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네치킨, 홍경호 일가 순익 무관 연 40억 배당...'무노동 세 자녀' 챙기기 빈축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4-03-25 15: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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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익 크게 줄어도 오너일가 배당액 '요지부동'
자회사 내부거래 90% 넘어 공정위 칼날 '정조준'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치킨의 '갑질' 여부를 조사하는 가운데 굽네치킨 운영사인 지앤푸드가 오너가에게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배당으로 책정하는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 공정위가 굽네치킨 '갑질' 의혹에 대해 면밀히 들여다 보고 있다. [사진=연합]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앤푸드는 최근 공시된 2022년 감사보고서에서 98.5%의 지분을 확보한 오너일가에게 약 40억원대의 배당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앤푸드 지분 구조는 홍경호 회장이 68.18%로 최대주주다. 홍 회장 자녀인 홍창민, 홍수민, 홍유민 씨가 각각 7.88%, 배우자 임지남 씨가 6.69% 지분을 소유해 홍 회장 일가가 지분98.5%, 거의 전부를 갖고 있다. 

 

지앤푸드의 순이익은 78억원으로 전년 137억원 대비 43.0% 줄어들었다. 특히 오너일가는 회사 실적과 상관없이 최근 3년 동안 매해 40억원의 배당을 받고 있다. 특히 홍 회장의 세 자녀는 지앤푸드에 근무하지 않으면서 지분에 따른 배당수익을 톡톡히 챙기는 것으로 드러나 사익편취 논란도 증폭되고 있다. 


지앤푸드 배당금은 지난 2019년 20억원 수준에 그쳤지만, 2020년부터 40억원으로 두 배로 늘었다. 배당금 총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값인 배당성향은 2019년 33.1%, 2020년 45.0%로 증가하다 2021년 29.0%로 줄어들었지만, 2022년 50.9%로 높아졌다. 즉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홍경호 회장 일가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하는 양상이다. 국내 비상장사 중 배당 성향이 50% 이상인 곳은 손에 꼽힌다.


높은 배당 성향은 회사가 고용이나 R&D(연구개발) 등의 기업 투자보다 주주에게 지불하는 비용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회사 수익이 저조하고 경쟁업체보다 시장 점유율이 낮다면, 높은 배당수익이 기업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킬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더욱이 오너 일가 소유 지분이 대부분이라면 사익 추구라는 비판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보통 비상장사는 성장 단계 기업이라는 특수성에 배당성향이 낮을 수밖에 없다.
 

지앤푸드 관계자는 "기업활동으로 얻은 수익에 대한 주주 배당은 기업 경영 활동의 일환"이라고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한편 지앤푸드의 창업자이자 홍 회장의 친형인 홍철호 19‧20대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지앤푸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홍 전 의원은 현재 지앤푸드 지분을 소유하지 않고 있지만, 지앤푸드와 거래 관계에 있는 크레치코의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크레치코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홍 전 의원은 크레치코 98.5%의 지분을 소유했고, 2022년에는 그의 자녀인 홍원섭(50.0%), 홍경원(25%), 홍지원(25%)으로 지분 소유가 바뀌었다. 도계업 및 식품가공업을 영위하는 크레치코는 2019년 975억원의 매출에서 지앤푸드와의 거래로 78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홍철호 전 의원은 이번 4‧10 총선에 서울 김포시을 지역구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하며 정치적 부담감에 관련 지분을 2세들에게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홍 전 의원이 크레치코의 주식을 자녀들에게 넘긴 것은 정치적 부담감을 해소하자는 차원으로 읽힌다"며 "공직자윤리법상 3000만원을 초과하는 주식은 매각 또는 백지신탁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어 논란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보이지만, 언제든지 최대주주로 올라설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러한 배경은 공정위의 굽네치킨 갑질 조사와도 일부 연관성을 가진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지앤푸드는 크레치코 외에 지분 100%를 소유한 자회사 참아람을 통해서 소스류 제품을 공급 받고 있다. 참아람은 2019년 매출 106억원에 영업이익 14억원에서 2022년 매출 213억원, 영업이익 27억원으로 실적이 크게 늘어났다.


지앤푸드의 굽네치킨 가맹점이 2022년 1124개로 연간 30여개 수준의 소폭 성장에 그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참아람 등 자회사를 통해 납품하는 식자재 마진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참아람은 2022년 지앤푸드로부터 211억원 매출을 올려 내부거래 비중이 99%에 달한다. 이 밖에 지앤푸드는 홍 회장의 아내가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라포르엘을 비롯해 지엔로지스틱스, 지앤씨앤에스, 지앤건강생활 등과의 거래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앞서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해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중견기업의 내부 거래 현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법 위반 혐의 포착 시 신속하게 조사·시정할 것"이라며 "중견 집단은 이사회 내 총수 일가 비중이 높고, 내·외부 견제 장치가 부족해 적극적인 감시가 필요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정위가 들여다보는 항목은 가맹점에 공급하는 필수품목의 가격 산정 방식이 핵심일 것"이라며 "지앤푸드 내부거래 비중이 큰 것과 회사 이익잉여금의 대부분이 오너일가 배당으로 책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공정위 칼날을 피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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