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희 선관위원장 돌연 사의 표명..."대선 사전투표 관리 책임 통감"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2-04-19 00:4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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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2년4개월 남겨놓고 사의...사전투표 44일만 불명예 퇴진
쇄신안 내놓은 선관위, 6·1 지방선거 앞두고 신뢰회복 계기될까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18일 “대선 사전투표 관리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임기를 2년 4개월 남기고 돌연 사의를 표했다.

지난달 5일 확진·격리자 대선 사전투표 현장에서 이른바 ‘소쿠리 투표’로 불리는 극심한 혼란상이 벌어진 이후 44일만이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노 위원장은 이날 오후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선관위원 회의 말미에 갑작스럽게 사의를 밝혔다.
 

▲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18일 3·9 대선 사전투표 부실관리 사태와 관련, 사의를 표명했다. 사진은 지난달 8일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20대 대통령 선거 본 투표일을 하루 앞두고 담화문을 발표하는 노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이날 회의는 대선 사전투표 부실관리 사태 수습을 위해 꾸려진 ‘선거관리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 쇄신안 보고를 받기 위한 자리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 선관위원은 이 매체와의 통화에서 “늦게까지 이어진 회의 마지막에 노 위원장이 갑자기 할 말이 있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면서 “폭탄선언이나 다름없었다”고 전했다.

노 위원장은 이날 회의 후 선관위원들과의 저녁 자리에서 “국민에게 송구한 마음과 책임감을 많이 느꼈다”면서 “지방선거 준비 때문에 사퇴를 미루고 있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일부 유튜버들이 매일 집 앞에 찾아와 시위하고 있다”면서 개인적인 고충을 토로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선관위는 노 위원장 사퇴 배경에 대해 “노 위원장은 선관위원과 직원 모두 선거업무에 전력을 다하고 있어 조직이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중앙선관위원 후보자가 새로 임명되는 등 지선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환경이 조성됐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현직 대법관으로 비상근인 노 위원장은 ‘소쿠리 투표’ 논란 후 국민의힘 등 정치권과 사회 각계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았으나 그간 위원장직을 계속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이 때문에 갑작스런 사의 표명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지난달 17일엔 선관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목전에 다가온 지방선거를 더는 흔들림 없이 준비·관리하기 위해서는 위원장으로서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밝혀 최소한 지방선거까지는 위원장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선관위로서는 논란의 중심에 섰던 노 위원장이 퇴진하면서 정치적 부담을 한결 덜게 됐다. 다만 혁신위 쇄신안을 바탕으로 신뢰 회복과 지방선거 준비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 앞으로 어떻게 쇄신을 실천해갈 지 주목된다.
노 위원장은 조만간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직접 사의를 표할 것으로 보인다.

임기 6년인 선관위원 9명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3인, 국회에서 선출하는 3인,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3인으로 이뤄진다. 노 위원장은 선관위원 임명 시 대법원장 지명 몫이었다.

노 위원장 퇴진으로 선관위원 구성에 어떠한 영향이 미칠지도 관심사다.

청와대가 최근 김필곤 새 선관위원 후보를 지명하면서 사실상 국회 몫 1명만 남아있는 상황이었으나 이제 대법원장 몫 1명까지 당분간 2명이 공석인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현재 관측으로는 미묘한 정권교체 시기와 겹쳐 2명의 선관위원이 공석인 상태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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