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가 쏙쏙 과로사 산재보상]⑬ 추위 노출 작업 후 뇌출혈 사망자의 업무 인과관계 판단 사례

김태윤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21-12-17 18: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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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2021년 9월 16일에 선고된 서울행법 2020구합68363 판결을 살펴본다.

한겨울 추위에 노출되는 작업에 투입되었다가 입사 3일 만에 뇌출혈로 사망한 경우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사례이다.

망인은 1961년생 남자로 이 사건 회사에 입사하여 용접 작업을 하던 중인 2018년 1월 11일 오후 5시20분경 동료에게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퇴근을 하고 싶다”고 말하고는 작업장에서 나가다가 돌연 쓰러졌고, F병원으로 후송되어 2018년 1월 12일 ‘상세불명의 뇌내출혈’(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함) 진단을 받았으며, 자택 인근의 A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2018년 1월 16일 오후 1시25분경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하였다.
 

▲ [사진=픽사베이 Artur Pawlak 제공]

망인의 사망 후 사실혼 배우자인 원고는 2018년 3월 14일 근로복지공단(이하 ‘피고’라 함)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부지급(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함)하였고, 심사청구, 재심사청구 또한 기각되었다.

이 사건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망인은 이 사건 회사에 2018년 1월 8일에 입사하여 단 3일을 근무하였는데, 주요 담당 업무는 티그(Tungsten Inert Gas)용접 방식으로 선박의장품을 선박 블록에 설치⋅연결하는 업무를 담당했고, 작업장은 천장이 개방되어 있는 형태로 바닷가 인근의 야외에 위치하여 있었다.

망인의 근무기간 중 발생한 특이사항으로는 망인이 근무하던 2018년 1월경은 한겨울로 기온이 많이 내려간 시기였다. 특히 발병 당일인 2018년 1월 11일 이 사건 회사가 위치한 곳의 최저 기온은 0도, 최고 기온은 5도로 확인되었다.

망인이 입사할 무렵 작업 물량이 많이 밀려있는 상태였는데, 망인은 관리부장과 같은 숙소에 기거하면서 매일 아침 6시에 출근하여 근무를 시작하였고, 발병 당일인 2018년 1월 11일 오전경 자신이 전날 수행한 용접작업에서 불량이 발생하였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다만, 회사 측에서는 망인이 밀린 작업 물량을 소화하여야 하고, 아직 채용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적응기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작업 불량에 관하여 망인을 질책하거나 추궁하지는 않았다.

망인의 평소 건강상태를 보면 종합소견으로 합병증을 동반하지 않는 2형 당뇨병, 고혈압, 중성지방, 고중성지방혈증 주의 정도였고, 꾸준히 약물치료로 관리하였으며, 음주나 흡연은 거의하지 않았다.

이러한 사실관계 및 의학적 자문을 통해 서울행정법원은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다.

재판부는 ▲ 망인이 사업장에 입사한 지 3일만에 뇌출혈을 일으켜 비록 근무기간이 길다고 할 수는 없더라도, 근로복지공단의 관련 지침에 따르면 ‘한랭 노출’은 뇌혈관 질병의 대표적인 유해요인에 해당하는데, 망인은 수개월간 실직 상태에 있다가 별다른 준비기간 없이 곧바로 한겨울 추위에 노출되는 작업에 투입된 점, ▲ 마침 작업 과정에서 실책을 범하여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받았을 것으로 추단되는 점, ▲ 뇌혈관 질병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고혈압을 꾸준히 치료하여 그 증상이 비교적 경미하였고 그 밖의 기저질환이나 개인적인 위험 요인도 상당 부분 조절하고 있었던 점, ▲ 망인의 업무가 뇌출혈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킨 하나의 원인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는 이유로,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였다.

[노무법인 산재 강원영월지사장 공인노무사 김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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