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하나로 ‘더치페이’를...유권해석 하나만으로 달라졌다

김민성 / 기사승인 : 2017-09-19 16:32:47
  • -
  • +
  • 인쇄

[메가경제 김민성 기자] #01 A카드사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B, C, D씨는 회사 근처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밥값을 각각 카드로 나눠서 결제하려 한다. 식당 주인에게 별도로 요청을 하고 여러 번에 걸쳐 각각 카드결제를 해야 했기에 시간도 많이 걸리고 식당 주인도 바쁜 시간에 불편을 호소한다.


앞으로는 A카드사 '더치페이 서비스'가 제공될 경우 B씨가 대표로 카드결제를 하고(1회 결제) 나중에 C씨와 D씨의 개인별 결제금액을 입력하여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더치페이를 요청할 수 있게 된다. C, D씨는 요청 메시지를 받은 뒤 하루 이내에 앱 상에서 본인의 카드로 자신의 몫을 결제할 수 있어 더치페이 결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앞으로 신용카드사가 '더치페이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자료출처=금융위원회]

#02 대학생 E씨는 F카드사에서 새로 출시된 선불식카드를 발급 받는다. 종전에는 결제용 선불식카드와 송금·인출용 선불식카드를 각각 발급받아 별도로 사용해야 했기에 불편이 컸다.


하지만 새로운 선불식카드는 한 번에 발급을 받아 계좌이체 등으로 충전한 뒤 언제든 인출과 송금까지 할 수 있고 신용카드가맹점 어디서나 결제 시에 사용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해진다. 아울러 E씨의 부모는 본인의 신용카드나 포인트로 자녀의 선불식카드를 충전해 줄 수 있어 용돈을 편리하게 보낼 수 있게 된다.


앞으로 이렇게 음식점에서 한 장의 신용카드로 ‘더치페이’ 결제를 할 수 있게 되고, 새로운 선불식카드로 결제뿐만 아니라 송금과 인출까지 가능해진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카드사 신사업 진출 및 영업규제 합리화 과제’를 추진키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지난 1일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신용카드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나온 건의사항과 지난 7월 금융위 옴부즈만 권고 사항에 대한 후속 조치로 이런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우선 각자내기 문화의 확산으로 음식업종 등 일정한 조건 아래에서 더치페이 카드결제를 허용하기로 한 게 가장 눈에 띈다. 대표자 한 명이 우선 전액을 결제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모바일 앱을 통해 분담결제를 요청하면 나머지 사람들이 본인 카드로 자신의 몫을 결제하는 방식이다.


카드 더치페이는 여전법상 ‘카드는 금전채무의 채무상환 수단으로 쓸 수 없다’는 규정에 묶여 허용 여부가 논란이 돼왔지만 금융위는 이번에 유권해석을 통해 ‘일정 요건 하에서’라는 전제를 달아 더치페이 카드결제를 허용키로 한 것이다.


카드결제로 더치페이를 하면 송금방식과 달리 소득공제 혜택도 배분이 가능한 게 특이할 만하다. 금융위는 개별 카드사 중심으로 더치페이 결제방식을 시행하되 향후 이용 추이 등을 보면서 여신협회를 중심으로 전 카드사간 연동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결제와 송금·인출이 가능한 선불식카드도 새롭게 나온다. 그동안 카드사는 신용카드가맹점에서 물품 결제 등에만 이용할 수 있는 선불카드와 송금·인출은 가능하지만 결제 가맹점은 제한적인 선불전자지급수단을 각각 별도로 발행해왔다. 금융위는 이용자들의 결제 편의를 위해 두 결제수단의 장점을 결합한 상품 출시를 허용하기로 했다. 선불카드는 신용카드보다 수수료가 낮아 가맹점들의 비용 절감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규제완화 조치다.


결제와 송금·인출이 가능한 선불식카드가 새로 출시된다. [자료출처=금융위원회]

이외에도 금융위는 261만명의 해외 장기체류자가 현지 해외금융기관에서 수월하게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유학, 근무, 사업 등 해외 장기 체류자는 개인 신용등급이 현지에서 공유·인정되지 않아 카드발급에 제약이 컸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해외결제가 가능한 국내외 겸용카드를 쓰는 상황인데 이 경우 1% 수준의 해외이용 수수료와 환전 수수료 등의 추가비용이 발생해왔다.


이번에 국내 카드사가 해당 회원 이용대금에 대해 해외 금융기관에 지급보증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해외 장기 체류자가 현지은행에서 현지인과 유사한 조건으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밖에도 금융위는 1년간 사용하지 않은 휴면카드의 자동해지 기준도 완화했다. 현재는 휴면카드가 되면 거래가 정지되고 거래정지 후 3개월이 지나면 자동 해지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거래정지 후 9개월이 경과돼야 카드 자동해지가 이뤄지도록 한 것이다.


금융위의 이번 조치들은 카드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압박 요인이 발생한 카드사들을 위해 금융당국이 제시한 일종의 ‘당근책’으로 카드사에는 비용 절감과 활로 모색, 소비자들에게는 편리성과 혜택을 높여주기 위한 규제완화 방안으로 풀이된다. 유권해석 하나만으로도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음을 보여줬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민성
김민성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치과의사 이지영, ‘2025 미스유니버스코리아 시즌2’ 진 등극
[메가경제=양대선 기자] 2025 미스유니버스코리아 시즌2가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 호텔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에서 닥터이지치과 원장이자 ㈜닥터이지케어랩 대표인 치과의사 이지영이 클래식 부문 ‘진’에 당선됐다.이번 대회는 단순히 외모를 평가하는 무대가 아니다. 시대와 세대를 넘어서는 아름다움의 기준을 묻고, 각자의 인생 경험과 내면의 깊이를 통해

2

다크 앤 다커, 대법원행…넥슨 상고
[메가경제=이상원 기자] 온라인 게임 ‘다크 앤 다커’를 둘러싼 넥슨과 신생 게임사 아이언메이스 간 장기 법정 공방이 결국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2021년부터 약 4년간 이어진 양측의 저작권·영업비밀 침해 분쟁은 최종심으로 넘어가며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26일 게임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넥슨은 최근 아이언메이스와 최주현 아이언메이스 대표 등을 상대

3

네이버클라우드, JB금융과 ‘'AI 금융' 본격화…"여신 심사까지 AI 투입"
[메가경제=황성완 기자] 네이버클라우드는 JB금융그룹(광주은행·전북은행·JB우리캐피탈)과 자사의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금융 서비스 혁신을 위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양측은 급변하는 금융 환경 속에서 AI를 비롯한 디지털 기술을 통해 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공동 목표로 삼았다. 이번 협약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