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분석] 사우디 '산유량 절반' 석유시설 피폭...국제 유가에 미칠 영향은?

김기영 / 기사승인 : 2019-09-16 01: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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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시설 두 곳 일시 가동 중단.. 예멘 반군 무인기 공격 주장. 美 이란 직집 공격 지목

[메가경제 김기영 기자] 미중 고위급 회담, 북미 실무회담 등으로 분위기가 완화되던 국제정세에 뜻밖의 큰 돌발변수가 생겼다.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공급시설이 불의의 공격을 받아 일시 적으로 가동이 중단되는 악재가 터졌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최대 석유 시설 두 곳이 예멘 반군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잠정 중단됐다.


이날 공격의 영향으로 사우디 당국이 일부 시설의 가동을 잠정 중단하기로 하면서 원유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설에서 나오는 원유는 사우디 하루 산유량의 절반이며. 전 세계 공급량의 5%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연합뉴스]
무인기 공격 후 발생한 화재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브카이크 석유 시설.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압둘아지즈 빈 살만 에너지장관은 사우디 국영 SPA통신을 통해 “이번 공격으로 사우디 전체 산유량의 절반인 하루 평균 약 570만 배럴의 원유 생산이 지장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가동 중단 기간에는 원유 공급 부족분을 보유한 재고로 보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브카이크 단지는 사우디아라비아 동부에 몰려 있는 주요 유전에서 생산되는 원유를 탈황·정제해 수출항이나 국내 정유시설로 보내는 시설이다.


피격 직후 촬영된 위성 사진에서도 검은 연기가 폭넓게 보여 상당한 피해가 우려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시설을 공격한 세력은 누구일까?


친이란 예멘 반군은 공격이 벌어진 약 7시간 뒤 자신들이 운영하는 알마시라 방송을 통해 무인기 10대로 이들 석유시설 2곳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공격 원점을 두고 이란을 지목했고, 이에 이란은 곧바로 공격 관련설을 부인했다.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그런 헛되고 맹목적인 비난과 발언은 이해할 수 없고 의미 없다"며 비판했다고 AFP, A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무사비 대변인은 이어 미국이 그동안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 정책을 펴왔다며 "그것(최대 압박 정책)이 실패하면서 '최대 거짓말'로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그래픽= 연합뉴스]
예멘 반군이 무인기 공격을 가했다고 주장한 석유시설 위치. [그래픽= 연합뉴스]


예멘 반군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공격 원점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예멘 반군의 무인기 기지가 있는 예멘 북부와, 이날 공격을 당한 사우디 아브카이크 석유시설 단지 간 거리가 어림잡아 1천㎞는 떨어져 있다는 점에서 비롯한다.


예멘 반군의 무인기 기술이 최근 향상됐다고는 하지만 10대나 되는 편대를 그 원거리까지 조정해 정교하게 목표를 공격할 수 있을 만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을지에 대한 의문 때문이다.


반면, 아브카이크 단지는 이라크 남부에서는 500㎞ 떨어져 있고, 걸프 해역을 마주한 이란 국경선과는 200㎞ 남짓이다.


이 때문에 이란 혁명수비대의 영향력이 큰 곳으로 친이란 민병대와 무장조직의 활동이 활발한 이라크 남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공격 원점이 어디든지 이란에 대한 미국의 불신은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예멘 반군이든, 이라크의 민병대 든, 친이란 무장조직들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우디 원유시설 공격에 따라 유럽의 이란과 미국 간 중재 노력도 당분간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아지며 중동사태는 더욱 더 복잡해지게 됐다.


당장 가장 큰 문제는 상당한 규모의 원유 생산·수출이 차질을 빚게 되면서 국제 원유 시장의 수급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크게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가동 중단 후 원자재 시장 개장과 동시에 10달러 넘게 가격이 폭등하리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사진= 연합뉴스]
예멘의 후티 반군은 자신들이 사우디 석유 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사진= 연합뉴스]


월스트리티저널(WSJ)은 이번 원유 생산시설 폐쇄로 하루 500만 배럴이 감소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세계적인 유가 상승이나 또 다른 주요 산유국인 이란의 영향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브카이크 단지는 특히, 사우디의 최대 석유 탈황·정제 시설이라는 점에서 그 여파가 더욱 클 것으로 외신들은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이 시설의 가동 중단 상태가 이어지면 세계 에너지 시장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CNBC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석유산업 컨설팅업체 리포 오일 어소시어츠의 앤드루 리포 회장은 "최악의 경우 배럴 당 5∼10달러 뛴 가격에 원유 시장이 개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WSJ도 미국·사우디와 이란 사이의 갈등으로 국제 유가의 척도가 되는 브렌트유 가격이 연말까지 배럴당 12% 상승한 60달러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을 소개했다.


반면 이처럼 너무 우려하지 않아도 될 거라는 조심스런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아브카이크 석유시설의 가동을 잠정 중단한 것은 예방 차원에서 일부 시설을 닫은 것이며, 대부분은 수일 내에 다시 가동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럴 경우, 아람코의 비축량이 몇 주간 고객사에 차질없이 공급할 수 있을 정도라는 점에서 시장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해석이다.


결국, 사우디아라비아 아브카이크 석유시설 피해의 경중에 따라 국제 유가의 상승은 물론 글로벌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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