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서 문 대통령 순방단 합류...SK온 현지 배터리 공장도 방문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정·재계 인사들과 연달아 만나며 ‘글로벌 스토리’ 경영을 위한 광폭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글로벌 스토리는 최근 최 회장이 강조하는 경영 화두 중 하나로, SK그룹이 글로벌 현지 이해관계자들과 공감할 수 있는 윈-윈(Win-Win)형 사업모델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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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회장(오른쪽)이 지난달 27일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회동하고 있다. [사진=매코널 원내대표실 제공] |
2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현지시간 지난달 27일부터 1일까지 미국 워싱턴DC를 찾아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등 현지 정·재계 인사들과 잇따라 회동했다.
지난달 27∼28일에는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제임스 클라이번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 등 양당 지도자들을 만나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SK그룹의 전략과 미국 내 친환경 사업 비전을 논의했다.
특히, 매코널 의원은 상원의원 37년, 원내대표로만 15년째 재임 중인 공화당 서열 1위의 거물 정치인이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SK는 2030년 기준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210억 톤)의 1%인 2억 톤의 탄소를 감축하기 위한 목표를 세우는 등 기후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특히 이 기간 미국에 투자할 520억 달러 중 절반가량을 전기차 배터리와 수소, 에너지 솔루션 등 친환경 분야에 집중해 미국 내 탄소 감축에도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SK는 미국 내 ‘그린 비즈니스’를 통해 미국 정부가 2030년까지 목표한 온실가스 배출 감축량의 5%인 1억 톤 상당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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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전기차 배터리 공장 [사진=연합뉴스] |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자회사 SK온이 최근 미국 완성차 제조업체 포드와 함께 공장을 짓기로 한 테네시주를 지역구로 둔 공화당 마샤 블랙번, 빌 해거티 상원의원과도 만났다.
SK온은 포드와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통해 켄터키주와 테네시주에 총 114억 달러(약 13조 3000억 원)를 투자해 매년 215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129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 2개를 건설하기로 했다.
최 회장은 “SK온이 이미 건설 중인 조지아 공장에 이어 포드와 합작해 켄터키·테네시주에 2027년까지 설립하기로 한 대규모 배터리 공장이 완공되면 3개 주에서 모두 1만 1000여 명에 이르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며 미국 의회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의원들도 “SK의 배터리 사업이 미국 배터리 공급망 안정에 기여하고, 향후 폐배터리를 재활용하는 배터리 생태계 구축 등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며 “지역 대학들과의 협업을 통해 인력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이외에도 하원 외교위 아태지역 소위원장인 아미 베라 민주당 의원과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 등 행정부 고위 인사들을 만나 한·미 우호 증진과 바이오 등 미래사업 투자 활성화, 기후변화 대처, 지정학적 현안 등을 주제로 폭넓게 상의했다.
최 회장은 베라 의원에게 “SK는 미국에 본사를 둔 원료의약품 위탁생산 기업 SK팜데코 등을 통해 미국과의 바이오 사업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베라 의원도 “양국 기업들이 바이오, 대체식품 등 미래사업 분야에서도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1일 짐 팔리 포드 CEO와 화상회의를 통해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양사 간 지원을 아끼지 않기로 하는 한편, 향후 배터리 생태계 구축에 협력을 강화할 것을 약속했다.
앞서 지난달 31일에는 수잔 클라크 미국 상공회의소 회장과 양국 상의 간 교류와 협력의 폭을 넓히기로 뜻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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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이노베이션 헝가리 제2공장 |
5박 6일간 미국 일정을 마친 최 회장은 곧바로 1일 헝가리로 이동해 유럽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순방단에 합류했다. 이후 헝가리 상공회의소 회장 면담, 한국-비세그라드 그룹(헝가리·폴란드·체코·슬로바키아) 비즈니스 포럼 참석, 국빈만찬 참석 등 일정을 진행한다.
2일에는 코마름 시에 있는 SK온 배터리 공장을 방문해 현지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직원들을 격려할 계획이다.
SK는 헝가리에서 코마롬 시(17.8GWh)와 이반차 시(30GWh)에 총 3개의 배터리 공장을 운영 또는 건설 중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은 미국 내 핵심 이해관계자들에게 SK뿐 아니라 한국 재계 전반의 이익을 증진할 수 있는 ‘글로벌 스토리’를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며 “이는 ESG 경영을 통해 글로벌 각지에서 폭넓은 지지를 확보하고자 하는 취지”라고 말했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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