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경영권 분쟁으로 회사 흔들어 위기로 몰아가"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삼촌인 박찬구 회장의 금호리조트 인수 결정에 재차 반대 입장을 내놨다. 또한 이번 주주제안의 진정성을 강조하며 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거듭 밝혔다.
박철완 상무는 11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주제안이 현실화된다면 기존 오너 경영 체제를 탈피하고, 글로벌 전문 경영진 체제를 구축해 선진 지배구조 체계 도입의 첫 사례를 만들 수 있다"며 주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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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 기자간담회 |
박 상무는 금호석유화학 개인 최대주주로서 올해 1월 주주제안을 통해 ▲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선임 ▲ 보상위원회·내부거래위원회 신설 ▲ 전문성과 다양성 갖춘 이사회 구성 ▲ 재무적 안정성과 배당정책 변화 필요성 등 안건을 제시했다.
특히, 금호리조트 인수 결정에 대해서는 박 회장을 포함한 현 경영진과 이사회에 전면 재검토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며 첨예하게 맞섰다.
금호석화 측은 지난 9일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중장기 성장전략’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가치 관점으로 오히려 코로나19 시기에 저가 인수한 사례”라며 박 상무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금호리조트 순자산가치는 4200억 원에 달하는 반면 인수가는 2554억 원으로 싸게 사들였다는 분석을 내놨다.
또한 “감정 평가액과 별도로 추가적인 사업 가치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며 “리조트 경쟁력 강화와 유휴 자산 활용 등으로 코로나 이전 사업 수익력 이상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박 상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자료를 통해 금호리조트의 EV/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가 약 173배에 달해 높은 인수가 제시로 주주가치를 침해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또 "금호리조트가 인수자인 금호석유화학 및 금호피앤비화학과 어떠한 사업적 연관성도 없다"며 "경영자의 영향력이나 명성, 보상 등과 관련된 투자에 집중하는 전현적인 제국 건설의 행태"라고 비판했다.
▲ 자료=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 |
그는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자료를 인용해 이번 금호리조트 인수가 금호석화의 재무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하며 부적절한 투자의사결정이었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이밖에도 금호석화를 2025년까지 시가총액 20조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목표와 함께 ▲ 자사주 소각, 배당 증액, 계열사 상장, 비영업용자산 매각, 사업전략 강화 등을 통한 저평가된 기업가치 정상화 ▲ 전문성과 다양성을 갖춘 이사회 구성을 통한 거버넌스 개선 등 선결 과제를 제시했다.
한편, 박 상무는 "일각에서 주주제안 제고 논의의 진의를 살피기보다는 ‘조카의 난’이라는 한 마디로 치부하고 있다"며 "저는 비운의 오너 일가도 아니고, 삼촌과 분쟁하는 조카도 아니다"라며 정당성을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 상무가 추천하는 사외이사 후보 4명 중 이병남 전 보스톤 컨설팅 대표와 최정현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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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호석유화학 2021년 임단협 노사대표 기념사진 [사진=금호석유화학 제공] |
앞서 금호석화 노동조합은 "회사가 승승장구하고 있음에도 말도 안 되는 주주제안과 사리사욕을 위한 경영권 분쟁으로 우리 회사를 흔들고 위기로 몰아가는 박철완 상무에 대해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성명을 내놨다.
이에 박 상무는 "주주제안으로 기업가치가 올라가면 회사 구성원들과 공유할 수 있는 혜택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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