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장기 보장성, 건강보험 강화...CSM 증가
GA채널 드라이브 시장 확대 "하반기 성장 기대"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최근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자체회사 '브랜딩(Branding)'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독창적인 상품 개발을 통해 보험 소비자들에게 정체성을 알리거나 독보적인 광고나 이벤트 등으로도 보험의 이미지 제고에 앞장서고 있다. 이는 과거 높은 시책을 제시하거나 환급률을 강조한 상품출시 등 보수적인 모습에서 탈피, 고객맞춤형에 맞는 친숙한 전략으로 이미지를 제고하겠다는 일환으로 평가받는다. '메가경제'는 브랜딩을 통해 시장 내 영향력을 넓혀가는 보험사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이문화 삼성화재 대표의 '초격차 차별화 경영'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삼성화재서 30년 몸담은 이력의 소유자답게 폭넓은 업권 이해와 '영업통'을 보유한 리더로 알려져 있다. 소비자 경험에 초첨을 맞춰 GA채널 등 다양한 업계 변화에 선제 대응하고 미래 경쟁력을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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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화 삼성화재 대표의 취임 후 첫 분기 실적에서 업계 선두를 탈환했다. 이 대표는 이에 힘입어 목표인 ‘초격차’ 실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삼성화재 제공, 편집=메가경제] |
◆올해 경영화두 "초격차 재탄생"…순익 선방 초석 마련
이문화 대표는 올 초 신년사에서 "성공 DNA를 바탕으로 '초격차 삼성화재로의 재탄생'을 2024년 경영 화두로 제시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초격차'는 삼성그룹의 대표 경영 슬로건이기도 하다.
삼성화재가 상반기 손해보험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뒀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 대표의 이런 전략을 현실화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삼성화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조3140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2150억원 대비 8.2% 증가했고,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7170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6100억원 대비 6.6% 증가했다.
삼성화재는 순익 선방에 기조한 배경에는 투자손익부분 때문이다. 투자손익은 운용수입 및 평가이익 개선에 힘입어 519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8.6% 증가했다. 반면, 보험손익에서는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 6월 말 기준 삼성화재의 투자손익은 51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6%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보험손익은 1조1980억원으로 5% 감소했다.
삼성화재의 상반기 신계약 CSM은 1조6383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4426억 원 대비 13.6%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장기보험 성장이 두드러졌다. 경쟁력 있는 신상품 출시와 GA채널에 대한 전략적 대응을 통해 보장성 신계약 매출 월 평균 183억을 달성해 전년 동기 대비 24.3% 성장했다.
손보사 주력 상품으로 꼽히는 자동차보험은 누적된 자동차보험 요율 인하 영향에 따라 손해율 78.5%로 전년 동기 대비 2.2%p 상승했으나, 채널 및 타겟 고객 별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통해 상반기 보험 수익 2조 7969억을 기록하며 보험손익 1493억을 달성했다.
일반보험은 국내 및 해외 사업 매출의 동반성장으로 상반기 보험수익 8002억을 시현했으나, 고액사고 증가에 따른 손해율 상승으로 보험손익 1165억원을 기록했다.
자산운용은 보유이원 제고 노력과 대체투자 등 평가익 확대를 통해 상반기 투자이익률 3.50%로 전년 동기 대비 0.36%p 개선됐고, 운용자산 기준 투자이익은 1조 4254억원으로 전년 동기비 17.9% 확대했다.
김준하 삼성화재 경영지원실장(CFO)은 "대내외적 불확실성 지속과 시장 경쟁 또한 격화되는 사업 환경에서도 매출, 손익, 고객 확대 등 전 부문에서 탁월한 성과를 이어나갔다"며 "근본적 변화와 혁신을 통해 내실 있는 성장을 시현하고, 안정적 미래 수익기반을 확보하는 한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장기·건강보험 틈새시장 노린다...CSM계약 확장
이 대표는 올해 초부터 "과감한 도전으로 시장을 선도해 업계 '퍼스트무버'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외부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해 매출을 확대하고 영업효율을 개선하기 위한 의지가 담긴 것이다.
이에 발맞춰 이 대표는 장기보장성·제3의 건강보험 틈새시장을 노려 고객 확보를 유치 중이다. 이는 손보사들이 새 회계제도 IFRS17 도입 이후 실적에 유리한 장기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영업역량을 집중해온 데 따른 결과다.
건강보험시장의 경우, 일례로 '실버 시장'을 공략하는 요양보험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화재는 '삼성 함께가는 요양건강보험'을 지난 8일 출시한 바 있다. 요양건강보험은 건강수명 달성 시 보험기간 연장 혜택, 치매 담보 다양화, 방문요양서비스 담보 등 노후 보장을 강화한 상품이다. 이 상품은 기본적인 건강보험 골격에 방문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진단비 3종과 다양한 치매 관련 담보를 탑재해 경쟁력을 높였다.
유병장수(有病長壽) 시대를 맞아 장기요양등급 인정자가 늘고 있고 요양비용도 증가 추세에 있다고 보고 요양 관련 특약을 대폭 확대한 것이다. 특히 장기간 요양이 필요한 고령 환자를 위해 입원 기일 한도와 면책기간을 없애고 365일 무제한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이 대표는 장기보험과 요양보험에 집중하기 위해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장기보험부문 산하에 헬스케어사업팀을 선제적으로 신설하기도 했다. 인구 고령화로 보험사들의 새로운 먹 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은 단순한 사후 보상을 넘어 종합적인 건강 정보를 제공한다.
이밖에도 삼성화재는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애니핏 플러스’를 통해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력적 상품인 자동차보험부문도 신경 쓰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산하 내에 특화보상팀과 모빌리티기술연구소를 신설했다. 특화보상팀은 초기보상업무를 담당하고, 기존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와 모빌리티뮤지엄이 통합·신설된 조직인 모빌리티기술연구소는 자율주행차 등 자동차보험과 관련된 연구 및 개발을 맡았다.
올해 초에는 자동차보험 컨설팅 시스템 '카(Car)운슬링'을 출시하기도 했다. 고객 니즈에 맞는 자동차보험 컨설팅도 지원하고 있다.
장기보험 성장 비중만 놓고 보면, 경쟁 손보사 중 삼성화재가 1위다. 손익 증가세를 살펴보면 ▲삼성화재 8590억원→9048억원 ▲DB손해보험 7024억원→8416억원 ▲메리츠화재 7178억원→8688억원 ▲현대해상 2240억원→7340억원 ▲KB손해보험 4702억원→6200억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장기보험 채널에서는 영업 이슈를 창출하고 효율을 기반으로 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야 한다”며 “자동차보험에서는 사업비 구조 혁신으로 안정적인 흑자 사업구조를 유지하고, 업계에서 추종하기 어려운 상품과 채널 등의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반보험의 경우 사업영역의 다각화와 고객사 맞춤형 솔루션 제시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GA로 본격적 영업채널공략...시장지배력 확대
삼성화재는 GA시장을 공략해 자체 영업 채널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이 대표의 '고객 중심 경영'의 일환이다. 이번 상반기 순익 1위 탈환 비결도 이 대표 취임 후 GA채널 강화 전략에 따른 결과로도 평가되고 있다.
삼성화재는 그동안 전속 영업 채널에 무게를 두고 GA채널을 구축하는 데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하지만 이 대표 취임 이후 GA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소비자가 다양한 상품 조건을 직접 비교·분석할 수 있도록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한 것이다.
이번 상반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삼성화재 상반기 월납환산 장기보험 신계약 보험료는 18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4.3% 증가했다.
삼성화재는 상반기 GA채널에서 고시책을 걸며 실적 1위를 기록했다. 실제로 상반기 GA채널 월평균 인보험 신계약은 작년 상반기 36억원이었으나 올해는 전년동기대비 87% 증가한 67억원을 기록했다. 인보험 신계약 채널 비중도 GA가 40.7%를 차지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삼성화재가 보수적인 보험사로 전속채널만 고집한 탓에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에 속해 가격 경쟁력이 약하다는 점은 GA채널에서는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삼성화재 측은 보상 서비스 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GA 채널 공략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GA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설계사 매니저를 대거 영입하는 등 인재영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4월 기준 설계매니저 약 820명을 대거 증원했다. 지난해(약 650명)와 비교해 30% 증가한 규모다. 설계매니저는 GA를 돌며 보험사의 상품을 설계하고 GA 소속 보험설계사에 상품설명서를 전달해 상품 판매를 지원한다. 설계매니저가 상품 설계를 지원함으로써 보험설계사들이 영업에 주력하도록 지원하는 셈이다.
아울러 삼성화재는 건강보험을 시장 지배력 확대의 주축으로 보고 신상품, 신담보 등 관련 상품을 계속해서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GA 채널도 기존과 유사하게 가격경쟁을 통한 외형 확대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이번 상반기 실적이 우수한 데에는 GA채널에서 거둬들인 신계약 금액이 늘은 탓도 있다. 1분기 기준 69억 원으로 작년 1분기 대비 100.4%나 뛰었다"며 "올해 건강보험 세그먼트(구간)를 세분화해 판매한 것들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는 앞으로도 GA 비중을 높여 건강보험 등 장기 인보험 판매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업계 간 GA채널 과당경쟁 이슈 관련해서는 보험개혁회의를 통한 컨센서스 형성 기조에 따라 이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조권형 경영지원팀장은 지난 14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시장지배력 확대 기조는 미래 이익 재원인 CSM 총량 확대가 기본이 되는 부분"이라며 "하반기에도 시장지배력 확대 방향성은 동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GA 과당경쟁 이슈를 포함해 시장 과열 관련해서는 보험개혁회의를 통한 컨센서스가 형성될 것으로 보고, 회사도 거기에 맞춰 스탠스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건강보험도 시장지배력 확대에 가장 중요한 상품 라인이기 때문에, 신상품·신담보 개발 등의 측면에서 회사 CSM 총량 확대를 기반으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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