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혜미가 전하는 산업안전보건]⑥ 야간근무로 인한 건강 위험과 그 예방

오혜미 / 기사승인 : 2021-04-01 18:26:08

작년 한 해 16명의 택배노동자가 과로사로 사망했다. 그 중에는 평소 술, 담배도 하지 않고 지병 없이 건강했던 20대 청년이 퇴근 후 갑자기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고인은 택배 물류센터에서 1년여간 야간근무를 해왔다.


또 다른 30대 택배기사는 190cm가 넘는 건장한 체격으로 평소 건강 문제가 없었는데 갑작스런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했다. 그가 동료에게 남긴 마지막 메시지는 심야에도 이어지는 업무가 너무 힘들다는 것이었다.

◆ 야간근무로 인한 건강 위험의 정도

야간근무가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야간작업을 포함한 교대 근무군은 낮 근무군보다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1.4배 높고, 근무기간이 길어질수록 그 위험도 2.8배까지 증가한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2007년 야간 교대 근무를 발암물질 등급 중 두 번째로 높은 2A 등급으로 지정하였다. 국내에서도 2016년 유방암을 업무상 질병으로 승인하면서 망인이 21년간 3교대 근무를 하며 전체 기간 중 최소 30% 이상 야간근무를 한 점을 인과관계로 인정했다.

이 밖에도 야간근무는 생체리듬의 불균형을 초래하여 소화성 궤양과 같은 위장관계 질환, 불면증과 같은 신경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 특수건강진단 대상 유해인자인 야간작업

▲ 특수건강진단 대상인 야간작업 2종 [출처=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별표22']

 

실제로 '산업안전보건법'은 야간작업을 ‘특수건강진단 대상 유해인자’로 규정하고 있다. 특수건강진단 대상 유해인자에는 ① 가솔린, 메탄올, 벤젠 등 화학적인자, ② 광물, 목재, 흄 등 분진, ③ 소음, 진동, 방사선 등 물리적 인자, 그리고 ④ 야간작업이 있다.

특수건강진단은 일반건강진단과는 별도로 대상 유해인자에 노출되는 근로자에게 추가로 실시되어 직업성 질환을 조기에 찾아내고 관리를 통한 예방 효과를 기대한다. 야간작업 2종은 2013년부터 대상에 포함되어 연간 100만 명 이상이 이에 대한 건강진단을 받고 있다.

야간작업 특수건강진단은 배치 후 6개월 이내에 첫 번째 검진을 받고, 첫 번째 검진을 받은 날부터 1년마다 정기적으로 실시되어야 한다.

◆ 야간근무로 인한 건강 위험의 예방

야간작업 특수건강진단을 통해 검사하는 표적 질환은 첫째, 뇌심혈관질환, 둘째, 수면장애, 셋째, 위장질환, 넷째, 유방암이다. 야간작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라면 위 네 가지 질환과 관련된 건강 문제에 대해 스스로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사업주 측에서는 야간근무는 가급적 지양토록 하고, 불가피한 경우 교대 일정 설계를 과학적으로 해주어야 한다. 유럽에서는 2~3일마다 주·야간 교대주기를 바꾸는 빠른 순환(fast rotation)을 1차적으로 권고하고, 불가능한 경우 2~3주 간격의 느린 순환(slow rotation)을 추천한다.

많은 전문가들이 교대 일정 중 가장 좋지 않은 주기로 1~2주 간격으로 주간근무와 야간근무가 순환하는 것이라 하고 있으므로 이는 피하여야 하겠다.

전통적으로 야간근무가 많은 운송업, 방송국, 병원뿐만 아니라 24시간 서비스를 요구하는 업종들이 늘어나면서 야간근무 종사자 수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 택배 과로사의 경우도 ‘새벽배송’ 등 새로운 서비스로 인한 야간근무 수요가 늘어난 것이 원인 중 하나였다.

이를 보면 아직은 야간작업이 건강에 미치는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교대근무를 하지 않는 직종, 가령 사무직이라도 잦은 야근 등을 하는 경우 앞서 얘기한 건강 문제들이 초래되기는 마찬가지다.

이제는 야간근무가 건강을 위협하는 유해한 것으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기를 바라는 바이다.

[법무법인 사람 안전문제연구소 오혜미 연구위원, '현장이 묻고 전문가가 답하다! 안전보건 101'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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