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협력사까지 성과 공유…41조 수주잔고에 “일회성 아니다” 기대감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삼성중공업이 12년 만에 성과급 지급을 재개하며 길었던 조선업 불황의 터널을 사실상 빠져나왔음을 시장에 알렸다.
저가 수주 물량을 정리하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해양 프로젝트 등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수주 전략이 결실을 맺으면서 실적이 뚜렷한 반등 국면에 들어섰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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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전경[사진=삼성중공업] |
삼성중공업은 올해 초과이익성과급(OPI·Overall Performance Incentive)을 상여 기초액(기본급과 고정 수당 합산)의 208%로 확정했다. OPI는 연간 경영 성과를 기준으로 이듬해 초 지급하는 삼성그룹의 핵심 성과급 제도로, 삼성중공업 직원들은 오는 30일 성과급을 받게 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이 이러한 성과급을 받는 주된 배경에는 지난해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과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등 고부가가치 선박과 해양 프로젝트 수주를 확대해 수익 구조를 개선한 점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성과급 산정 방식도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가 개인 연봉의 최대 50%를 한도로 두는 것과 달리 삼성중공업은 기본급과 고정 수당을 합친 상여 기초액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책정한다. 지급 대상에는 본사 직원뿐 아니라 사내 협력사 근로자도 포함된다.
근속 5년 이상인 협력사 직원은 정규직과 동일하게 상여 기초액의 208%를 지급받고 3년 이상은 80%, 2년 이상은 70% 수준으로 근속 연수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조선 현장의 숙련 인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지속해 온 제도"라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의 성과급 지급은 조선업 불황이 본격화된 2014년 이후 처음이다. 2015년부터 영업적자와 순손실이 이어지며 OPI 지급이 중단됐고, 2023년에는 8년 만에 영업이익을 기록했음에도 순손실이 발생해 지급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삼성그룹은 세후 영업이익에서 법인세와 투자금 등 자본비용을 차감한 경제적 부가가치(EVA)를 기준으로 OPI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데 지난해 역시 전쟁 여파에 따른 건조 계약 해지 비용 등이 반영돼 성과급 지급이 무산된 바 있다.
상황을 바꾼 것은 수주 전략의 전환이다. 삼성중공업은 2025년 LNG 운반선과 FLNG 등 고부가가치 선박과 해양 프로젝트 수주를 확대해 수익 구조를 개선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는 8739억원, 순이익은 6666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년 대비 영업이익은 약 70%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10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 12년 만에 성과급 지급으로 '사내 조직 격세지감' 반응
이번 실적 개선은 사내 조직 분위기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내부 관계자는 "한때는 그룹에서 매각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돌았는데 12년 만에 성과급을 받게 될 줄은 몰랐다"며 격세지감을 느낀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주요 제조 계열사 현장을 잇달아 찾은 것과 달리 삼성중공업 사업장은 2015년 이후 공개 방문이 없었던 만큼 이번 성과급 지급은 상징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올해 성과급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기대도 적지 않다. 삼성중공업은 불황기에 수주한 저가 물량을 대부분 소화했고, 약 41조원에 달하는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3년 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선별 수주를 통해 '제값'을 받는 구조가 자리 잡으면서 안정적인 이익 창출 기반이 마련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건조 물량 증가와 선가 상승 효과가 맞물리며 올해는 이익의 질이 더욱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며 "2028년까지 수주 물량이 쌓여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도 견조한 실적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성과급 지급은 실적 회복을 넘어 조선업 체질 개선의 분기점으로 평가받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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