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부서, 수십 년간 이어온 제도 손질 방향 제시
직원 업적고과 100% 반영, 객관적 지표로 전환
사측 "제도 변경 관련 논의 중, 시행은 아직"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손해보험업계 1위 삼성화재가 인사제도 변경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직원들의 평가 관련 성과를 엄격하게 구분하면서 회사 내부로부터 논란이 적지 않았던 등급 제도를 유연하게 바꿔 보유 역량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실질적인 역량 개발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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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화재 서초사옥. [사진=삼성화재] |
5일 보험업계와 메가경제 취재결과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 1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인사제도 변경'관련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진행한 설명회는 삼성화재 인사팀에서 주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명회 내용의 골자는 그간 부서장들이 부서원들을 평가했던 역량고과를 없애 객관적인 검증을 통해 직원들의 보유역량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실질적인 역량개발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그간 부서장들이 상위고과 비율을 강제 배분을 통해 평가했다면, 변경 후에는 부서장 권한으로 차등해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고과 비율을 일정하게 배분하고 개인성과를 차등해서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 연봉의 경우도 이전에는 업적고과 70%, 역량평가 30%로 구분해 지급했다면, 앞으로는 업적고과가 100%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인사제도 변경을 위해서는 노동조합의 동의가 필요하며 현재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화재 내부에서는 이문화 대표가 '소통경영'을 중시하는 만큼 내부 임직원들을 사이에서는 이번 인사제도 개편에 변화를 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걸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문화 대표는 취임 직전, 직원과 노동조합 사무실을 방문한 바 있다. 이때 이문화 대표는 노동조합원들과 면담하며 "삼성화재의 초격차 성장과 직원들의 성공체험에 노동조합이 함께 해 주길 당부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노사 상생을 위한 파격 행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다만 삼성화재 측은 역량평가제도 폐지와 관련해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1월에 설명회 개최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인사제도에 대해서는 검토 중인 단계”라며 말을 아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삼성그룹이 몇 년 전 대대적인 인사제도 혁신안을 제시하면서 계열사들이 조직문화 개선에 나섰다는 평가다. 특히, 직원들의 평가지표를 둘 때 오랜 세월 기간 업적고과와 역량고과 두 가지로 나뉘어 평가했는데, 고과 경쟁에 의한 근로자들의 불신은 팽배했었다.
삼성화재는 구체적으로 평가등급을 EX(Excellent)·VG(Very Good)·GD(Good)·NI(Need Improvement)·UN(Unsatisfactory)으로 구분하고, 성과급 결정의 근거로 삼아 왔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에 맞게 젊은 임직원들의 중심 문화로 전환해 미래 인재 풀을 양성해 승진 등 다양한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게 삼성화재 이문화 호의 방침이다.
삼성그룹 내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감지돼 왔다. 삼성전자는 2021년 '역량평가제도'를 폐지했으며, 금융계열사 맏형인 삼성생명은 작년 상반기 역량평가제도를 없앴다는 후문이다. 삼성생명은 현재 업적고과평가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역랑평가제도는 수십 년간(30년 이상) 불공정 불합리한 운영으로 인해 평가자 수용성이 떨어지고 논란이 많았었는데, 이를 폐지하겠다는 것은 직원들에게 매우 좋은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라며 "역량평가는 작년 12월 1일 부터 상반기 평가가 진행되니 제도가 폐지 후 그 때부터 소급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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