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전창민 기자] 국내 전력반도체 스타트업 디시오(Dicio)가 일본의 대표적인 종합상사인 미쓰이물산(Mitsui & Co.)과 전력반도체 공급을 위한 전략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디시오가 자체 개발한 실리콘카바이드(SiC) 소자 및 모듈, 절연게이트 양극성 트랜지스터(IGBT) 기반 소자·모듈 등 고전압·고전류 전력반도체 제품을 미쓰이물산의 글로벌 유통망을 통해 일본 및 해외 시장에 공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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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 디시오 |
미쓰이물산은 작년 기준 연매출 약 140조 원에 달하는 일본 최대 종합상사로 에너지, 인프라, 모빌리티, 화학 등 광범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자랑한다.
도요타, 도시바, 후지필름 등 유수의 계열사와 함께 130개국에 걸친 유통망과 조달·판매 채널을 운영하면서 초국적 프로젝트 실행 역량을 갖추고 있다.
이번 협약은 국산 전력반도체 소자가 일본 종합상사를 통해 일본 산업에 본격적으로 공급되는 첫 사례다.
전문가들은 이를 상징성과 실익을 모두 갖춘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MOU가 단순한 수출 계약을 넘어 전력반도체 산업의 지형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 일본이 전력반도체 원천 기술과 고부가가치 소자 시장을 주도하고 한국은 후공정 및 부품 공급에 머무르는 경향이 강했다.
디시오는 이런 시장 구도를 변화시킬 기술력을 선보여 왔다. 국내 최초로 1700V급 IGBT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최근 1700V·1200A급 고출력 SiC 하이브리드 IGBT 모듈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전기차 충전기,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태양광 인버터, 산업용 고전압 직류 송전(HVDC) 등 고전압·고효율 응용 분야에서 부품 수를 줄이고 시스템 효율을 높일 수 있어 일본 기업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디시오는 미쓰이물산의 광범위한 산업 네트워크와 유통 역량을 활용해 일본 내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나아가 북미, 유럽, 아시아 전역으로 사업 확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강미선 디시오 대표는 “글로벌 고객의 수요에 부응하는 고전압 SiC·IGBT 공급 체계를 미쓰이물산과 함께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산업 전력변환 등 고효율 응용 분야에서 한국 전력반도체의 위상을 높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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