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 외식업 불황‧가격 인상 여파…"출점 줄이는 정책 영향"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교촌치킨이 지난해 '치킨 빅3' 업체 중 유일하게 매출 하락을 보이며 처음으로 3위까지 내려앉았다. 지난 2022년 bhc에 업계 1위 자리를 내어준 이후 1년 만에 또 한 번의 지각변동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지난해 교촌의 매출 하락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2위로 올라선 BBQ의 해외 매출 성장도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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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한 교촌치킨 점포 [사진=메가경제] |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의 지난해 매출은 4259억원으로 전년 대비 14.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40억원으로 738.5% 증가했다.
교촌은 자사의 매출 감소 원인으로 지난해 국내 외식사업의 전반적인 하락세 여파를 꼽았다. 다만 경쟁사들의 경우 같은 해 매장 수가 늘어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었다는 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교촌이 매출 하락 속에서도 영업이익을 개선할 수 있었던 데에는 지난해 가격 인상분이 경쟁사와 달리 실적에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회사는 지난해 4월 주요 메뉴 가격을 최소 500원에서 최대 3000원까지 올린 바 있다.
지난해 치킨 3사 중 교촌은 4월, bhc는 12월에 각각 메뉴 가격을 인상했다. BBQ는 이들과 달리 기존 가격을 지켰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통상 프랜차이즈사업은 전체 매출이 매장 수에 비례하게 증가하는 업태인데, 교촌의 경우 가맹점주들 영업권 보호를 위해 국내에서는 더 이상 신규 출점을 적극적으로 펼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지난해 4월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발심 여파도 매출 하락에 영향이 없진 않았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대표적인 엔트리 치킨 메뉴의 가격을 2만원대 이하로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도 고급 재료를 고수하는 정책 등 내실을 더욱 다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BBQ치킨을 운영하는 제너시스BBQ는 지난해 매출이 4731억원으로 전년 대비 12.8% 성장하며 치킨업계 2위로 올라섰다. 다만 영업이익은 13.7% 감소한 553억원으로 집계됐다.
BBQ의 지난해 매출 신장에는 글로벌 사업의 성과가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BBQ의 지난해 글로벌 사업은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BBQ에 따르면 이 회사가 진출한 해외 판매액이 전년 대비 66% 증가하는 등 사상 최고 실적을 올렸다. 특히 미국 판매액이 90% 가까이 증가해 글로벌 성장을 견인했다.
또한 BBQ는 지난해 '네이션스 레스토랑 뉴스'가 발표한 '미국 내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한 외식 브랜드'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매체의 순위권에 3년 연속 진입한 해외 진출 한국 브랜드는 BBQ가 유일하다.
이외에도 미국 푸드 전문 매거진 '테이스트 오브 홈'이 뽑은 '최고의 후라이드 치킨'으로 소개된 바 있다.
제너시스BBQ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사업 강화, 새로운 소비시장 개척 등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는 한편 점주들과의 상생을 더욱 확대하는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22년 치킨업계 1위에 오른 bhc는 지난해 매출 5356억원으로 전년도보다 5.5% 성장해 선두를 지켰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5.2% 감소해 1203억원에 그쳤다.
치킨 업계 1~2위인 bhc‧BBQ의 영업이익 감소는 원부자재 가격이 오른 영향으로도 해석된다.
실제 BBQ측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닭고기 가격이 오르고 밀가루 등 원부자재 가격이 상승했다.
특히 BBQ의 경우 주력 제품에 사용하는 올리브유의 가격 상승에도 타격을 받았다. 세계 올리브유 가격이 가뭄과 냉해 등 자연재해가 발생하면서 급속도로 올라 수익성이 악화했다는 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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