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입 청탁 불가능한 구조...공대에선 학부생 논문참여 종종 있어”
“국민께 큰 심려끼쳐 송구...모든 의혹 청문회서 해명하겠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두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학 특혜 의혹과 관련해 “과정은 공정했고 어떠한 형태로든 부당한 요청이나 압력도 없었다”고 밝혔다.
아들의 병역 의혹과 관련해선 “분명한 사실들에도 불구하고, 제 아들의 병역 의혹은 어떠한 실질적인 근거도 없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며 “국회에서 의료기관을 지정해 주시면, 그 의료기관에서 제 아들로 하여금 검사와 진단을 다시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1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아빠찬스’ 의혹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어 “장관 후보자로서 앞으로의 비전과 정책구상을 설명해 드리기도 전에,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 몹시 안타깝고 송구스런 마음“이라면서도 ”단언컨대 자녀들의 문제에 있어서 저의 지위를 이용한, 어떠한 부당한 행위도 없었으며 가능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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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을 해명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
정 후보자는 이어 “의대 편입이나 병역 처리 과정은 최대한 공정성이 담보되는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 객관적인 자료로 드러나는 결과에 있어서도 공정성을 의심할 대목이 없다”며 “이러한 사실을 확신하며, 저는 검증을 위한 객관적인 조사를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이날 기자회견 개최 배경과 관련, “현재 제기되고 있는 여러 의혹이 분명한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불필요한 염려를 야기하고 있어 정확한 사실을 설명해 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국민의 관심이 큰 자녀들의 의대 편입이나 병역 판정에 대하여, 근거가 없는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저와 제 가족뿐만 아니라 제 모교와 제가 반평생을 근무한 병원의 명예까지 손상되는 문제이기에, 국민께 직접 정확한 사실을 설명해 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일단 자녀들의 의대 학사 편입에 대해 “선발 과정은 투명하게 이뤄졌고 평과 결과도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본다”며 “편입학 과정은 공정했고 어떠한 형태로든 부당한 요청이나 압력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교육부에서 저희 자녀의 편입학 과정을 철저하게 조사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며 “이는 비단 저와 제 자녀들의 문제만이 아니라, 제가 속한 경북대학교와 경북대병원의 명예 회복을 위한 요청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의 딸은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진료처장(부원장)이었던 2017학년도 경북대 의대에 학사 편입했고, 아들은 정 후보자가 원장이었던 2018학년도 경북대 의대 학사 편입 특별전형에 합격했다.
정 후보자에 따르면, 학사 편입 전형은 1단계는 학사성적, 공인영어, 서류전형 등 객관적 자료와 수치 결과를 중시하는 선발 절차이고, 최종 2단계는 개별면접 평가로, 1단계 점수의 합계와 면접고사, 구술평가를 합해 평가·선발한다.
정 후보자는 학사편입 선발과정의 투명성과 관련, “교육부의 관련 지침에 따라 평가자는 윤리 서약을 하고 임의 배정해야 한다. 또한 자기소개서에 부모의 이름과 직장을 기재할 수 없고, 위반 시 불이익을 받는다”며 “이중삼중의 투명한 견제 장치가 마련돼 편입 절차가 진행되므로 청탁 등이 불가능한 공정한 구조다. 이러한 상황에서 특정 개인을 대상으로 특혜를 주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의혹에 반박했다.
실제 편입과정에서 심사위원은 총 50여명이 참여했으며, 심사위원 배정은 시험 당일에 무작위로 임의 배정을 하게 돼 누가 심사를 하게 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편입전형 평가결과의 공정성을 설명하면서 딸과 아들의 1단계와 2단계 성적을 공개하기도 했다.
정 후보자는 자녀들의 경북대병원 자원봉사 신청과정 특혜 의혹과 관련해선 “누구든지 신청하면 별도 제한 없이 봉사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며 “자원봉사를 신청하기 위해 별도의 부탁이나 청탁을 할 필요성 자체가 없다”고 부정했다.
자원봉사 내용에 대한 의문에서도 “주로 환자 이동 시 보조적 역할, 환자의 휠체어를 잡아주거나, 길 안내, 물품전달 등의 활동”이라며 “환자 침대이송 같은 힘든 일을 했다며 이것이 가능한지 의심하는 언론 보도가 있으나, 이는 별도의 병원 이송팀이 담당하는 것으로, 자원봉사와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아들이 논문 실적과 관련해 연구참여에 특혜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선 “논문 2편은 제가 속한 의과대학이 아닌 아들이 재학했던 공과대학의 전공 관련 논문”이라며 “논문작성을 위해 주로 필요한 자료의 검색과 외국자료 번역과 편집을 담당하는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제3, 제4 공저자로 등재됐다. 공과대학에서는 학부생이 논문에 참여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이런 사례가 유일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공대 교수인 지도교수님과 저는 친분 관계가 없었으며, 교수님은 저와 아들의 관계도 몰랐다”고 했다.
아들이 합격한 2018학년도 의대 학사편입에 갑자기 ‘지역인재 특별전형’이 생긴 것과 관련해서는 “병원장은 지역인재 특별전형 실시 여부를 결정할 권한이 없었다”며 “대구시는 2017년 3월 경북대와 영남대에 지역인재 입학 기회 확대 요청 공문을 보냈고, 두 대학은 2018년 이후 일반전형과 지역인재 특별전형을 시행했다”고 해명했다.
정 후보자는 아들이 2010년 첫 신체검사에서 2급 현역판정을 받았다가 2015년 재검에서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은 것과 관련해선, “대학 재학 중이었던 2013년에 왼쪽 다리가 불편해서 경북대학교병원에서 MRI를 촬영해 보니 척추협착증 소견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북대병원의 2번의 MRI 검사와 병무청의 CT 검사를 거쳤고 서로 다른 세 명의 의사가 진단을 한 것”이라며 “이렇게 4급 보충역 판정 과정에서 어떠한 특혜도 없었으며 엄격한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이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서로 다른 의사들의 2번의 진단 결과와 병무청의 이중 체크 과정이 무시되고 있으며, 경북대병원이라는 국립대학병원의 시스템도 함께 의심받고 있다”며 “국회에서 의료기관을 지정해 주시면, 그 의료기관에서 제 아들로 하여금 검사와 진단을 다시 받도록 하겠다. 제 아들이 진정 척추질환이 있는지, 4급 판정이 적절했던 것인지 검증을 받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보건복지부 장관직의 제안을 받았을 때,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국민에게 봉사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코로나19에 대응한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민이 염원하는 일상 회복을 이뤄내고, 재유행에 대비해 방역과 의료체계를 혁신하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지역별로 차이가 큰 의료 격차를 해소하고, 지역사회에서 보건과 복지가 융합되는, 생활 밀착형의 보건복지서비스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있을 인사청문회에서도 다시 한 번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보다 자세히 해명하겠다”고 밝혔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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