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박인서 기자] 8.66%. 2016년 우리나라 가계저축률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중 5위다.
지난해 OECD가 발표한 2016 저축현황에 따르면 우리 가계의 저축률은 4년 전인 2012년과 비교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2011년 3.86%, 2012년 3.90%로 3%대에 머물다가 2013년 5.60%로 치솟더니 2014년 7.18%, 2015년 8.82%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2016년 추정치로 8.66%로 약간 낮아졌으나 스위스(20.13%), 스웨덴(16.45%), 룩셈부르크(17.48%), 독일(10.38%)에 이어 5위에 해당한다. 올해도 우리 가계저축률은 8.66%로 고공비행할 것으로 전망됐다.
문제는 한국의 경우 저출산, 실업률 증가 등 경기침체 분위기 속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소비를 줄여 저축률이 급격히 상승했다는 점이다.
유로 지역 15개국의 가계저축률 평균치는 2012년 6.13%에서 2015년 6.45%로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고, 미국은 2012년 7.63%에서 2015년 5.06%로 오히려 떨어졌다. 일본은 같은 기간 1.23%에서 1.32%로 제자리걸음했다..
한국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저금리 속에서도 빚 갚으며 저축하는 습관을 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취업포털이 사람인이 조사한 2016년 저축현황에서 부담스러운 지출은 주거비, 대출금 상환 같은 채무가 나란히 4분의 1씩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 가운데 지난해 저축하다가 그만두거나 아예 하지 못했다는 직장인이 4할에 달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올해는 저축 목표를 달성할 것인가. 금융업계에선 강제저축을 권한다. 예전 미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크리스마스 저축’처럼 돈을 붓기만 해서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이다. 크리스마스 저축은 이자도 없고 특별한 조건도 없지만 성탄절까지는 매주 강제적으로 돈이 빠져나기만 할 뿐 찾을 수 없도록 만들어졌다.
2016 저축현황 조사에서 나타난 직장인들의 저축목표액은 1185만원이다. 강제저축에는 특별한 노하우가 없다. 매일 지나치는 비용만 다시 챙겨봐도 티끌모아 태산이 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금연 결심을 했다면 하루 한 갑의 담뱃값만 모아도 1년이면 160만원이다. 매일 커피 몇 잔씩 마신다면 한 잔값만 아껴도 1년이면 180만가량은 모인다. 매주 1만원씩 들여 로또 대박의 꿈을 접기만 해도 1년이면 52만원이다. 이런 식으로 저축목표를 위해 강제적으로 쉽게 줄일 수 있는 것부터 줄인 뒤 한 달에 무조건 통장에 넣어야 할 목표액을 정해보면 한결 부담이 가벼워지게 된다.
실패하는데는 이리저리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통제하지 못한 비용 요인이 크다. 아무리 살아가기 팍팍한 불황이라고, 미래가 불안하다고 해서 무턱대고 문화생활비, 교제비, 가족모임비용 등을 줄이자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설정한 저축목표를 향해 불요불급한 부분부터 꼼꼼하게 챙겨보면 가계살림도 균형이 잡히고 저축도 늘어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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