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수준전망도 역대급 “4개월째 상승”...주택가격전망도 사상 최저
“‘빅 스텝’ 영향은 아직 반영 안 돼…서서히 나타날 것”
향후 1년간 예상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소비자들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역대 최고치인 4%대 후반까지 상승했다. 특히 전월 대비 상승 폭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상승 속도가 더 빨라졌다.
높은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전 세계 주요국의 긴축 가속화,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지수 모두 한 달 전보다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7월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6월(3.9%)보다 0.8%포인트(p) 오른 4.7%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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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대인플레이션율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
기대인플레이션율(4.7%)과 전월 대비 상승 폭(0.8%포인트) 모두 2008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와 최대 기록을 다시 썼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008년과 2011년에도 4%를 넘은 적은 있었지만 4.7%보다는 낮은 수준이었다.
특히 전월 대비 상승 폭은 6월(0.6%포인트)에 이어 2개월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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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가인식과 기대인플레이션율. [한국은행 제공] |
기대인플레이션율이란 기업과 가계 등의 경제주체들이 현재 알고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예상하는 미래의 물가상승률로, 물가안정목표의 달성 가능성에 대해 경제주체가 인식하는 척도로 꼽힌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임금협상, 가격설정, 투자결정에 영향을 미치면서 최종적으로는 실제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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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심리지수 구성지수의 기여도. [한국은행 제공] |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높은 기대인플레이션율에 대해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지수(CPI)가 6%까지 유례없이 상승한 데서 주로 기인했다”며 “하반기에도 물가가 크게 낮아지지는 않을 거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 응답 분포를 보면 물가 정점이 아직 멀었다는 것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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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대인플레이션율 응답 분포. [한국은행 제공] |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가 ‘6% 이상’ 오를 것이라는 응답 비중이 24.4%로 가장 높았다. 이어 ‘5~6%’는 19.6%가, ‘4~5%’는 17.2%. ‘3~4%’는 16.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은 석유류제품(68.0%), 공공요금(48.5%), 농축수산물(40.1%)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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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가상승 기대형성 요인에 대한 응답 비중. [한국은행 제공] |
이번 조사는 지난 11∼18일 전국 2500가구(응답 2432가구)를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이 중 70∼80%가 금통위 결정 이전에 응답을 제출했다.
그러나 지난 13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결정한 ‘빅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인상)의 영향은 이번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황 팀장은 “지속해서 금리 인상 기조에 대한 언급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영향이 앞으로 서서히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지난 1년간 주관적으로 체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의미하는 ‘물가 인식’은 6월(4.0%)보다 1.1%포인트나 높아져 5.1%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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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심리지수 추이. [한국은행 제공] |
6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6.0으로, 전월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5월부터 3개월째(102.6→96.4→86.0) 내림세다.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가 90 아래로 내려온 것은 2020년 9월(80.9)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CCSI는 2003∼2021년 중 장기평균치를 기준값 100으로 해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모두 한 달 전보다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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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 [한국은행 제공] |
향후경기전망이 50으로 한 달 전보다 19포인트 하락했고, 현재경기판단은 43으로 17포인트 떨어지는 등 경기에 대한 지수 하락폭은 두 자릿수에 달했다.
향후경기전망 지수는 2008년 7월(49) 이후 14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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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계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 [한국은행 제공] |
또, 생활형편전망(-9포인트·79), 현재생활형편(-6포인트·81), 가계수입전망(-4포인트·93), 소비지출전망(-2포인트·112) 등 지수는 한 자릿수 낙폭을 보였다.
CCSI 항목에 포함되지 않는 지수 중 취업기회전망지수는 한 달 새 17포인트 하락한 69로 집계됐다. 고용지표 호조에도 향후경기전망이 나빠지며 2개월 연속 하락했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전월보다 3포인트 오르며 152로 집계돼 역시 역대급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지난 4월부터 상승세(141→146→149→152)를 지속하고 있다.
이 지수는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내릴 것으로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100을 웃돌게 된다. 앞으로 금리수준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 비중이 6월보다 더 커졌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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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가상황에 대한 인식. [한국은행 제공] |
주택가격전망지수는 금리 상승과 아파트 매매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16포인트 떨어지며 82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두 달 새 29포인트나 하락했다.
물가수준전망지수는 전월보다 3포인트 오르며 166을 기록, 2개월째 160을 넘었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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