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바이든·EU, '우크라이나 침공' 러시아에 금융·수출통제등 포괄적 경제제재안 추가 발표...그 내용은?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2-02-25 11:5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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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러 2대 은행 등 핵심 금융기관 90여곳 제재 영향권
반도체·컴퓨터·통신·센서 등 수출통제 제재…한국도 영향
EU 정상들, 대러 추가제재 합의...금융·에너지부문·수출통제
EU, 벨라루스 포함 제재도 준비 촉구...일본도 반도체등 수출규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에 대응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이 고강도의 ‘슈퍼 경제 제재’를 통해 대화와 협상 대신 전쟁을 선택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목죄기에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반도체 등 하이테크 제품의 러시아 수출을 통제하고 러시아의 4개 주요 은행을 제재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 포괄적인 제재 방안을 공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제재안을 발표하면서 “러시아의 침공은 묵인될 수 없다”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 미국이 당면할 결과가 한층 가혹할 것”이라고 현 상황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에 대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등 하이테크 제품의 러시아 수출을 통제하고 러시아의 4개 주요 은행을 제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포괄적인 제재 방안을 공개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미국 재무부 발표에 따르면 이번 제재로 러시아에서 가장 큰 스베르방크와 VTB 등 두 은행을 포함한 90여개 금융기관이 미국 금융 시스템을 통해 거래할 수 없게 된다.

러시아 금융 기관들은 전세계적으로 하루 평균 460억달러(한화 약 55조4070억원) 규모의 외환 거래를 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80%가 미국 달러로 이뤄진다는 게 재무부의 설명이다.

러시아 3위 금융기관이자 러시아 국영 천연가스회사인 가즈프롬과 긴밀한 연관관계에 있는 가즈프롬방크를 비롯해 7위 은행인 오트크리티예, 민영 금융기관으로는 세번째 규모인 소브콤방크, 러시아 국방 관련 핵심 금융 기관인 노비콤방크 등도 핵심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특히 오트크리티예와 소브콤방크, 노비콤방크 등 3개 금융기관의 자산을 합치면 800억달러(96조3600억원)에 달해 제재에 따른 영향과 효과 역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층 범위가 확대된 이번 제재는 러시아의 주요 금융기관에 대한 제재와 함께 항공우주를 비롯한 산업 전반에 직접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수출 통제 등이 포함됐다.

미 상무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러시아에 대한 전면적인 수출제한 정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 주요 내용. [그래픽=연합뉴스]

상무부는 러시아의 국방, 항공우주, 해양 분야를 주로 겨냥했다면서, 구체적으로 반도체, 컴퓨터, 통신, 정보보안 장비, 레이저, 센서 등이 수출통제 대상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상무부가 적용한 규정은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으로, 미국 밖의 외국 기업이 만든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제조 과정에서 미국이 통제 대상으로 정한 장비나 소프트웨어, 설계를 사용했을 경우 수출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한 강력한 제재 조항이다.

미국은 미중 갈등 속에 중국 기업 화웨이에 치명적 타격을 주기 위해 화웨이가 대만 TSMC 등 해외 반도체 기업으로부터 반도체 칩 납품을 받지 못하도록 이 규정을 활용했었다.

이 발표대로라면 한국의 경우 그동안 러시아로 수출해온 품목 중 반도체, 자동차, 전자제품 등이 대표적인 적용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상무부는 또, 이날 최종 목적이 군사용이라고 판단한 러시아 기관 49곳을 블랙리스트(entity list)에 올렸다. 이 경우 미국 기업은 당국의 사전 허가를 받지 못하면 이들 기관과 거래가 금지된다.

상무부는 이번 조처가 27개 회원국을 둔 유럽연합(EU), 일본, 호주,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와 협력한 것이라며 이들 국가가 동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EU, 캐나다 등은 이날 대러 수출통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한국 역시 대러 독자 제재는 하지 않더라도 국제사회의 제재에는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전날 밝힌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제재안에는 푸틴 대통령 측근을 비롯해 러시아 지도층 인사와 그들의 성인 자제들에 대한 추가 제재도 포함됐다.

세르게이 보리소비치 이바노프 러시아 연방 대통령 환경보호교통 전권 특별대표와 그 아들, 니콜라이 플라토노비치 파트루셰프 러시아 연방안보회의 서기 및 그 아들, 러시아 반(半)국영 통합 에너지 회사인 로스네프트 최고경영자인 이고르 이바노비치 세친과 그 아들 등이 제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재무부는 또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동조했다는 이유로 24개 벨라루스 금융 기관 및 개인에 대한 제재도 함께 발표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정부가 강력하게 요구했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러시아를 퇴출하는 조치는 이번 제재에서 빠졌고, 러시아의 주력 수출 분야인 에너지 부문도 이번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SWIFT는 1만1천 개가 넘는 전 세계 금융기관이 안전하게 결제 주문을 주고받기 위해 쓰는 전산망으로, 여기서 배제되면 러시아 금융기관들은 외국의 금융기관과의 거래가 전면 중단돼 가장 강력한 제재 수단으로 거론돼 왔다.

또 푸틴 대통령 대한 직접 제재 방안도 이번 제재안에서 빠졌다. 푸틴 대통령에 대한 제재 카드는 상징성이 크다는 점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남겨두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SWIFT 퇴출은 “항상 선택 가능한 옵션”이라면서도 이런 방안은 유럽 국가들이 현시점에서는 원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 조치는 그것(SWIFT 퇴출)을 뛰어넘는 엄청난 제재”라며 “전 세계 3분의 2가 동참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저녁 러시아가 동·남·북 세 방향에서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하기 시작한 직후부터 안보팀과 대책을 숙의하고 주요7개국(G7) 정상들과의 화상 회담을 거쳐 이번 제재안을 내놓았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2일 러시아 국책은행인 대외경제은행(VEB)과 방위산업 지원 특수은행 PSB 및 42개 자회사들이 서방 금융기관과 거래하지 못하게 막고 이들에 대한 해외 자산을 동결하는 제재를 내놨다.

전날엔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 잇는 가스관인 ‘노르트 스트림-2’ 건설 주관사 ‘노르트 스트림-2 AG’와 그 기업 임원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노르트 스트림-2 AG는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즈프롬이 지분 100%를 보유한 스위스 소재 기업이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의 2대 민간은행을 비롯해 4개 주요 은행들을 제재하기로 해 이들 은행들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 금융기관과 거래를 못하게 하고, 이들 은행들의 미국내 자산을 동결했다.
 

▲ 2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EU) 본부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왼쪽)과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합동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브뤼셀 AFP=연합뉴스]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정상도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긴급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금융, 에너지, 교통 부문을 겨냥하고 수출 통제 등을 포함한 추가 제재에 합의했다.

EU 정상들은 이번 제재는 금융, 에너지, 교통 부문과 군민 양용 제품, 수출 통제, 수출 금융, 비자 정책을 포함하며 러시아 개인들도 추가로 제재 명단에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상들은 또 벨라루스를 포함하는 경제 제재 패키지와 개인에 대한 추가 제재를 위한 준비도 긴급하게 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제재는 공식 승인 거쳐 관보에 게재된 뒤 발효된다. EU 정상들은 지체 없이 제재를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EU 행정부 수장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EU 내 러시아 자산 동결, 러시아 은행의 EU 금융시장 접근 차단 등을 포함한 가장 강력한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U는 이미 러시아 하원의원과 장관 등을 제제 명단에 올리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독립을 승인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지역과 EU간 무역을 제한하는 1차 제재를 가한 바 있다.

일본도 25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반도체를 포함한 수출규제 등을 발표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반도체를 비롯한 범용 물품의 수출 규제, 러시아 금융기관 대상 자산 동결, 러시아 개인·단체에 대한 비자 발급 정지 등 3가지 제재를 신속하게 시행하겠다고 이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러시아의 군사 행동을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이라고 규정하고 “국제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로 절대 허용할 수 없다”며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앞서 일본은 지난 23일 러시아 정부나 정부기관이 발행하거나 보증하는 새로운 채권의 일본 내 발행 및 유통 금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 있는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인 도네츠크공화국(DPR)과 루간스크공화국(LPR) 관계자의 비자 발급 중단과 일본 내 자산 동결, 두 지역과의 수출입 금지 등 세 가지 제재를 공개한 바 있다. [자료출처=연합뉴스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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