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우리금융 변심에 매각 불발...새 주인 찾기 난기류

문혜원 / 기사승인 : 2024-07-01 17: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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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처브그룹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 유력 거론
높은 매각가에 비해 상품 포트폴리오 경쟁력 '글쎄'
M&A 레이스 완주 여부 불안 …딜 성사 향방'촉각'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올해 보험업계 M&A 중 우량 매물로 꼽히던 롯데손보 매각 행보에 빨간 불이 켜졌다. 실사검토 후 본 입찰까지 나섰던 우리금융이 막판에 발을 빼면서 난감해진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국내 유력 인수 후보였던 우리금융이 빠지고 지난 4월 23일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던 외국계 PEF들이 롯데손보의 새주인이 될지 매각 향방에 대해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롯데손해보험 본사 전경. [사진=롯데손보해보험 제공]

 

1일 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롯데손보 매각 주관사 JP모건이 진행한 본 입찰에 우리금융이 끝내 참여하지 않아 내부는 혼란을 겪었다는 후문이다. 이날 본 입찰에는 외국계 투자자 1~2곳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통상 인수의향서는 공개 입찰 과정에서 입찰 참여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는 서류이며 입찰 당국은 심사를 거친 후 매각 대상 기업의 실사를 허가한다.

 

현재 유일하게 거론되는 참여사로는 처브그룹과 글로벌 자산운용사로 알려진 블랙록, 블랙스톤 등이 LOI를 낸 것으로 알려진다. 처브그룹은 스위스 취리히에 본사를 둔 미국계 손해보험그룹사다. 국내에서는 2022년 라이나생명 인수 등을 통해 생보·손보 시장에서 외연을 넓혔다.  

 

블랙록의 경우 3월 말 기준 운용 자산 규모가 10조5000억 달러(약 1경4506조 원)에 달할 정도로 덩치가 큰 자산운용사로 알려진다. 블랙록은 지난해 사모채권 운용사 크레오스 캐피털을 인수하며 사모채권 시장에도 진출한 바 있다. 지난 2019년에는 사모 시장 자산 평가 소프트웨어 업체인 이퍼런트(eFront)를 인수하는 등 기술 및 리스크 관리 역량 강화에도 힘쓰고 있는 곳이다. 

 

블랙스톤은 1조 달러 이상을 관리하는 세계 최대 대체자산 운용사다. 지난 1985년 사모펀드 전문 운용사로 출범한 이래 ▲사모펀드 ▲부동산 ▲인프라 ▲생명과학 ▲성장주 ▲크레디트(신용) ▲실물자산 ▲세컨더리펀드 ▲헤지펀드 등 전 세계 다양한 분야와 자산에 투자하며 장기적 관점의 투자 영역간 시너지 창출에 성공해 현재와 같은 균형 있는 펀드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롯데손보가 국내 금융지주와 인수 성사 과정에서 결론을 맺지 못한 배경을 두고 높은 매각가와 포트폴리오 부문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롯데손해보험의 시가총액은 약 1조2000억원인 반면,  JKL파트너스의 희망 매각가는 최소 2조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롯데손보는 이전부터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던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등에도 본입찰에 참여할 것을 제안했지만, 두 지주사 모두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이유로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금융의 경우 롯데손보 인수에 참전한 이유는 롯데손보의 재무상황 등 실사 테스트를 하기 위함이 크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결국 높은 매각가에 대한 적정선을 넘지 못하고 결국 발을 뺄 수밖에 없었다는 추측이 나온 이유다. 

 

보험업계에서는 롯데손보가 높은 매각가에 비해 갖추고 있는 주력 상품군 등 포트폴리오면에서 크게 메리트가 없다는 면에서도 비은행 강화를 놀리는 금융지주들에게 그다지 매력으로 작용하지 않았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롯데손보가 파는 상품들의 경우 암보험, 운전자보험, 간병보험 등이 있지만, 생명보험사들에 비해 보장성상품의 경쟁력 면에서 난이도가 낮다는 것이다. 

 

현재 롯데손보는 전속 설계사 채널 확장을 비롯 장기보험상품 비중을 늘리며 신계약 CSM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장기 보장성 인보험(장기보험) 원수보험료는 2조1336억원이다. 전년보다 13.1% 늘었다. 지난해 말 보험계약마진(CSM)은 2조3966억원으로 전년 말(1조6774억원)보다 42.9% 증가했다. 

 

JKL파트너스는 인력 감축 등 체질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 2019년 롯데손보를 인수한 직후 500여 명의 희망퇴직을 받았고 디지털 전환과 자체 설계사 플랫폼 강화, 상품 포트폴리오 재구성 등의 체질 개선에 나섰다. 그 결과 롯데손보는 지난해 영업이익 3963억 원, 당기순이익 3016억 원으로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올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손보가 국내 금융지주보다는 외국계 자산운용사 통해 인수될 시 기업가치가 나빠지는 건 아니다. 그러나 이왕이면 매각에 성공할 수 있는 길은 높은 가격에 대한 눈높이를 낮게 한다던가, 상품군에 대한 경쟁력을 더욱 확보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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