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상장 앞둔 제주맥주, “이제 소맥은 그만...수제맥주 시대가 왔다”

김형규 / 기사승인 : 2021-05-10 17: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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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수제맥주 회사 상장...문혁기 대표 "국내 4대 맥주회사로 자리잡겠다"
상장 자금으로 R&D 투자 확대..."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대표 맥주기업 될 것"

이달 말 코스닥 상장을 앞둔 제주맥주가 국내 4대 맥주회사로의 도약을 선언하며 '제주'와 '한국'을 대표하는 맥주 브랜드로 성장할 것을 다짐했다.

제주맥주(대표 문혁기)는 10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제주맥주가 그간 걸어온 길과 향후 사업 방향 계획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소맥’ 문화 위주였던 한국 시장이 몇 년 전부터 점차 맥주 본연의 맛을 즐기는 추세로 변하기 시작했다”며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가정에서 맥주를 즐기는 인구가 늘어났고, 수제맥주 시장 규모도 급격히 성장했다”고 말했다.
 

▲ 10일 여의도에서 열린 제주맥주 IPO 기자간담회에서 코스닥 상장 후 사업 계획을 직접 밝힌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 [사진=김형규 기자]

 

문 대표는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R&D(기술연구소) 역량을 더욱 높이고, 양조장 설비 및 인력 투자를 바탕으로 국내 4대 맥주회사로 자리잡는 것이 목표”라며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확보한 유통망을 적극 활용해 세계무대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맥주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제맥주협회 통계에 따르면, 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43.8%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9년에는 약 880억 원에 달하기도 했다. 

제주맥주 역시 2017년 ‘제주 위트 에일’ 출시로 수제맥주 시장 진입과 동시에 5.1%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28.4%까지 단기간에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매출액 역시 지난 2017년부터 연평균 147.9%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335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 10일 여의도에서 열린 제주맥주 IPO 기자간담회에서 코스닥 상장 후 사업 계획을 발표 중인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 [사진=김형규 기자]

 

문 대표는 지난 2015년 제주도에서 창업했다.

2010년대 초 미국에서 외식 사업을 준비하던 그는 시카고에서 처음 수제맥주를 맛본 뒤 국산 수제맥주 사업을 구상하게 됐다.

특히, 문 대표는 맥주 맛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양조장 시설과 운영 노하우를 위해 미국 유명 수제맥주 브랜드인 ‘브루클린 브루어리’와 손을 잡았다. 브루클린 브루어리는 미국 뉴욕 기반의 30여 년 전통 수제맥주 브랜드로 세계적으로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문 대표는 “브루클린 브루어리는 원래 낙후돼있던 뉴욕 브루클린 지역상권 활성화의 역사를 함께한 양조장”이라며 “제주맥주 역시 제주라는 지역 문화와 공생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되고 싶어 협력사로 브루클린 브루어리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또한 “마침 당시 브루클린 브루어리 측에서도 활발히 해외시장 진출을 지향하고 있어 뜻이 맞았다”고 덧붙였다.

제주맥주의 본사와 주력 양조장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에 위치한다. 문 대표가 브루클린 브루어리에서 영감을 얻은 만큼, 양조장 가이드 투어와 굿즈 판매를 통해 제주 지역의 관광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특히, 제주맥주를 상징하는 청량한 빛깔의 에메랄드색은 제주맥주 양조장에서 가까운 협재해수욕장의 바닷물 색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는 “단순히 지역 이름만 가져와서 브랜드 마케팅에 이용하는 맥주 브랜드도 있지만, 제주맥주는 제주에서 시작한 진짜 로컬 브랜드로서 늘 (제주에 대한) 진정성을 담아 기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제주맥주 CI

브루클린 브루어리와의 파트너십을 통한 글로벌 유통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은 제주맥주가 가진 경쟁력 중 하나다.

브루클린 브루어리는 아시아 맥주 시장 유통강자인 칼스버그를 비롯한 세계 각지 맥주 회사와의 오랜 협업을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제주맥주는 지난 2019년 3월 인도, 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중국 등을 대상으로 ‘제주위트에일’, ‘제주펠롱에일’, ‘제주슬라이스’ 등 제품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2019년 약 8만 6000달러, 지난해에는 약 10만 2000달러 규모의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문 대표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된 베트남 시장 진출 여부에 대해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시점을 확답할 수는 없지만 상황이 나아진다면 설비를 확충하고 진출 계획을 재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에는 롯데칠성의 충주 공장에서도 위탁생산(OEM)으로 제주맥주 대표 상품인 ‘제주위트에일’이 생산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충주 공장에서의 제주위트에일 추정 생산량은 약 693만 리터로 제주양조장의 1237만 리터의 절반을 살짝 웃도는 양이다.

OEM으로 제주맥주 상징 중 하나인 제주의 맑은 물에 대한 정체성이 흔들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자 문 대표는 “커피 역시 물이 들어가지만 원두와 로스팅, 블렌딩 등이 맛을 좌우한다”며 “이처럼 맥주도 물이 중요한 요소인 건 사실이지만 제주맥주의 개성과 품질은 바로 제작 공정에서 나온다. 어느 지역에서 생산하든 정체성이 변할 일은 절대 없다”고 일축했다.

제주의 특색을 담은 지역 브랜드로 시작한 제주맥주가 향후 코스닥 상장과 생산시설 확대를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수제맥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소비자와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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