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실무협상서도 ‘구조조정’ 노사 입장차 못좁혀…조합원수 공사직원 약 80% 차지
서울시, 비상수송대책본부 구성 시민불편 최소화…퇴근시간대는 86% 운행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노동조합이 사측과 인력 구조조정과 관련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30일부터 6년만에 총파업에 들어갔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전날 임금·단체협약 협상 결렬에 따라 이날 주간 근무가 시작되는 오전 6시 30분부터 파업에 나섰다.
양대 노조(서울교통공사노조·통합노조)로 구성된 연합교섭단은 전날 사측이 제시한 구조조정 유보와 인력 충원 방안을 두고 8시간 동안 실무협상을 이어갔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오후 10시께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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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지하철 파업 예고일을 하루 앞둔 29일 오전 지하철을 이용한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역을 나서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
서울교통공사 노조의 파업은 1∼8호선 기준으로 2016년 9월 이후 6년 만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1∼8호선과 9호선 2·3단계 구간(신논현∼중앙보훈병원역)을 운영한다.
공사 노조는 ‘총파업지침 1호’를 통해 “서울시와 공사는 끝내 인력 감축안을 포기하지 않고 고집했다”고 주장하며 “노조는 인력 감축안의 22년 한시적 유보안은 21년 노사 특별 합의를 퇴행시키는 것으로 판단하며 교섭결렬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조합원은 11월 30일 첫 주간근무 출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 모든 조합원은(필수유지인원 외) 30일 오전 10시 40분 시청 서편에서 개최되는 총파업 출정식에 총력 집결한다고 첫 번째 총파업 지침을 내렸다.
공사 노조는 조합원 6천여명이 참여하는 총파업 출정식을 연 뒤 주요 거점 역으로 흩어져 대시민 홍보활동에 나선다.
통합노조는 공사 신답별관에서 별도의 조합원 총회를 개최해 구체적인 투쟁 방침을 정할 예정이다.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번 파업에는 양대 노조인 서울교통공사 노조와 통합노조가 참여한다. 서울교통공사노조가 1만1천여명, 통합노조가 2천여명으로 전체 공사 직원의 약 80%를 차지한다.
다만, 도시철도(지하철)가 관계 법령에 따른 필수공익사업장인 만큼 노사 간 필수유지업무 협정에 따라 필수인원을 제외하고 평일 약 9700명, 휴일 1만400여명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노조는 예상했다.
앞서 노사는 29일 오후 2시 성동구 본사에서 전날 중단한 단체협약 협상을 재개했으나 10분 만에 정회하면서 진통을 겪었다.
이후 노조는 사측의 제시안을 놓고 회의를 진행하면서 이견이 좁혀지는 듯했지만 결국 본교섭을 속개하지 못하고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사측은 핵심 쟁점이던 인력 구조조정안(2026년까지 1539명 감축) 시행을 유보하고, 내년 상반기 안에 기존 합의 사항인 장기 결원 인력 충원과 승무 인력 증원을 시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사측이 올해에만 인력 감축안을 유보한다고 밝힌 것은 작년 9월 13일 ‘재정위기를 이유로 강제적 구조조정이 없도록 한다’는 내용의 노사 특별합의를 오히려 퇴행시키는 것으로 판단해 연합교섭단 만장일치로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력 감축은 시민의 안전을 담보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으로, 신당역 참사와 10·29 참사 이후 사회적으로 비등해진 안전 강화 요구와 취지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열차 운행에 차질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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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월 7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교통공사 양 노조 연합교섭단 주최로 파업찬반투표 결과 발표 및 투쟁방침 공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
서울시는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파업을 예고함에 따라 시민불편 최소화를 위해 서소문청사에 비상수송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이날부터 가동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시는 파업과 교통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파업 기간별로 1단계(D~D+6일, 7일간), 2단계(D+7일 이후)로 구분해 단계적으로 비상수송대책을 진행할 계획이다.
시는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더라도 출근 시간에는 지하철을 평상시 수준으로 정상 운행하고, 지하철 혼잡도가 낮은 낮 시간대의 지하철 운행율은 평시의 72.7% 수준으로 운행할 예정이다.
퇴근 시간대(오후 6∼8시)는 평상시의 85.7% 수준에서 운행한다.
시는 이를 위해 퇴직자‧협력업체 직원 등 평시대비 83%인 약 1만3천여 명의 인력을 확보해 지하철 수송기능을 유지하고, 시 직원 138명을 역사지원 근무요원으로 배치하는 등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파업이 8일 이상 연장될 시에도 출근 시간대는 평시 대비 100% 운행하지만, 투입 인력의 피로도를 감안해 비혼잡 시간대 열차 운행을 평상시 대비 67.1~80.1% 수준으로 낮춰 운행한다.
아울러 시는 대체 수송력을 높이기 위한 대책도 병행한다. ▲출퇴근 시간대 시내버스 집중배차 30~60분 연장 ▲지하철 혼잡역사 전세버스 배치운행(교통공사 지원) ▲자치구 통근버스 운행 독려 등 대체 수송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는 방침이다.
공사 노조는 파업에 앞서 이달 24일부터 ‘2인 1조’ 근무와 안전운행 규정을 철저히 지키는 준법투쟁을 시작했다.
같은 날 코레일이 속한 철도노조도 준법투쟁에 들어가면서 코레일과 공동 운영하는 1·3·4호선을 중심으로 5∼30분가량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
철도노조가 예고한 대로 12월 2일 파업에 들어가면 운행 차질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레일 운영 열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호선 80%, 3호선 25%, 4호선 30% 수준이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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