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위험성 평가 98% 개선'...형식적 단면 비판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한화오션이 연이은 하청업체 노동자 사망사건으로 안전 불감증 에 휩싸인 가운데 정부기관과 상반된 조사 결과를 내놓아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한화오션은 위험성평가는 매년 실시 하는 제도로 지난해 과도하게 개선 목표로 잡은 5000건 중 1850건 개선의 저조한 실적이지만 이후 올해 전 작업에 대해 위험성평가를 재실시하여 1400건의 개선목표를 재수립. 현재 98% 개선 완료했다고 밝혔다.
17일 관련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한화오션에서는 올해만 4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9일 거제 사업장에서는 야간작업 중이던 40대 노동자가 32m 아래로 떨어져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어 8월에는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 사망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 |
▲ 한화오션 [사진=한화오션, 연합뉴스] |
한화오션은 지난 1월 가스폭발 사고로 노동자 1명이 숨졌으며 같은 달 잠수부가 익사해 1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2월 26일부터 3월 8일까지 특별감독을 실시했다. 그럼에도 사망사고가 잇따랐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한화오션 종합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위험성평가에서 발굴된 개선 대상 유해·위험 요인 가운데 개선 완료는 36%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성 평가는 사업주 스스로 사업장 내 유해·위험 요인을 파악해 재해 예방 대책을 마련하는 제도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위험성평가에서 8만8003건의 사업장 내 유해·위험 요인을 찾아낸 뒤 상당한 위험이 있는 개선 대상으로 5121건(원청 2597건, 하청 2524건)을 정했다. 하지만 개선 완료는 1851건(원청 1104건, 하청 747건)에 그쳤다.
여기에 언론들에 의해 추락사가 있었던 30미터 높이 난간에는 그물망 고정이 안 돼있고, 사고 이후에도 안전 장치가 부실한 일부 정황마저 제기돼 큰 충격을 안았다. 이런데도 고용노동부는 한화오션의 작업중지를 해제했다.
결국 같은 당 이학영 의원은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김선재 고용부 통영지청장을 국감 증인으로 소환해 미흡한 안전조치에 대해 강도높게 추궁했다.
이에 김 지청장은 고용부 소속기관 국정감사에서 “근로감독관 2명, 산업안전보건공단 전문가 2명 등 4명이 9개 작업중지 중 2개에 대해 현장 확인을 했다”며 “당시엔 저렇게 심하지 않았는데 원인은 모르겠다”고 답했다.
한화오션은 이 같은 안전 관련 논란에 대해 공식 입장을 메가경제에 전했다. 회사 측은 국정감사 과정에서 제기된 동영상 및 사진에 대해 “촬영 시점과 장소를 특정할 수 없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며 고용부의 현장 점검 결과 이상이 없었음을 강조했다.
다만 클램프로 고정된 그물망의 경우 1만여 개소에 달하는 만큼 일부 훼손 가능성을 인정하고 발견 즉시 현장 개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매년 실시하는 위험성 평가와 관련해 2023년 과도하게 설정된 개선 목표 달성에는 다소 미흡했으나, 2024년 작업에 대해 위험성 평가를 재실시하고 1400건의 개선목표를 재수립, 현재 98% 개선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한화오션은 올해 국내 조선소 가운데 가장 많은 노동자 사망사건을 기록했다.
한화오션은 “일부 2023년 잔여 2200여건에 대한 것은 2024년 1400건 개선으로 상당부분 해소되었고 차이가 나는 800여건은 위험의 재평가, 없어진 작업, 중복등의 건수로 이해할 수 있다”고 전했다 .
한화오션은 이어 “당사는 안전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선진 안전 문화를 확고하게 구축하기 위한 전사적인 혁신에 돌입했다”며 “작업 현장에서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잠재요인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함으로써 ‘안전 최우선 경영’을 실천하고, ‘무재해 사업장’을 구현해 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