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이준엽 교수팀 , 젊은 나이에 갑자기 눈앞 뿌옇게 보이는 '중심장액망막병' 발병기전 찾았다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3-08-23 11:03:19
  • -
  • +
  • 인쇄

[메가경제=주영래기자] 국내 연구진이 젊은 환자들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중심장액망막병의 발병기전을 밝히고, 더 나아가 질병의 예후나 치료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발견했다.

서울아산병원 안과 이준엽 교수팀은 중심장액망막병 환자와 일반 대조군의 안구를 비교분석한 결과, 중심장액망막병 환자에서 특정 마이크로RNA(miR-184)가 유의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주사치료 효과가 적은 환자에서 miR-184 발현량이 더 높은 것을 확인했다. 

 

▲서울아산병원 이준엽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사진=서울아산병원]

이번 연구는 중심장액망막병의 발병 기전을 처음 제시한 데 의의가 있다. 또한 최근 중심장액망막병 치료에 많이 시행되는 주사치료의 예후를 바이오마커를 통해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자들이 최적의 치료를 받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매년 1만 명당 1~2명 정도 새롭게 발병하는 중심장액망막병은 망막의 중심부에 액체가 축적되면서 망막이 부분적으로 박리되는 질환이다. 스트레스나 수면부족, 스테로이드 복용 등과 관련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다.

주로 시력이 좋은 젊은 연령대의 눈에 급성으로 발병해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황반변성으로 진행하거나 시력상실까지 이어질 수도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자연 치유되는 경우도 있지만 만성적으로 진행되거나 재발하는 경우에는 비정상적으로 혈관성장을 촉진하는 물질을 억제하는 항혈관내피성장인자항체 주사치료를 시행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주사치료로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고 기존의 광역학레이저치료보다 망막 위축 부작용 위험이 적다. 다만 일부 환자들에선 효과가 없는 경우도 있어 치료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가 필요한 실정이었다.

이준엽 교수팀은 중심장액망막병과 연관된 잠재적인 바이오마커를 확인하기 위해 아급성 중심장액망막병 환자 42명과 일반 대조군 20명의 안구 내 방수 내용물을 채취해 분석했다. 방수는 각막과 수정체 사이의 공간에 차 있는 맑은 액체다.

기존 연구들에서는 바이오마커 중 체액으로 분비되는 인자들만 선택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수 단백질이나 사이토카인을 주로 분석했지만, 이 교수팀은 체액으로 분비되지 않는 인자들까지 포함해 조직과 세포의 특성을 모두 반영할 수 있는 방수 엑소좀에 집중했다.

연구팀은 중심장액망막병 환자의 방수 엑소좀을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을 통해 확인한 결과, 특정 마이크로RNA인 마이크로RNA-184(miR-184)가 일반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특히 항혈관내피성장인자항체 주사치료에 반응이 적은 환자에서는 miR-184 발현량이 더욱 증가한 상태였다.

연구팀은 환자의 방수에서 miR-184 발현량을 정량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해 확인한 결과, 중심장액망막병 환자에서 대조군에 비해 miR-184가 100배 이상 유의하게 증가됐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기초 실험을 통해 miR-184가 혈관내피세포의 증식과 이동에 관여하는 STC2 유전자 발현을 조절했고, 그 결과 신생혈관생성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고 있음을 밝혀냈다.

즉, 중심장액망막병이 황반변성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신생혈관생성을 억제하는 방어체계로 miR-184가 보상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한편 중심장액망막병 환자 중 41%가 한 번의 항혈관내피성장인자항체 주사치료로 1개월 내 이상 소견이 모두 호전됐다. 중심장액망막병의 경우 조기에 잘 치료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준엽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는 “황반변성이나 당뇨망막병증 등 다양한 망막질환치료에서 고비용의 주사치료제들이 사용되고 있는데, 약제의 치료반응성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면 조기에 최적의 치료법을 선택해 빠른 증상 호전과 더불어 환자의 부담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황반변성과 당뇨황반부종 등 추가 적응증 확보를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공학 및 기술 분야 다학제 집단연구를 통해 환자 방수에서 다양한 엑소좀 바이오마커를 임상 현장에서 즉시 검사할 수 있는 임상현장즉시검사(POCT, Point-of-Care Testing)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연구재단 선도연구센터인 자성기반라이프케어연구센터사업,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정책과제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나노바이오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인 ‘나노생명공학 저널(Journal of Nanobiotechnology, 피인용지수 10.2)’에 최근 게재됐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매드포갈릭, 경기도교육청 선도기업 인증
[메가경제=심영범 기자]매드포갈릭을 운영하는 엠에프지코리아가 경기도교육청의 선도기업 인증를 받았다고 4일 밝혔다. 엠에프지코리아는 경기도교육청 식음료서비스 분야에서 선도기업으로 지정되었으며, 이를 계기로 현장 중심의 교육 협력 모델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앞서 엠에프지코리아는 창의경영고등학교와 급변하는 외식산업 현장에 적합한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

2

이랜드파크 켄싱턴호텔, 크리스마스 감성 담은 한정판 케이크 선봬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이랜드파크가 운영하는 켄싱턴호텔 여의도와 켄싱턴리조트 설악비치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크리스마스 한정판 케이크 6종을 출시했다고 4일 밝혔다. 켄싱턴호텔 여의도는 산타클로스를 모티브로 한 ‘산타볼’ 케이크와 크리스마스 트리를 형상화한 ‘그린 포레스트 트리’와 ‘화이트 스노우 트리’ 케이크 3종이 출시돼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케

3

‘잇올 몰입관 수원 광교캠프’ 신규 오픈…12월 16일 입학설명회 개최
[메가경제=전창민 기자] 관리형 독학재수학원 대표 브랜드 ㈜잇올이 오는 12월 16일(화), ‘잇올 몰입관 수원 광교캠프’를 새롭게 오픈한다고 밝혔다. 잇올 몰입관 7호점으로 문을 여는 몰입관 수원 광교캠프는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도청로에 자리해 광교권 중등/고등/N수생들의 접근성을 크게 높일 전망이다. 수원 광교는 지속적인 개설 요청이 이어져 온 지역으로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