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싸이월드에 투자...인공호흡기인가? 마중물인가?

조승연 / 기사승인 : 2017-08-22 19:3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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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조승연 기자] 삼성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원조 격인 싸이월드에 수십억원 규모의 투자한 것을 두고 글로벌 플랫폼 사업에 뛰어드는 신호탄이 아닌가 하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은 "스타트업 투자 법인인 삼성벤처투자가 싸이월드에 투자를 진행했다"고 22일 밝혔다. 삼성에서는 구체적인 투자 금액을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50억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벤처투자는 유망한 벤처 기업이나 스타트업 등에 자금을 지원해 기술 개발을 강화할 목적으로 다양한 투자를 진행해오고 있다.


하지만 싸이월드처럼 플랫폼 서비스 투자는 처음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의 싸이월드 투자가 인공지능(AI) 비서 서비스와 관련된 뉴스, 음원 서비스나 SNS 기술력, 경쟁력 확보 차원으로 바라보고 있기도 하다.



삼성이 싸이월드에 투자해 그 배경이 주목을 끌고 있다. [사진출처=싸이월드 홈페이지]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갤럭시 S8' 등에 음성 인식형 인공지능 비서인 '빅스비'를 탑재해 서비스하고 있다. 유저가 목소리로 지시해 뱅킹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SNS 메시지와 메신저 내용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싸이월드를 통해 빅스비가 서비스할 뉴스와 음원 등 콘텐츠와 기술력을 삼성전자가 확보하기 위한 투자라는 관측에 일단 무게가 실린다.


싸이월드는 1999년 시작한 커뮤니티 기반 서비스로 2000년대 미니홈피로 도토리 열풍과 일촌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국민 SNS로 각광받았다. 2010년 아바타와 음원 판매로 올린 매출만 1089억에 달할 만큼 성장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2011년 이후 페이스북에 밀려나면서 PC 환경에서 모바일 생태계의 도래에 대한 대응이 부족해 2014년 SK커뮤니케이션즈 분사 이후 지난해엔 에어라이브에 인수됐다.


한때 3200만 가입자를 보유했던 국내 최대 SNS라는 전통과 기술력이 있기 때문에 콘텐츠 제공에서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시각은 분명히 존재한다. 싸이월드가 빅스비 콘텐츠츠 공급을 위해 미디어와 뉴스 콘텐츠 공급제휴를 모색한다는 이야기도 솔솔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음악듣기 서비스도 싸이월드가 가진 ‘미니홈피 배경음악’을 통해 삼성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이지만 싸이월드 음악 서비스를 삼성의 갤럭시 스마트폰과 AI 서비스를 통해 부활시킨다면 결코 승산이 없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싸이월드에서 인기를 모았던 아바타 서비스는 날로 확장되고 다양화되는 이모티콘 시장에서 독창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영역으로 보인다.


때마침 삼성전자는 이날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과 S8플러스에 탑재된 '빅스비 보이스' 서비스를 지구촌 200여개국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한국에서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지난 7월 19일부터는 미국에서 영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지역 확대로 영국·호주·남아공 등 200여개국의 갤럭시S8 이용자도 영어와 한국어로 빅스비 보이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한국어 서비스는 현재까지 130만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으며, 음성 명령 수행 건수는 2억5000만건에 이른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이인종 부사장은 "서비스 지역 확대는 빅스비가 보다 많은 모바일 기기에서 학습할 기반을 다지고,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진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해외에서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국내에서는 카카오스토리가 인기 SNS로 기반을 탄탄히 다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삼성이 ‘페이스북의 형님’ ‘SNS의 원조’라는 퇴색한 명예만을 간직한 채 명맥만을 근근이 유지해오고 있는 싸이월드에 인공호흡기를 달아 부활시킨다면 애플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AI 스피커 시장에서 자체 콘텐츠 수급채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그동안 비록 실패를 거듭했지만 ‘싸이홈’으로 모바일 최적화를 시도하고, 채팅, 실시간 라이브 등 플랫폼 서비스를 위한 다양한 변화를 모색해왔기 때문에 마중물을 만나고 대대적인 투자도 꾸준히 뒷받침된다면 싸이월드의 부활은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면에서 내린 삼성의 결정이라면 후속 투자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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