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당선인-박 전 대통령 첫 회동...尹 "늘 죄송했다" 朴 "취임식 가능하면 참석"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2-04-12 22:3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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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명예 회복 위해 노력”...朴 “좋은 대통령으로 남아달라”
尹 “당선되고 나니 걱정돼 잠 안와”...朴 “대통령 자리 무겁고 크다”
尹 "朴업적 홍보 안돼 안타까워…박정희 때 국정운영 배우고 있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 6년 전 국정농단 특별검사와 피의자로 만났던 악연에 대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12일 오후 대구 달성의 박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과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님의 건강에 대해서 얘기를 했다. 그리고 아무래도 지나간 과거가 있지 않나”라며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마음속으로 갖고 있는 미안한 마음, 이런 것을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배석했던 윤 당선인 측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과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는 회동 자리에서 오간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에 도착, 박 전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 당선인 대변인실 제공=연합뉴스]

이날 윤 당선인과 박 전 대통령과 만남은 자칫 어색하고 무거울 만했다. 하지만 “약 50분 정도 정말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어졌다”고 두 사람은 밝혔다.

권 부위원장은 “공개하기 적절치 않지만 했으면 좋겠을 정도로 그런 내용까지 굉장히 많았다. 그걸 다 하지 못해 아쉬울 정도”라고 말했다.

유 변호사는 이날 윤 당선인과 박 전 대통령의 만남에 “민트차하고 한과를 준비했다”며 “두 분간의 대화는 굉장히 따뜻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간혹 웃음도 많이 하셨다”고 전했다.

권 부위원장은 “굉장히 편하게 하신 얘기가 많아서 정말 분위기가 좋아서 옆에서 보는 유 변호사나 저 같은 경우도 기분이 좋았던 만남이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브리핑을 종합하면, 먼저 윤 당선인은 “식사를 잘하고 계시냐”고 물었고, 박 전 대통령은 “병원에 있을 때보다 잘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어 “당선인 시절부터 굉장히 격무니까 건강을 잘 챙겼으면 좋겠다. 앞으로 대통령으로 재임하면 정말 건강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러자 윤 당선인은 과거 악연과 관련해 “참 면목이 없다. 늘 죄송했다”고 말했고, 이에 박 전 대통령은 담담히 듣고 있었다고 유영하 변호사가 설명했다.

▲ 유영하 변호사와 권영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이 12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연합뉴스]

박 전 대통령은 윤 당선인에게 “처음 뵙는 분이지만 화면에서 많이 봐서 그런지 아주 오래전에 만난 사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만남에서 5월 10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리는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요청했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가능한한 노력하겠다”면서도 “지금 건강 상태로는 조금 자신이 없는데 앞으로 시간이 있으니까 노력해서 가능한한 참석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답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박 전 대통령에게 “서울의 병원에 다니거나 그럴 때 경호 등 문제에 대해 전직 대통령으로서 전혀 불편함이 없도록 최대한 조치를 취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윤 당선인은 또 이날 만남에서 “박 전 대통령의 굉장히 좋은 정책이나 업적이 있는데 알려지지 못한 부분이 굉장히 아쉽다”며 “했던 일들, 정책에 대해 계승도 하고 널리 홍보도 해서 제대로 알려지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은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고 유 변호사가 전했다.

윤 당선인은 “대구·경북에서 몰표를 줘서 당선됐다. (초반에 이재명 후보와) 표 차가 얼마 안 됐지만, 대구 개표가 늦어지는 걸 알고 당선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고, 박 전 대통령은 “이 지역 발전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윤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해서도 “박정희 대통령께서 당시 내각과 청와대를 어떻게 운영했는지 자료를 봤고 박정희 대통령을 모시고 근무한 분들을 찾아뵙고 국정을 어떻게 이끌었는지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선되고 나니 걱정돼 잠이 잘 오지 않더라”라고 말했다. 그러자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자리가 무겁고 크다. 사명감이 무섭다”고 이야기했다.

박 전 대통령은 “앞으로 격무와 많은 일이 있을 텐데 좋은 대통령으로 남아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윤 당선인은 “많은 가르침을 달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아울러 “외교 안보라는 울타리가 튼튼해야 우리나라 경제가 발전되지 않겠느냐”라며 “지금은 국내에서 혼자하는 시기가 아니고 여러 나라와 신뢰를 맺어서 서로 '윈윈'해야 나라가 발전하는 시대다. 안보와 경제도 신뢰 속에서 이뤄진다“고 조언했다.

양측은 이날 회동에서 이명박(MB)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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