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현장주도형 중심…본부승진진추천단 구성
우리은행, FIS직군 포함 64명 대상…셀프추천제도 시도
하나은행, 예년과 비슷 통상배치…지점장급 일부 승진
국민은행, 현장영업 중심 강화 골자로 하는 소폭 인사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의 7월 여름 정기 인사 시즌이 시작됐다. 통상 하반기 정기 인사의 경우 상반기에 진행했던 정책적 방향의 인사를 단행했던 방향과 달리 소폭인사이동 개념이지만, 내년 조직 문화 향방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관문 쯤으로 여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은행들의 하반기 인사의 경우 그동안 볼 수 없었던 현장주도형 중심의 승진추천과 셀프승진 등 새롭게 도입한 은행들이 있어 눈에 띈다. 이는 은행들의 보수적인 인사 시스템을 탈피, 인력 효율성을 높임과 동시에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고 젊은 조직문화 변화가 예상된다.
![]() |
▲주요 시중은행들의 여름 인사 시즌이 돌입했다. [사진= 각 사 제공] |
2일 은행권과 메가경제 취재결과에 따르면 하반기에 돌입한 시중은행들이 '영업력 강화'를 목표로 조직 분위기를 꾀하고 있다.
우선 신한은행이 타 시중은행보다 먼저 하반기 인사를 단행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1일 '고객몰입' 가치 실현을 위한 '현장주도형 인사'를 진행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지역별 최근 승진한 직원들로 구성된 '지역본부 승진추천단'을 구성한 것이다. 각 영업추진그룹별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취합해 승진인사에 반영할 수 있게 했다. 원거리 발령에 대한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근무지역 스코어링' 시스템도 도입했다.
근무지역 스코어링제도는 지역별로 이동을 시킨다는 개념이다. 예를 들면 강남에 근무한 직원은 강북으로 이동을 시키는 식의 인근 지역으로 근무지를 바꾸는 식이다. 이는 직원이 특정 지역에 오래 근무하는 걸 방지하겠다는 차원이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영업 동기부여'를 위해 상반기 정기인사에서 시행해왔던 '부서장 승진'과 '특별승진' 하반기 정기인사도 시행했다.
직원의 나이·근무연차 등을 배제하고 업무성과·자기계발 등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 중심으로 공정하게 인사를 진행했다. 이번 인사로 30명이 부서장으로 승진했으며 탁월한 역량으로 '고객중심' 전략을 실천하는데 앞장선 직원 7명이 발탁돼 특별 승진했다.
신한은행은 2019년 이후부터 본부를 줄이고 영업현장 중심의 인사를 단행해왔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이 은행장 시절부터 강조해온 '고객퍼스트'중심으로 가면서 영업실적과 근무평가가 우수한 직원들을 성장시키기 위한 현지 밀착형의 특징을 갖춘 능력중심위주의 인사라는 평가다. 신한은행은 보통 7월 말에 단행해 왔으나 예년보다 3주 가량 앞당긴 4일에 부임이 이뤄질 예정이다.
신한은행에 이어 하나은행도 2일부로 승진 및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하나은행은 주로 5년 이하 근무경력자 대상 소폭인사이동을 하고 있다. 이번 하반기 역시 점포장과 센터장 등 현장중심의 인력배치가 이뤄졌다. 인력효율화를 위해 부장과 지점장급의 소폭 승진을 단행한 점도 눈에 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2주 후 인사가 단행될 예정이다. 국민은행도 현장중심의 소폭 인사가 단행될 전망이다. 다만, 국민은행은 예년과 달리 점포장 인력에 대한 공석이 많아 부서장과 점포장 중심의 현지 인력으로 채워진 현지인 중심 조직을 확립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배경은 육아휴직 등에 따른 대체 고용 등 개인별 이슈에 따른 내부통제 강화 중심의 영향이 바탕이 됐다는 것이 내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여름 정기인사를 계획 중인 우리은행은 이번 7월 인사 원칙에 점포장 중심의 셀프승진추천제도를 새롭게 포함했다. 이번 인사 단행의 경우 조병규 은행장의 특별한 게시로 진행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승진 대상자는 총 64명이 대상자로 알려졌다. 이번 대상자 숫자는 은행 60명 FIS직군 4명이 합친 숫자다. 작년 연말에 Fis 직원 792명이 우리은행으로 인소싱(Insourcing)되면서 추가 t/o가 4명이 됐다는 것으로 전해진다.
인사 날짜의 경우 지점장 승진 대상자는 오는 5일, 그 외 4급 이하 관리자급 및 일반직원 대상자들은 7월 12일에 인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셀프승진추천제도는 승진을 원하는 직원이 직접 승진 심사 신청서를 제출하고 그런 직원을 대상으로 승진심사기회를 부여하는 제도로 일컫는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최임 초기부터 기업·조직 문화의 혁신을 강조해온 확고한 의지가 인사 시스템에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2024 알기 쉬운 인사제도'라는 내용의 게시물을 6월 초 전 직원 대상 처음 공표했다. <메가경제>가 이 자료물을 입수한 자료를 보면, '승진 기준 및 프로세스' 콘텐츠항목에서 구체적인 정기인사 원칙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승진 프로세스는 ▲승진후보자 서령명부 작성 ▲승진 T/O산정 ▲최종 승진 대상자 선정 등의 절차를 걸친다. 이후 결과에 대한 직원 질의사항 접수 후, 직원들에게 피드백을 제공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승진후보자 서열명부는 매년 6, 12월말 기준으로 연 2회 작성한다. 직급(직군)별로 종합근무평정에 따른 고득점자 순으로 작성한다는 방침이다. 승진인원은 10명 이하 기준이며 서열명부 작성 범위는 50~100위까지 산정된다.
승진후보자 검증의 경우 간의 영업성과, 품성평가, 소속장 평가, 징계/후선 감찰과 같은 이력, 추천자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승진 키워드는 소속장급, 관리자급, 책임자급, 개인금융서비스직군(행원·계장·대리 등) 차장 대상으로 나뉜다. 조직경쟁력과 영업동력 강화, 직원 사기진작을 고려한 승진인사를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승진 대상 근무조건은 최소 3년 이상 해당 직급에서 근무한 자에 한해서다. 이번 직원 셀프승진에 대해서는 행내 공모 결과에 대한 1:1 맞춤형 피드백이 제공된다.
다만, 우리은행의 경우 100억원대 횡령 사고가 발생한 본부와 지점에 대해선 '물갈이 인사'를 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은행들의 보통 여름 인사는 신년 초에 진행했던 정책방향 기조와 달리 대게 내부 이슈에 따른 개인별 직원이동이나 성과방향에 따른 승진 중심으로 이뤄진다"라며 "과거에는 조직안정, 영업경쟁력 방점을 주로 키워드로 꼽혔지만, 요즘은 젊은 세대에 맞춰진 조직 쇄신 분위기도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