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대동여지도에 동여도 각종 지리정보 더해 한계 보완”
지도 22첩 전부 펼치면 가로 3.3m, 세로 6.7m의 전국지도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최근 일본에서 국내로 들여온 ‘대동여지도’가 공개 전시됐다. 19세기 전국지도인 ‘대동여지도’에 ‘동여도’의 각종 지리정보를 충실하게 써넣은 희귀한 지도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16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다시 마주한 우리 땅, 돌아온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 특별공개전을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지난 3월 일본에서 국내로 환수해 언론에 공개한 ‘대동여지도’를 일반 국민들이 직접 관람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 |
▲ 국립고궁박물관은 지난 3월 일본에서 환수한 '대동여지도'를 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공개한다고 16일 밝혔다. 가로 20㎝, 세로 30㎝ 크기의 책자가 여러 개 있는 형태로, 우리나라 전체를 동서, 남북으로 나눠 표현한 첩을 펼치면 가로 약 3.3m, 세로 약 6.7m 크기의 대형 지도가 된다. [출처=국립고궁박물관 홈페이지] |
이 지도는 해당 유물 소장자가 매도 의사를 밝히면서 그 존재가 확인됐으며, 정보 입수 이후 문화재청의 적극적인 행정 지원과 여러 차례에 걸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면밀한 조사, 관계자 간 긴밀한 협업을 바탕으로 올해 3월 국내로 들여오는 데 성공했다. 매입은 정부혁신 사업으로 복권기금으로 추진됐다.
이번에 전시하는 지도는 대동여지도 목판을 만들며 생략한 지도 여백의 지리정보를 충실히 써넣어 동여도와 대동여지도를 한 번에 담은 지도라고 할 수 있다.
‘대동여지도’는 조선 후기 지리학자이자 지도제작자인 김정호(1804~1866년 추정)가 목판에 새겨 만든 전국지도로, 한국 사람들에게는 ‘지도’의 대명사로 여겨질 만큼 우리나라 전통 지도를 대표하는 지도다.
대동여지도는 1861년에 처음 제작·간행하고 일부 내용을 수정해 1864년에 다시 만들어졌다. 산줄기와 물줄기 등 자연지리 정보를 바탕으로 행정과 국방 시설 같은 인문지리 정보를 망라해, ‘동여(東輿)’ 즉, 조선 땅이라는 큰 수레에 실린 다양한 정보를 촘촘히 담았다.
대동여지도는 당대 지리학과 지도학의 성과를 집대성해 만든 지도로, 조선시대 지도의 높은 수준을 보여준다. 정보의 상세함과 과학적 제작 방법의 뛰어남은 물론, 목판에 새겨 만들어 대량 제작과 보급에 유리하게 했고 다양한 기호를 활용해 누구나 쉽게 지리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김정호는 ‘청구도(靑丘圖)’(1834년), ‘동여도’(1856~1859년 경), ‘대동여지도’(1861, 1864년) 등 3종의 전국지도를 제작했다.
대동여지도는 현재 국내외에 약 38건이 확인되고 있다. 이중 성신여대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 소장된 3건은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동여도는 김정호가 만든 3종의 전국지도 중 하나로, 대동여지도보다 많은 약 1만8000여 개의 지명과 조선시대 교통로, 군사시설 등의 지리정보를 담고 있다. 동여도는 현재까지 총 4건이 전해지며 서울역사박물관,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소장 2건이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이번에 환수한 대동여지도는 1864년 제작된 목판본 위에 김정호가 제작한 또 다른 전국지도인 ‘동여도(東輿圖)’에 수록된 지리정보를 추가로 필사해 넣은 독특한 형식의 희귀본이다. 이 형식은 이번 공개된 지도가 최초 사례다.
예를 들어, 백두산 일대가 묘사되어 있는 제2첩의 경우 대동여지도 판본에는 없는 ‘백두산정계비’와 군사시설 간의 거리가 필사되어 있다. 또한 울릉도 일대가 묘사되어 있는 제14첩에는 대동여지도에는 기재되어 있지 않은 울릉도로 가는 배의 출발지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이 지도는 목판으로 만들어 다수의 지명과 지리정보를 생략할 수밖에 없었던 대동여지도의 한계를 동여도의 내용을 일부 첨가해 보완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공개되는 대동여지도는 가로 20㎝, 세로 30㎝ 크기의 책자가 여러 개 있는 형태다. 조선 국토 전체를 남북으로 22단으로 구분해 각 첩에 담고, 각 첩은 동서 방향으로 부채처럼 접을 수 있게 했다. 22첩 전부를 펴서 위아래로 이어 붙이면 가로 약 3.3m, 세로 약 6.7m에 이르는 전국지도가 된다.
표지 제목이 ‘동여도’로 되어 있고, 구성도 동여도와 유사하다. 각 첩별로 수록된 지역 목록을 따로 정리해 별도의 첩으로 만든 것, 지도 제작의 목적과 중요성을 밝힌 ‘지도유설(地圖類說)’의 내용을 1첩에 별도로 수록하지 않고 지도 빈 공간에 적어 넣은 것 등 동여도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대동여지도의 전체 모습을 가까이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23첩(지도 22첩, 목록 1첩) 전체를 펼쳐 전시하며, 관람객이 직접 지도의 내용을 확인해 볼 수 있도록 영상도 마련됐다. 또한, 전시장 바닥에는 확대된 크기의 대동여지도 인쇄물이 설치돼 조선시대 우리 땅을 직접 발로 디뎌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박물관에 오지 않더라도 누구나 국립고궁박물관 누리집(홈페이지)를 통해 대동여지도 사진을 내려 받을 수 있다.
이번 “다시 마주한 우리 땅, 돌아온 ‘대동여지도’” 특별 공개전시를 통해 조선 지도학의 높은 수준을 확인하는 한편, 환수 문화유산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환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 측은 기대하고 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