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의 난' 휘말린 금호석유화학…'삼촌 vs 조카' 경영권 분쟁 활활

최낙형 / 기사승인 : 2021-01-28 18:29:33
  • -
  • +
  • 인쇄
박찬구 회장 조카 박철완 상무, 특수관계 이탈하고 경영진 교체 요구
박 회장 측 "갑작스러운 요구 비상식적…신중히 대처할 것" 반박

[메가경제=최낙형 기자] 금호석유화학그룹이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친족 간 경영권 분쟁에 또 휩싸였다. 이번엔 박찬구 회장에 조카인 박철완 상무가 반기를 든 ‘조카의 난’이다.

박철완 상무가 박 회장과의 ‘특수관계'에서 이탈하겠다고 선언하고 경영진 교체 등을 요구하자, 박 회장 측은 "비상식적인 요구"라며 반발하고 나서 분쟁이 본격화했다.
 

▲ 금호석유화학 본사 [사진=연합뉴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박철환(42) 상무는 전날 공시를 통해 "기존 대표 보고자(박찬구 회장)와의 지분 공동 보유와 특수 관계를 해소한다"고 밝혔다.

박 상무는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아들이자 박찬구(72) 회장의 조카로, 금호석유화학 지분 10%를 보유한 개인 최대 주주다.

박찬구 회장은 지분율 6.7%이고, 박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전무가 7.2%와 박주형 상무가 0.8%씩 보유했다.

지금까지 박철완 상무의 지분도 박 회장과 특별관계인으로 묶여 있었는데, 박 상무가 박 회장과의 특수 관계를 해소하하고 독자 행보에 나선다고 공시를 통해 선언한 것이다.

박 상무는 또 이사 교체와 배당 확대 등을 요구하는 주주 제안을 회사에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서는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해 7월 그룹 인사에서 박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전무는 승진하고, 박 상무는 승진하지 못하는 등 균열 조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한진그룹으로 매각되면서 박 상무가 금호석유화학 경영권에 뛰어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재계는 박 상무가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최근 금호석유화학 지분 3∼4%를 사들인 건설업체 IS동서와 연합해 이사 선임·해임 등을 두고 박 회장 측과 표 대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박 회장 측은 이날 오후 '주주 박철완 상무의 주주 제안 관련 금호석유화학 입장'을 통해 최근 박 상무로부터 사외이사, 감사추천, 배당확대 등 주주 제안을 받았다고 확인했다.

이어 "회사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주가 반영을 통해 주주 가치 극대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박 상무가 주주제안을 명분으로 사전협의 없이 갑작스럽게 경영진 변경과 과다 배당을 요구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내임원인 박 상무가 일반 주주로서 주주제안으로 요청한 내용을 회사와 경영진은 구체적으로 검토해 신중하게 대처하겠다"며 "경영 안정성과 기업·주주가치 보호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니 주주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흔들림 없이 지지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금호그룹은 과거에도 친족 간 경영권 분쟁이 있었다. 2009년 박인천 창업주의 3남인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4남 박찬구 회장 간 '형제의 난'을 벌여 2015년 그룹이 분리해 박삼구 전 회장이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을, 박찬구 회장이 금호석유화학을 맡았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낙형
최낙형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황경노 포스코 前 회장 별세
[메가경제=박제성 기자]포스코 2대 회장을 지낸 황경노 전(前) 회장(향년 96세)이 12일 별세했다. 황 전 회장은 포항제철소 창립 멤버이자 초대 기획관리 부장으로서 회사 경영관리 전반에 대한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1972년 상무 승진 후 1977년 회사를 떠나 동부산업 회장, 제철엔지니어링 회장을 역임했다. 이후 1990년 다시 포항

2

에스알, '2025년 한국감사인대회'서 3관왕 달성
[메가경제=문기환 기자] SRT 운영사 에스알(SR)은 11일 열린 ‘2025년 한국감사인대회’에서 올해를 빛낸 ‘2025 기관대상 전략혁신부문 우수상'과 ‘내부감사 경진대회 우수상’에 이어, 박진이 에스알 상임감사가 ‘자랑스러운 감사인 최우수상’까지 수상하며 감사부문 3관왕을 달성했다. ‘2025 기관대상 우수상’은 사단법인 한국감사협회가 해마다

3

KAI, 제3차 'K-AI Day' 개최...항공우주 SW·AI 경쟁력 강화 논의
[메가경제=심영범 기자]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경남 사천 본사에서 항공우주 소프트웨어(SW)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3차 ‘K-AI Day’세미나를 개최했다고 12일 밝혔다. ‘K-AI Day’는 데이터 분석 및 AI 기술개발 관련 국내외 기업의 플랫폼 개발 현황을 공유하고, SW 개발 역량 제고를 위한 업체 간 전략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되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