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경영권 분쟁] ISS·글래스루이스도 엇갈린 입장...외국인·기관 표심 어디로?

이석호 / 기사승인 : 2021-03-18 00:5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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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완 상무, "사측, 의결권 위임 권유과정서 위법행위" 주장
박찬구 회장, '아킬레스건' 금호리조트 '약점 지우기'에 몰두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이 당장 코앞에 닥친 주주총회에서 팽팽한 표 대결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주들의 표심 향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Institutionall Shareholder Services)와 글래스루이스(Glass Lewis)가 상반된 입장을 내놓으면서 외국인투자자나 기관투자자들의 의사결정에 어떻게 작용할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 금호석유화학 본사 전경


글래스루이스는 오는 26일 열리는 금호석화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한 결과 주요 주주제안에 찬성을 권고하면서 박철완 상무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는 ISS가 회사 측 제안에 모두 찬성하는 입장을 밝힌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글래스루이스는 보고서를 통해 박 상무가 주주제안한 ▲ 주당 보통주 1만 1000원, 우선주 1만 1050원 배당안 ▲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선임안 ▲ 내부거래위원회 및 보상위원회 설치 및 관련 정관 신설안 ▲ 박철완 상무 사내이사 선임안 ▲ 민준기(Min John K) 후보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선임 안에 찬성을 권고했다.

박 상무가 제안한 배당안의 경우, ISS는 "금호석유화학의 TSR(Total Shareholder Return, 총주주수익률)과 이익 창출 능력이 동종업계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라며 "시장 환경이 어려울 때 회사에 무리한 재무적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글래스루이스는 회사 측 안건이 ‘보수적’이라고 지적하며, 오히려 박 상무의 배당안이 KOSPI 평균 40%, 업계 평균 50% 수준으로 적정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타당성이 있다는 의견을 내놔 쟁점을 만들었다.

박 상무 측은 “배당 안건에 있어서는 일반적으로 회사의 재무상황과 경영 전략에 대한 이해가 높은 현 이사회의 결정을 지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부연하면서 이번 글래스루이스 측 권고가 이례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글래스루이스는 박 상무가 스스로를 사내이사 선임 안건으로 올린 것에 대해서도 회사 임원으로 10년간 근속한 경험과 전략적·재무적 역량, 거버넌스 차원에서의 개혁 의지를 높이 평가해 찬성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 찬반표기가 미리 작성된 회사측 위임장 용지 [사진=박철완 상무 제공]


지난 17일 박 상무 측은 금호석화 경영진이 주주들을 상대로 의결권 위임을 권유하면서 이미 찬반표기가 완료된 위임장 용지를 교부하거나 홍삼세트를 대가로 제공하는 등 법을 어겨가며 회사 측 찬성표를 모으고 있다고 공세를 펼쳤다.

자본시장법에는 위임장 용지에 주주총회의 목적사항 및 각 항목에 대해 주주가 직접 찬반을 명기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 상법에 따라 주주의 권리행사와 관련해 특정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것도 금지돼 있다.

박 상무는 “회사 측은 현재 의결권 위임 권유 과정에서 벌이는 일체의 위법행위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며 “회사의 작금과 같은 행태는 주주의 의결권 행사에 관한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 박철완 상무가 금호석유화학 측 안건 찬성에 대한 대가라고 주장하는 선물세트 [사진=박철완 상무 제공]

 

한편, 박찬구 회장 측은 이번 주총 표결에서 박 상무 측 공격에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수 있는 금호리조트 인수 건에 대한 ‘약점 지우기’ 작업에 들어갔다.


금호석화는 금호리조트 인수 후 수익창출을 위해 서둘러 업계 전문가들을 영입해 경영 전면에 포진시켰다.

약 20여 년간 호텔신라에서 경영 전반을 경험한 김진혁 전 호텔신라 상무와 현재는 HDC그룹으로 넘어간 한솔그룹의 한솔오크밸리에서 흑자 전환을 이룬 전유택 전 한솔개발 대표를 각각 리조트사업 담당임원과 골프사업 담당임원으로 영입했다.
 

▲ 김성일 금호리조트 신임 대표이사 [사진=금호석유화학 제공]

 

또한 금호리조트 대표로 김성일 금호미쓰이화학 전무를 낙점했으며, 최고재무책임자(CFO)에는 조형석 금호석화 상무를 내정하는 내부 인사를 단행했다.


고액 인수 관련 논란에도 부동산 자산 가치와 사업성을 감안하면 문제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금호리조트는 아시아나CC 약 8만 2000평, 아산스파비스 약 3만 5000평 등 유휴 부지를 보유하고 있어 외부 투자 유치 등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며, 콘도 부문의 리모델링을 통해 낙후된 시설을 업그레이드하는 등 신사업 모델로 빠르게 전환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 금호리조트 야경

 

재무건전성 악화 우려도 해명했다. 이번 인수 주체인 금호석화와 금호피앤비화학의 재무여력을 감안하면 현재 재무상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금호석화는 3월 말 예정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승인이 완료되면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정상화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 금호리조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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