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넘는 예산 대체 어디서 증발....정부 '컨틴전시 플랜 가동'
[메가경제=정진성 기자] 태풍 '카눈'이 우리나라 쪽으로 북상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자들의 영지 철수를 결정한 가운데 정부가 안전 확보를 위한 '컨틴전시 플랜'(긴급 비상 계획) 점검에 들어갔다.
정부와 세계스카우트연맹은 협의를 거쳐 7일 오후로 예정됐던 새만금 잼버리 일부 영외 과정 활동을 취소하기로 했다. 대회 참가 각국 스카우트 대원들은 경찰의 안내와 통제속에 8일 오전을 전후해 순차적으로 야영장을 빠져나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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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스카우트연맹이 잼버리 대회가 열리는 부안군 조기 철수를 결정한 7일, 관계자들이 각국 대표단이 문화를 홍보하는 부스 앞에 설치된 그늘막을 해체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
휴가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잼버리' 참가자들의 안전 확보를 위한 '컨틴전시 플랜'(긴급 비상 계획) 점검에 들어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태풍 대비 잼버리 '컨틴전시 플랜'을 보고받고 점검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김 수석은 "윤 대통령이 스카우트 대원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 어제부터 관계 장관들과 '플랜B' 논의에 착수했다. 컨틴전시 플랜이란 스카우트 대원들의 숙소와 남은 일정이 서울 등 수도권으로 이동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세계스카우트연맹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한국 정부는 예상되는 태풍의 영향 때문에 조기에 현장을 떠나기로 결정한 대표단에 지원을 확대하고 참가자들이 한국 다른 지역에서 잼버리 경험을 이어갈 수 있도록 약속한 것을 확인했다"며"정부는 세계연맹에 출발 계획과 참가자들을 유치할 장소에 대한 세부 사항을 제공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참가자들이 체류 기간과 본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필요한 모든 자원과 지원을 제공할 것을 긴급히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태풍 상황에 따라 수도권 내 공기업 및 민간기업 연수시설과 함께 구청에서 보유한 체육관 등으로 숙소를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폐영식 전날인 11일 개최될 예정이었던 K팝 콘서트 역시 새만금 야영장에서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변경됐지만 다시 상암월드컵경기장 등 규모가 큰 수도권 경기장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잼버리 대회는 폭염과 열악한 시설, 운영 미숙으로 연일 논란을 증폭시켜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1000억원을 넘는 예산총액을 대체 어디에 써왔냐는 질타가 끊이지 않는다. 잼버리 조직위원회 측은 "2022년부터 지금까지 예산 총액은 1130억원이며 조직위 인건비 55억원과 운영비 25억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잼버리 시설비와 행사 사업비로 집행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련 기관들의 해외 출장이나 외유 등에 예산이 일부 유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가시지 않는 상황이다.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서 새만금이 한국스카우트연맹으로부터 국내 유치 후보지로 선정된 2015년 9월 이후 출장 보고서 제목에 '잼버리'가 포함된 건수는 총 99건이다. 전라북도가 55회로 가장 많고 부안군 25회, 새만금개발청 12회, 여성가족부 5회, 농림축산식품부 2회 등이었는데 일부 출장의 경우 세계 잼버리가 열린 적도 없는 스위스와 이탈리아, 중국,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등에서 이뤄졌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애 "새만금 잼버리 준비를 위해 그간 투입된 정부·지자체 직접예산이 도대체 다 어디로 증발했느냐. 예산의 세부집행 내역을 추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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