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철책월북'에 군 대응 강력 질타 "경계실패 중대문제...특별점검하라"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2-01-05 19: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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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경각심과 책임감 가져야...경계시스템 운영 문제 해결해야"
합참, 탈북민 월북사건 전비태세검열 결과 발표…군 "국민께 송구"
월북장면 CCTV 5차례나 포착...엉뚱한 시간대 녹화분 돌려보기도

문재인 대통령이 새해 첫날 탈북민이 동부전선 군사분계선(MDL) 철책을 넘어 월북한 사건과 관련해 군의 대응을 강력히 질타했다.

문 대통령은 5일 ‘철책 월북’ 사건과 관련해 “22사단 지역에서 발생한 경계작전 실패는 있어서는 안 될 중대한 문제로,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점에 대해 군은 특별한 경각심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현장조사에서 드러난 경계태세와 조치, 경계시스템 운영의 문제를 해결하고, 군 전반의 경계태세에 대해 특별점검을 실시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5일 오후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최근 동부전선에서 발생한 '철책 월북' 사건과 관련,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그동안 별도의 메시지를 내지 않았던 문 대통령이 나흘 만에 군의 “경각심과 책임감”을 강조하며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점검”을 강하게 주문한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그동안에도 상황에 대해 수시로, 지속적으로 보고를 받아왔다”며 “오늘 합참에서 월북사건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그래서 이 기회에 군의 경계 시스템을 점검하라는 강한 주문을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1일 오후 9시 20분께 동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미상 인원 1명을 감시장비로 포착해 신병 확보를 위해 작전 병력을 투입해 DMZ 작전 중 해당 인원이 오후 10시 40분께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월북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과학화 경계감시장비가 이중으로 월북자를 포착하고 초동조치 부대가 출동까지 했지만, 군은 월북자가 철책을 넘은 뒤 신병확보 작전 돌입하기까지 약 3시간 동안 몰랐고, 결국 신병 확보에도 실패했다는 것이다.

 

▲ 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전동진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이 '철책 월북 사건' 초동 조치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공동취재=연합뉴스]

5일 합참에 따르면, 사건 당일 육군 22사단 GOP(일반전초)가 관할하는 지역 철책을 넘어 육로를 통해 월북한 A씨가 월책하는 장면은 GOP 내 감시카메라 3대에 모두 5차례나 포착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군의 GOP 감시카메라 3대에는 A씨가 남쪽 철책을 기어오르고 넘어가는 장면, 북쪽 철책을 넘어 갈대밭으로 사라지는 장면이 고스란히 잡혔지만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합참 전비태세검열실 조사 결과 탈북민 A씨가 당일 오후 6시 36분께 GOP 철책을 넘어 북한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군의 과학화 경계시스템에 경고음이 울렸고, 소대장 등 병력 6명이 출동했으나 현장에서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

당시 감시병들은 CCTV 카메라에 식별된 물체가 매우 흐릿한데다 감시카메라의 사각지대 발생 등의 문제로 상황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

▲ 탈북자 월북 이동 경로. [그래픽=연합뉴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해당 부대는 이후 녹화된 영상을 재생했을 때도 영상 재생 시간 오판으로 A씨가 철책을 넘어 월북한 사실을 또 놓친 것으로 나타났다.

녹화영상 재생 시 저장 서버에 입력된 시간과 실제 촬영 시간에 차이가 나는 바람에, 사람이 철책을 넘어간 시간의 영상을 들여다본 것이 아니라 엉뚱한 시간대의 영상을 돌려보고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는 해당 초소에서 CCTV 메인 서버와 저장 서버의 시간을 모두 동기화하는 작업을 해야 하는데, 메인서버만 작업을 한 바람에 서버들의 시간이 맞지 않았던 사실이 조사 과정에서 뒤늦게 밝혀졌다.

▲ 지난 1일 발생한 철책 월북 사건은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병력을 철수시킨 GP(감시초소) 인근에서 발생했다. 사진은 지난 2019년 4월 27일 고성통일전망타워 인근에서 바라본 보존GP와 금강산. [사진=연합뉴스]

군 당국은 경계태세에 허점이 있었음을 시인하고 이날 사과했다.

전동진 합참 작전본부장(육군 중장)은 “동부전선에서 발생한 월북상황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보완대책을 마련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합참은 별도로 출입기자단에 배포한 설명자료에서 “군은 이번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 “절치부심의 자세로 현장 작전부대 장병들이 대비태세를 확고히 하고, 임무 수행에 능력과 체계를 조기에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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