二重苦에 시달리는 철강업계

임준혁 / 기사승인 : 2020-09-01 17: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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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 철광석 가격 톤당 120달러 웃돌아
조선 등 전방산업 불황, 실적 개선 ‘안갯속’

[메가경제= 임준혁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제품 수요 감소와 주원료인 철광석 가격 폭등으로 이중고(二重苦)를 겪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철강 제품 수요가 계속 부진한 상황에서 원재료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자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1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국제 철광석 가격은 지난달 28일 기준 톤당 123.8달러로 올해 최저가였던 지난 2월 82.44달러보다 50% 이상 올랐다.

 

▲ 포스코 포항제철소 [사진= 연합뉴스]

지난달 21일에는 127.38달러까지 치솟아 2014년 1월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철광석 가격이 급등한 것은 최대 구매처인 중국에서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철강 생산 규모가 확대되면서 철광석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 확산세가 어느 정도 진정되자 경기 침체 극복을 위해 도로, 항만 등 인프라 건설에 3조7500억위안(약 648조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7월 기준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은 1억1265만톤으로 작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6월 한달간 철강 생산량은 9160만톤으로 4.5% 상승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함에 따라 중국 외 지역에서 각국 정부가 경기 부양 차원에서 대규모 유동성을 푼 것도 원자재 시장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철광석 수요는 늘었으나 브라질, 호주 등 주요 철광석 생산국이 코로나 때문에 생산에 차질을 겪으면서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

최근 세계 1위 철광석 공급업체인 브라질 발레社는 올해 철광석 생산 목표치를 3억5500만톤에서 3억2천만톤으로 낮췄는데, 이는 지난해 생산량의 약 70% 수준이다.

업계에선 4분기에 철광석 가격이 톤당 100달러 수준으로 다소 하락하겠지만, 예년 수준까지 안정화되진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해 자동차, 조선 등 전방사업의 회복세가 더딘 것도 철강사들의 실적 회복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지난달 철강 수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9.7% 감소했다. 철강 수출은 올해 1월부터 3월을 제외하고 모두 두 자릿수대 감소율을 기록하며 계속 부진하다.

업계 관계자는 “브라질 발레가 8월부터 생산을 일부 정상화하는 등 회복 기미가 보여 철광석 가격이 점차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여전히 예년보다 높은 수준이라 철강사들에는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사들은 원가 상승분을 반영해 제품 가격 인상을 시도하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9월 유통사들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냉연 가격을 톤당 2만∼6만원 올릴 계획이다.

이를 근거로 추후 자동차 강판과 조선 후판 가격 협상에서도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자동차·조선 업황이 부진한 탓에 협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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