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14좌 완등' 김홍빈, 브로드피크 등정 후 하산 도중 조난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07-20 16:21:55
하산 과정에서 크레바스 빠져…러시아 원정대 구조 작업 시도 실패

‘열 손가락 없는 산악인’ 김홍빈(57) 대장이 장애인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봉우리 14좌 완등에 성공한 뒤 하산 도중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 대장은 현지시간 19일 0시께 해발 7900m 부근에서 크레바스를 통과하다 조난된 뒤 현지시간 오전 9시 58분께 위성 전화로 구조 요청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캠프4에 대기하던 러시아 등반대가 현지시간 오전 11시께 조난 현장에 도착해 구조 작업을 펼쳤지만 끝내 실패했다. 김 대장이 크레바스에 빠졌다가 구조돼 하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잘못된 정보였다.
 

▲ '열 손가락 없는 산악인' 김홍빈(57) 대장이 히말라야 14좌 완등 후 하산 도중 조난을 당했다. 사진은 브로드피크(8047m) 등정에 앞서 베이스캠프에서 포즈를 취한 김홍빈 대장. [광주시산악연맹 제공=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인정 아시아산악연맹 회장은 19일 전화 통화에서 "김홍빈 대장이 정상 등정 이후 하산 과정에서 실종됐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현지에 있던 해외 등반대가 구조에 나섰지만 실패했다"고 전했다

앞서 김 대장은 현지시간 18일 오후 4시 58분(한국 시각 오후 8시 58분)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북동부 카라코람산맥 제3 고봉인 브로드피크(8047m) 등정에 성공했다. 장애인으로는 처음으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하는 쾌거를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6명으로 구성된 원정대는 지난달 14일 출국해 이달 14일 4800m 지점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기상 악화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본격적인 등반 나흘 만에 정상을 밟았다. 당초 지난해 등정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연기됐었다.

▲ 한국 고산 등반대 주요 조난사고. [그래픽=연합뉴스]

'열 손가락을 잃은 산악인'으로 유명한 김홍빈(57) 대장은 전남 고흥 출신으로 고등학교 때부터 산을 동경했지만, 1983년 대학 산악부에 들어가면서 산과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이후 1989년 에베레스트 원정에 이어 1990년 낭가파르바트 원정에도 참여하기도 했으나, 1991년 북미 최고봉 매킨리(6194m)를 단독 등반하다가 조난을 당해 열 손가락을 모두 잃고 손목까지 절단했다. 하지만 좌절을 극복하고 다시 희망을 키운 그는 선후배의 도움을 받아 재기에 성공해 7대륙 최고봉과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나선다.

그리고 2009년 7대륙 최고봉을 13년 만에 완등하고 히말라야 14좌 중 13좌를 오르는데 성공했다.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장애인 최초의 기록이었다.

2019년 히말라야 13좌 등정에 성공한 그는 지난 18일 마지막 1개인 브로드피크마저 최정상에 오르는데 성공, 14좌 완등의 꿈을 이루며 지구촌 장애인에게 희망의 아이콘이 됐었다. 히말라야 14좌는 해발 8000m 이상인 에베레스트(8849m), 케이투(K2·8611m), 칸첸중가(8586m), 로체(8516m), 마칼루(8463m), 초오유(8201m), 다울라기리 1봉(8167m), 마나슬루(8163m), 낭가파르바트(8125m), 안나푸르나 1봉(8091m), 가셔브룸 1봉(8068m), 브로드피크(8047m), 시샤팡마(8046m), 가셔브룸 2봉(8035m)을 말한다.

김홍빈 대장이 하산 도중 실종된 곳인 브로드피크(Broad Peak)는 히말라야 14좌 가운데 12번째로 높은 봉우리다.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북동부 카라코람산맥 제3 고봉으로, 중국과 파키스탄 국경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험준하기로 유명한 K2 남동쪽에 자리하고 있다.

‘브로드 피크’라는 이름은 1892년 영국 탐험가 마틴 콘웨이가 명명했으며, 1957년 6월 오스트리아 등반대가 세계에서 첫 등정에 성공했다.

브로드 피크는 한국 산악계와도 인연이 깊은 봉우리로 그간 고(故) 고상돈, 엄홍길, 고 박영석, 한왕용, 고 김창호 등이 정상을 밟았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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