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3·1절 기념사, '3·1독립운동 정신' 통한 코로나 극복 메시지 "대구·경북은 결코 외롭지 않습니다"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0-03-01 15:5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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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지역 코로나 사태 조기 종식 위한 단결된 ‘큰힘’ 촉구
“감염병 함께 대응하자” 남북 보건 협력 필요성을 공개 거론
"코로나 함께 이기자" 한일 과거직시 속 미래지향적 협력 강조
"독립군 대장 홍범도 장군 유해 국내로 모셔올 수 있게 됐다"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우리는 국가적 위기와 재난을 맞이할 때마다 ‘3·1독립운동의 정신’을 되살려냈다. 단합된 힘으로 전쟁과 가난을 이겨냈고,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이뤄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3·1운동의 정신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하고 ‘한반도 평화와 공동번영’을 이뤄 내 “흔들리지 않는 대한민국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일 서울 배화여고에서 열린 제101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통해 “‘코로나19’는 잠시 우리의 삶을 위협할 수 있지만 우리의 단합과 희망을 꺾을 수는 없다. 억압을 뚫고 희망으로 부활한 3·1독립운동의 정신이 지난 100년, 우리에게 새로운 시대를 여는 힘이 되었듯, 우리는 반드시 ‘코로나 19’를 이기고 우리 경제를 더욱 활기차게 되살려낼 것이다”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3.1절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3.1절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날 문 대통령은 “비상한 시국에 3·1절 기념식을 열게 됐다”고 기념사를 시작한 뒤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3월 1일을 독립기념일로 정하고 국경절로 표시한 역사부터 독립투쟁사, 3·1독립운동 정신으로 극복해온 지난 100년간의 민족사와 단결된 ‘큰힘’을 되돌아봤다.


문 대통령은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최대 피해 지역이 된 대구·경북(TK) 지역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격려를 표현하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대구·경북 지역에 이어지고 있는 다양한 응원과 온정의 손길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저력’이다”라고 강조하며, “대구·경북은 결코 외롭지 않습니다”라는 말로 대구·경북 지역의 민심을 다시 한 번 위로했다.


이어 “정부는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올려 전방위로 대응하고 있다”며, “‘비상경제 시국’이라는 인식으로 경제 활력을 되살리는 데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상공인·중소기업, 관광·외식업, 항공·해운업 등에 대한 업종별 맞춤형 지원을 시작했고, 보다 강력한 피해극복 지원과 함께 민생경제 안정,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전례 없는 방안을 담은 ‘코로나19 극복 민생·경제 종합대책’도 신속하게 실행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예비비를 적극 활용하고 추경 예산을 조속히 편성해 국회에 제출하겠다. 국회에서도 여야를 떠나 대승적으로 협조해 주시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우리 국민 모두가 ‘방역의 주체’다. 서로를 신뢰하며 협력하면 못해낼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으로는 당면한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밖으로는 ‘한반도 평화와 공동 번영’을 이뤄 흔들리지 않는 대한민국을 만들어낼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독립이며, 새로운 독립의 완성이다“며 ”정부가 앞장서 전력을 다하겠다. 단합으로, 위기에 강한 우리의 저력을 다시 한 번 발휘합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열린 3.1절 기념식 후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열린 3.1절 기념식 후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날 기념사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코로나19’ 등과 관련해 남북 보건 협력 필요성도 공개 거론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세계는 재해와 재난, 기후변화와 감염병 확산, 국제테러와 사이버 범죄 같은 비전통적 안보 위협 요인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며 “이번 ‘코로나19’의 국제적 확산을 통해 초국경적인 협력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절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물론 인접한 중국과 일본, 가까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해야 비전통적 안보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며 “북한과도 보건 분야의 공동협력을 바란다. 사람과 가축의 감염병 확산에 남북이 함께 대응하고 접경지역의 재해재난과 한반도의 기후변화에 공동으로 대처할 때 우리 겨레의 삶이 보다 안전해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북은 2년 전, ‘9·19 군사합의’라는 역사적인 성과를 일궈냈다. 그 합의를 준수하며 다양한 분야의 협력으로 넓혀 나갈 때 한반도의 평화도 굳건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출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일본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사태 협력을 통해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 의지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은 언제나 가장 가까운 이웃”이라며, “안중근 의사는 일본의 침략행위에 무력으로 맞섰지만, 일본에 대한 적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함께 동양평화를 이루자는 것이 본뜻임을 분명히 밝혔다. 3·1 독립운동의 정신도 같았다”고 동양평화론을 상기했다.


다만, '과거사 직시'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전제조건임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를 직시할 수 있어야 상처를 극복할 수 있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과거를 잊지 않되, 우리는 과거에 머물지 않을 것이다. 일본 또한 그런 자세를 가져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역사를 거울삼아 함께 손잡는 것이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의 길이다. 함께 위기를 이겨내고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를 위해 같이 노력합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문대통령은 “저는 온 국민이 기뻐할 소식을 전하고자 한다”며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의 승리를 이끈 평민 출신 위대한 독립군 대장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드디어 국내로 모셔올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계봉우·황운정 지사 내외분의 유해를 모신 데 이어 ‘봉오동 전투 100주년’을 기념하며,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방한과 함께 조국으로 봉환하여 안장할 것이다”라며 “협조해 주신 카자흐스탄 정부와 크즐오르다 주 정부 관계자들, 장군을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주고 묘역을 보살펴오신 고려인 동포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카자흐스탄 국빈방문 당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을 만나 현재 카자흐스탄에 있는 홍범도 장군의 유해봉환을 요청한 바 있다.


한편, 이날 개최된 기념식은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감안해 규모를 최소화해 치러졌다.



올해 3.1절 기념식에서는 김원웅 광복회장(원문)과 영화 '기생충' 번역가인 달시 파켓(영어),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일본어), 귀화 경찰관인 조계화 경장(중국어), 독립운동가 최재형의 후손인 최 일리야(러시아어), 국립국어원 수어사전 편찬작업에 참여하는 이현화 주무관(수어), 모델 한현민(쉬운 우리말) 등 언어마다 의미 있는 출연자들이 총 5개국어와 수어로 독립선언서의 낭독을 맡았다. [사진= 연합뉴스]
올해 3.1절 기념식에서는 김원웅 광복회장(원문)과 영화 '기생충' 번역가인 달시 파켓(영어),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일본어), 귀화 경찰관인 조계화 경장(중국어), 독립운동가 최재형의 후손인 최 일리야(러시아어), 국립국어원 수어사전 편찬작업에 참여하는 이현화 주무관(수어), 모델 한현민(쉬운 우리말) 등 언어마다 의미 있는 출연자들이 총 5개국어와 수어로 독립선언서의 낭독을 맡았다. [사진=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부부를 포함해 총리를 제외한 5부 요인, 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장관을 제외한 국무위원, 정당대표, 광복회장 및 지회장 등 50여 명에 불과했다. 매년 열렸던 훈·포장 수여식도 이날은 생략됐다.


대구에서 코로나19 방역 대응을 진두지휘하는 정세균 국무총리와 대응 주무 부처 장관인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불참했다.


문 대통령 역시 매년 입장할 때 참석자들과 악수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가볍게 목례만 했다. 대신 행사 후에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와 악수를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배우 김향기 씨와 MBC 김정현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행사는 국민의례, 독립선언서 낭독, 기념사, 기념영상, 3·1절 노래 제창, 만세삼창 순으로 진행됐다.


독립선언서 낭독은 ‘전 세계에 알리는 독립선언서’라는 주제로 당시 원문, 영어, 일본어, 중국어, 러시아어, 수어, 쉽고 바르게 읽는 3·1독립선언서 순으로, 각 언어를 사용하는 의미 있는 출연자들이 낭독했다.


만세삼창은 지난달 초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된 ‘CES 2020’에서 주목받은 ‘실사형 디지털 아바타’의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새롭게 구현한 독립 영웅 3인(김구, 유관순, 홍범도)의 선창에 따라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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