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정보 악용 500억 부당이득 뜯은 증권사 임원 파문 확산

오민아 기자 / 기사승인 : 2024-01-11 14:47:36
다올투자·메리츠·이베스트투자·하이투자·현대차증권 검사
금감원, 범죄 혐의자들 검찰 통보...증권사, 임직원 제재 수순

[메가경제=오민아 기자] 한 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담당 임원이 업무상 알게 된 부동산 개발 정보를 이용해 무려 500억원가량의 부당이익을 올린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 금융감독원. [사진=연합뉴스]

 

11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이 전날 메리츠증권과 하이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현대차증권에 대해 내놓은 검사결과에서 이러한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증권사는 시행사와 시공사, 대주단 사이에서 대출기관 주선을 조율하거나 직접 대출·채무보증을 취급하는 등 중간자적 역할을 한다. 이번 검사는 이 과정에서 담당 임직원이 사익을 추구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검사 결과를 보면 A증권사의 한 임원은 토지계약금대출 취급과 브릿지론, 본PF 등 업무 과정에서 얻은 사업장 개발 진행 정보를 활용해 500억원가량 부당이득을 얻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임원은 2020~2021년 본인이 실소유주인 법인을 통해 개발사업 시행사의 최대주주가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수천만원에 사들인 뒤 이 시행사에 2000억원 규모 본PF를 주선해줬다. 그는 이후 대출금을 받아간 용역사에 이 CB를 약 500억원에 팔아넘겼다.

 

이 임원은 직무상 얻은 정보를 통해 수익성과 안정성이 높은 사업장을 골라 개인적으로 돈을 빌려준 뒤 높은 이자를 받아내기도 했다. 자신이 근무하는 A증권사가 향후 대주단에 참여할 것이 확정된 사업장을 주로 노렸다. 시행사가 A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자신에게 빌린 돈을 상환할 수 있을 것으로 봐서다.

 

그는 본인 관련 법인 등을 통해 사업장 시행사들에 약 700억원을 사적으로 빌려준 뒤 수수료와 이자 등 명목으로 40억원상당을 받아냈다. 일부에 대해선 이자제한법상 최고금리인 연 20% 이상을 뜯기도 했다. 

 

임원이 직원들을 시켜 수백억 원을 빼돌린 사건도 발각됐다. B증권사 한 임원은 업무 과정에서 부동산 임대 PF 정보를 알아낸 뒤 가족법인을 통해 부동산 11건(약 900억 원)을 취득·임대했고, 이 중 3건을 처분해 100억 원 상당의 매매차익을 얻었다. 이 과정에서 부하 직원들이 대출을 알선했는데, 그 대가로 해당 직원 가족에게 10억 원이 간접적으로 지급됐다. 처분된 부동산 중 한 건은 상장사가 매수하면서 전환사채(CB)를 발행했는데, 이 CB를 부하 직원들이 도맡아 인수·주선했으며 B증권사 고유자금이 흘러 들어갔다.

 

증권사 5곳 모두 내부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PF 대출 과정에서 대상 회사 이름이 바뀌었는데도 문제없이 승인됐는가 하면 PF 사업장의 유동성 자금이 부족해지자 임의로 다른 사업장에서 돈을 빼온 사례도 드러났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증권사들이 취급하고 있는 부동산 PF 잔액은 6조3000억원이다. 금감원은 이들 임원 등을 검찰에 통보했고, 해당 증권사와 임직원에 대해 제재 조치를 내릴 계획이다. 또 부동산 PF 업무 관련 위법 행위에 대한 집중 검사도 증권업계 전반으로 확대하고 증권사 이사회, 감사위원회 등에 부당한 PF 영업 관행을 고치도록 지도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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