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박윤기號, ‘재생페트병 생산’ 불이행…허위 ESG 마케팅 논란

김형규 / 기사승인 : 2023-03-21 13:4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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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rPET 아이시스8.0 ECO’ 생산 발표 미이행
ESG 등급 평가 반영만 노린 미디어 자료 의혹
롯데칠성 “계약 과정 협의 지연...그린워싱 아냐”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롯데칠성음료가 친환경 경영을 강조하며 발표한 재생 페트병 ‘rPET’의 생산 계획을 제때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지난달 출시하기로 한 ‘rPET 아이시스8.0 ECO’ 페트병의 생산이 지연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가 추진 중인 플라스틱 순환경제 등 ESG 마케팅에만 rPET를 이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 롯데칠성음료가 2월 중 생산한다고 밝혔던 '아이시스8.0 ECO' 제품 [롯데칠성음료 제공]

 

지난달 8일 롯데칠성음료는 식품 용기로 사용한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만든 rPET 아이시스8.0 ECO 1.5L를 같은 달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제품은 소비자가 사용한 생수 등 플라스틱 용기를 재활용한 PCR(Post Consumer Recycled) 방식으로 만들어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해당 제품의 출시 계획을 발표할 당시 아직 생산 능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롯데칠성음료는 원료 생산 업체인 알엠과 함께 작업한 샘플만 갖고 있었을 뿐 시제품을 생산한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재생원료는 소비자가 음료를 마신 후 분리 배출한 폐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다. PET‧PE‧PP 등 여러 플라스틱 재질에서 PET만 선별돼 재활용 공정으로 옮겨진다.

이어 2차 선별과 세척‧광학선별 등을 거친 후 작은 플라스틱 조각인 플레이크(Flake)로 만들어진다. 이후 플라스틱 원료 물질인 레진(Resin)으로 가공되고 석유에서 유래한 플라스틱 원료와 혼합해 rPET 아이시스8.0 ECO 제품으로 생산된다.

롯데칠성음료는 이 같은 재생원료를 생산‧공급하는 알엠과의 계약도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앞서 미디어 보도자료를 통한 제품 홍보를 진행했다. 업계에선 이에 대해 친환경 이미지만 활용해 홍보하고 실제론 이행하지 않는 ‘그린워싱’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재생원료 공급과 관련해 알엠과의 계약 일정이 연기된 상황”이라며 “지난달 출시 예정이던 해당 제품 생산이 미뤄지고 있는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다만 “rPET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고자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다”며 “그린워싱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논란으로 박 대표의 ESG 경영 전략에 대한 신뢰가 다소 힘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 [롯데칠성음료 제공]

 

박 대표는 지난 2021년 정식 취임 후 줄곧 ‘탄소 중립’과 ‘지속 가능성’ 등 친환경 정책에 무게를 둔 ESG 정책을 추진해왔다. 특히 그가 취임 후 페트병 재활용을 통한 자원순환 캠페인 등을 진행한 바 있어 이번 rPET 도입에도 심혈을 기울였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칠성음료는 2021년 7월부터 서울 시내 11개 거래처와 함께 ‘리:그린(Re:Green) 자원순환 캠페인’ 등 자원순환 캠페인을 진행했다. 또 거래처에 라벨 없는 아이시스 페트병을 따로 모을 수 있는 수거함을 설치해 수거된 생수 페트병으로 에코백‧유니폼 등을 제작하도록 했다.

또한 박 대표는 2021년 8월엔 롯데칠성음료에 ESG 위원회를 설립했다. 이 위원회는 사외이사 5인으로 백원선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았다.

ESG 위원회 출범 당시 백 위원장과 김관묵 롯데칠성음료 음료노조위원장, 문흥배 롯데칠성음료 주류노조위원장이 참석해 ESG경영 노사공동 선포식도 함께 진행했다. 당시 노사는 탄소중립 달성 추진과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 친환경 공급망 구축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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