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강한결 기자] 한국경제의 대들보인 제조업이 휘청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8년 만에 처음으로 제조업 제품의 국내 공급이 감소하면서 한국 경제에 빨간불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냐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12일 통계청은 '2018 제조업 국내공급 동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ㆍ수입산 제조업 제품의 국내 공급이 전년 대비 0.1% 감소했다. 동향 분석을 시작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수입산은 전년 대비 2.6% 늘었지만, 국산이 1% 감소하면서 뒷걸음쳤다. 제조업 '한파'가 심화하는 모양새다.
![[사진= 통계청 제공]](/news/data/20190212/p179565862255093_156.jpg)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내수가 위축하고 2017년에 반도체 업계에서 대규모 설비 투자를 집행한 ‘기저 효과’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기저 효과는 큰 영향을 미쳤다. 2017년엔 전년 대비 국내 공급이 3.8% 증가했다. 특히 수입산 공급이 10.1% 늘었다.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ㆍSK하이닉스가 2017~2018년 반도체 호황을 맞아 제조용 기계 수입을 늘린 영향이 크다.
하지만 내수 위축 영향을 무시할 순 없다. 2017년 이전인 2013~2016년에도 매년 1.1~1.8% 범위에서 제조업 공급이 덩치를 키워왔기 때문이다.
문제는 양뿐만 아니라 제품의 질 역시 떨어졌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특히 전자제품의 수입산 점유율이 53.4%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1%포인트 늘었다. 조사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대다.
전자제품 공급의 절반 이상을 중국산 등 수입품이 잠식한 데다 국내 기업이 인건비가 싼 중국ㆍ동남아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역수입’ 물량도 확산하는 추세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같은 날 발간한 '2019년 2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내수 위축으로 인해 한국 경기에 위기가 왔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수출이 위축하는 등 경기 둔화 추세가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1월부터 경기둔화라는 용어는 매달 등장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순행변동치 [출처=KDI]](/news/data/20190212/p179565862255093_209.png)
지난해 12월 전산업생산과 관련, KDI는 광공업생산과 서비스업생산이 낮은 증가율을 기록한 가운데 건설업생산의 부진도 지속되면서 전반적인 산업생산의 증가세는 미약한 것으로 판단했다.
광공업생산은 전년 동월(-4.8%)의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1.6% 증가하는 데 그쳤고, 계절조정 전월대비로도 전월(-1.6%)에 이어 감소(-1.4%)했다. 서비스업생산도 보건 및 사회복지(8.9%)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에서 미약한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전월(1.1%)보다 낮은 0.8%의 증가율에 그쳤다. 건설업생산도 전월(-10.4%)에 이어 9.5% 감소하며 부진이 이어졌다.
이런 영향으로 12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98.3)보다 낮은 98.1을 기록하며 하락세를 지속했고,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전월(98.7)보다 하락한 98.5에 머물렀다.
경기와 관련해 온통 암울한 소식 뿐이다. 특히 한국 산업의 대들보 역할을 하는 제조업에 계속 이상 신호가 발생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제조업의 둔화가 경제위기로 다가오는 것은 아닌지 전산업에 걸친 근본적인 대책 수립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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