 국내에서도 가입자 감소를 겪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넷플릭스코리아 관계자는 공유계정 요금제 국내 도입에 대해 “1분기 후반에 유료 공유 기능을 더욱 확대 적용할 예정이라고만 알아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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