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경찰 수사 개시 후 자진 퇴사했다”... 퇴직금 수령 ‘OK’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제주항공 소속 한 기장이 인천국제공항에서 동료 여성 승무원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가운데, 해당 직원이 회사의 별도 징계 절차 없이 자진 퇴사 형식으로 처리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경찰단은 최근 이 기장을 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피의자는 지난달 일본 오사카발 제주항공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공항 터미널에서 자사 소속 여성 승무원의 특정 신체 부위를 휴대전화로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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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항공. |
문제는 해당 기장이 불법 촬영에 그치지 않고, 피해자의 실명을 기재해 촬영물을 공군사관학교 출신 기장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 유포한 정황까지 포착되면서 사안이 2차 피해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경찰은 피의자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기장은 공군 중령 예편 후 제주항공 기장으로 근무해 온 인물로, 수사 개시 직후 사직 의사를 밝혔고 회사는 이를 별도의 징계위원회 절차 없이 수용했다. 이에 따라 해당 기장은 ‘일신상 사유’로 퇴직 처리되며, 퇴직금 수령도 가능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두고 회사의 리스크 관리 및 인사 대응 시스템에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 사례로 지적하고 있다. 특히 항공사 특성상 고객과 직원의 안전 및 윤리 기준이 엄격히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사안의 중대성에 비해 조치가 미흡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동의 없이 신체를 촬영하거나 이를 유포하는 행위는 ‘카메라등이용촬영죄’ 및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에 따라 최대 7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형이 적용될 수 있다”며 “항공사와 같이 대외 신뢰도가 중요한 조직일수록 엄정한 내부 징계 절차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항공업계에서는 “부안공항 사고 등으로 대외 이미지 회복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은 조직적인 리스크 관리가 작동하지 않는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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