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사고 등 질타에…은행장들 "재발 방지에 총력"
최근 은행권에서 불거진 잇단 횡령사고와 관련해 시중은행장들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정무위 위원들의 질타에 진땀을 흘렸다. 시중은행장들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것은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11일 오후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해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등 4대 시중은행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당초 권준학 NH농협은행장도 증인 명단에 올랐지만, 권 행장은 개인적 사유로 인해 불참했다. 농협은행에서는 권 행장을 대신해 임동순 농협은행 수석부행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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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오후 개최된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 (앞줄 왼쪽부터) 진옥동 신한은행장,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임동순 NH농협은행 수석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이원덕 우리은행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
이날 정무위 위원들은 시중은행장들에게 내부통제 부실 책임을 묻는 동시에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양정숙 무소속 의원은 "서민들은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면서 쥐꼬리만 한 이자를 받기 위해 예적금을 들고있다"며, "그런데 은행들은 예대마진을 올리면서 성과급 잔치도 부족해 횡령사고까지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임동순 NH농협은행 수석부행장은 “횡령사고로 국민께 심려 끼쳐 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현장점검을 2배로 늘린 상태고 IT 투자를 통해 32개 항목의 데이터를 통해 지점 위험도를 감별한 뒤 레드·옐로우·그린 이렇게 분류하고 감시감독을 강화하는 방안을 4월에 시행했다”고 답변했다.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횡령사고와 관련해 이 자리를 빌려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며 "소비자 이익, 고객의 이익과 소비자보호에 중점에 두고 경영하도록 하겠다"라고 답했다.
이재근 국민은행장은 "실질적으로 예방이 중요하다. 사고가 많이 날 수 있는 유형의 지점과 직원에 대해 상시감사시스템이 구축돼 있어 거래 이상시 거래 완료 이전에 체크하는 시스템을 가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금융인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직업윤리다. 이러한 부분을 조금 더 철저히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횡령 사고 발생시 기본적으로 징계위원회에서 면직처리를 하고 있는데, 일벌백계 자세로 분위기 잡아가도록 노력하겠다. 심려 끼쳐 드려 죄송하다"고 답변했다.
내부통제에 대해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내부통제 시스템 자료를 받아서 분석해 보니 이런 통제 시스템 가지고는 금융사고가 줄어들지 않겠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내부통제 시스템이 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지, 그리고 앞으로 개선을 어떻게 해 나갈 것인지 답변해달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내부통제 관리는 사실 한 가지 방법으로 되는 건 아니고 불시명령휴가제라던가 고위험직무를 견제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최고경영자(CEO)인 제가 관심을 갖고 환경을 조성하는 데 앞장서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내부통제 관련 다양한 제도를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지만 횡령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제도 개선보다도 조직문화가 훨씬 중요하다는 데 공감하며 이를 바꿔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정무위에서는 은행들의 과도한 이자장사와 점포 폐쇄로 인한 디지털 취약계층 보호 대책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백혜련 정무위원장은 "5년 만에 5대 은행장이 소환됐다는 것은 그만큼 무게감이 있는 사안"이라며 "그동안 횡령 사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는 여러 비판이 있었기 때문에 국감장에 나온 게 아닌가 싶다. 경제상황이 어려워 은행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인 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회가 주요 시중은행장들을 국감 증인으로 대거 소환하는 것은 2017년 국감 이후 5년 만이다. 당시 국감에선 하나·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 2곳의 은행장과 카카오뱅크·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2곳의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메가경제=황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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