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주공1단지 시공사 증액 요구, 가락삼익맨숀 유찰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서울 강남 등 주요 재건축 현장에서 조합과 건설사간에 공사비 갈등으로 사업 진행이 표류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시공사가 원자재값 상승 등을 이유로 공사비 증액을 제시하자 조합들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는 양상이다.
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삼익아파트 재건축(청담르엘) 사업이 공사비 갈등을 겪고 있다. 청담르엘 공사비는 2017년 계약 당시 3726억원이었는데, 지난해 협의를 거쳐 6313억원으로 증액됐다. 이는 기존 대비 약 70% 가량 오른 셈이다. 단지는 공사 중이며 공정률은 40% 수준이다. 1980년 준공한 청담삼익아파트는 이번 재건축 사업을 통해 최고 35층 9개동 1230가구로 탈바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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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청담 삼익아파트(청담르엘)' 재건축 사업 조감도 [사진=롯데건설] |
그런데 지난해 7월 전임 조합장이 자진 사퇴한 후 10월 새로 선출된 집행부는 일부 마감재를 유상에서 무상으로 바꾸며 공사비를 낮추겠다고 공약했다. 결국 새 집행부가 예전 집행부에서 협의한 공사비를 거부한 것이다. 조합은 한국부동산원에 공사비 검증을 요청할 예정이다. 청담르엘은 올해 상반기 일반분양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일정 연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단지는 강남구청에서 관리처분계획 변경인가를 받았지만 부동산원의 공사비 검증기간은 3개월 안팎으로 소요될 예정이다.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사업도 공사비 갈등을 빚고 있다. 시공사 현대건설은 물가상승과 자재비 인상, 설계변경 분을 반영한 공사비 약 1조4000억원 증액을 요구하는 공문을 최근 조합에 전달했다.
시공사조차 선정하지 못한 사업장도 있다. 송파구 가락동 '가락삼익맨숀'재건축 입찰이 최근 유찰됐다. 건설사들이 단 한 곳도 응찰하지 않았다. 평(3.3㎡)당 810만원인 낮은 공사비가 원인으로 보인다. 시공사 선정이 한 차례 연기된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화랑27차’'이르면 오늘(26일) 시공사 모집 재공고를 낸다. 신반포27차 조합은 1차 공고 당시 공사비를 평당 908만원에 제시했다. 2차에선 공사비를 평당 958만원으로 증액하기로 했다.
또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에서는 추가분담금에 대한 부담으로 시공사와의 계약을 해지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상계주공5단지는 지난해 재건축 예상 공사비를 바탕으로 분담금을 추산한 결과 84㎡ 재건축 아파트를 받으려면 분담금이 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어느 현장이든 공사비 인상에 대한 법률과 명확한 기준이 없어 조합과 건설사간의 입장은 앞으로도 첨예하게 대립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당국에서도 신속한 대책이 나와야 할 시점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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