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알코리아, ‘조작 의혹’ 경찰 수사 의뢰...강은미 의원 “물타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비위생적인 제조 환경에서 도넛을 만드는 영상이 공개돼 파문을 일으킨 던킨도너츠 공장의 식품위생법 위반 사실을 적발했다.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도넛을 생산하는 다른 던킨도너츠 공장까지 위생 점검을 확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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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품의약품안전처. [사진=연합뉴스] |
식약처는 던킨도너츠 제조시설이 비위생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정보를 사전 입수해 업체를 불시 조사한 결과, 일부 시설에서 청결하게 관리되지 않는 등 식품위생법 위반사항이 드러나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행정처분을 요청했다고 30일 밝혔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 29일 KBS 보도를 통해 공개된 ‘던킨도너츠 제조 위생불량’ 제보 영상 속 업체는 경기도 안양시에 있는 ‘비알코리아 안양공장’으로 확인됐다. 비알코리아는 SPC그룹 계열사다.
던킨도너츠 직원이 직접 촬영한 영상에는 튀김기 유증기를 빨아들이는 환기장치에서 기름때와 녹물이 섞인 것으로 추측되는 오염물질이 밀가루 반죽 위로 떨어져 누렇게 된 모습이 나타나 충격을 안겼다.
또 반죽한 도넛을 기름에 튀기는 기계설비나 튀긴 도넛에 입히는 시럽 그릇에서 검은 물질이 묻어나오는 장면도 공개돼 의혹이 커졌다.
KBS 보도에 따르면, 제보 영상은 올해 여름 두 차례 촬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 KBS뉴스 캡처 |
식약처(경인지방청)는 지난 29~30일 이틀에 걸쳐 불시 위생지도·점검과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이하 해썹, HACCP) 평가를 통해 ‘식품 등의 위생취급 기준’ 위반사항 여부, 위해요소 분석, 중요관리점(CCP) 모니터링, 교육·훈련 등 해썹 기준 준수 여부를 중점적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식품 이송 레일 하부에서 비위생 상태가 확인되는 등 일부 식품 등의 위생취급 기준 위반사항이 적발됐다고 식약처는 설명했다.
또 해썹 평가 결과, 제조설비 세척소독이 미흡한 사실을 적발했다. 이 공장에서는 지난해에도 같은 문제점이 드러난 것으로 밝혀졌다.
식약처는 추가로 이물 예방 관리와 원료 보관 관리 미흡 등도 확인해 해썹 평가에서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관할 지자체는 이번 점검에서 적발된 식품위생법 위반사항에 대해 행정처분을 내리고, 3개월 이내에 다시 점검해 개선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해썹 부적합 결과에 대해서도 업체 시정 조치를 마친 후 재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식약처는 이번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던킨도너츠의 다른 제조시설까지 확대해 위생지도·점검과 해썹 평가에 착수했다.
▲ KBS뉴스 캡처 |
한편, 이날 비알코리아가 이번 제보 영상에서 조작 의심 정황을 찾아냈다고 반박하면서 회사 측과 제보자 간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비알코리아는 보도자료를 통해 “공장 내 CCTV를 확인한 결과 올해 7월 28일 한 현장 직원이 아무도 없는 라인에서 ‘펜(pen)’형 소형 카메라를 사용해 몰래 촬영하는 모습이 발견됐다”며 “이 직원은 설비 위에 묻어있는 기름을 고의로 반죽 위로 떨어뜨리려고 시도하고, 반죽에 잘 떨어지도록 고무 주걱으로 긁어내는 듯한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이 장면은 보도에서 사용된 영상의 모습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심지어 그 직원(제보자)은 해당 시간대에 그 라인에서 근무하게 돼 있던 직원도 아니었다”고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비알코리아는 30일 오후 해당 CCTV 영상과 함께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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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알코리아가 제공한 CCTV 장면 |
이에 제보받은 영상을 KBS 취재진에 건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SPC 측이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SPC그룹 차원에서 아무리 조작을 주장하더라도 식약처가 발표한 이틀간 진행한 조사 결과를 뒤집을 수 없다”며 ““유증기 제거를 위해 정기적으로 청소했다는 사측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CCTV 1년치 영상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SPC가 식약처가 적발한 위반사항에 진심으로 사죄하고 자숙하기는커녕 문제의 본질을 흐리려는 물타기 수사를 의뢰했다”며 유감을 드러냈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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