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거래 수수료 0원, 미국 종목 보고서 번역 제공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미국 증시 활황으로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면서 증권사들이 ‘서학개미’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각 사들은 수수료 무료 이벤트, 미국 금융사 종목 보고서 번역 제공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 투자자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4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금액은 30억743만달러(한화 약 4조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순매수 금액이 7억6294만달러(약 1조원)였던 것에 비하면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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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SE 입회장. [사진=연합뉴스] |
업계와 메가경제 취재 결과 이는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가 최근 상승하면서 미국 주식에 대한 국내 투자자의 관심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 지수 중 하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지난 7일(현지시간) 마감가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나스닥도 각각 올해 들어 사상 최고치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미국 주가지수·국채 가격 변화 대비 3배의 변동성을 추종하는 ETF 투자액도 30.5배 뛰었다.
서학개미들의 투심이 몰리자 증권사들도 수수료 무료를 비롯해 환율 우대, 달러 입금, 경품 지급 등을 내세우면서 투자자 유치에 나서는 상황이다.
삼성증권은 6월 30일까지 온라인 거래 수수료 0원 이벤트를 진행 중이며, 환율 우대 혜택도 제공한다. 키움증권은 미국 주식을 처음 거래하는 투자자에게 비대면 계좌로 40달러를 입금해주는 행사를 이달 29일까지 진행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해외 투자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업계 최초 글로벌 투자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학생들에게 해외 주식과 해외 파생에 대한 기초 교육부터 매크로 분석, 종목 분석, 모의 투자 등 글로벌 투자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다.
미래에셋증권은 6월 말까지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미국 주식을 매수할 때 온라인 수수료를 무료로 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에는 온라인의 경우 0.25%, 오프라인은 0.5%의 수수료를 받았지만 이벤트 기간에는 온라인에 한해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다만 매도 시에는 수수료 등이 발생한다.
한국투자증권은 다음 달 2일까지 뱅키스 주식 계좌 보유 고객을 대상으로 기준 금액 이상 거래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해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주식을 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종합금융회사 스티펄 파이낸셜과 손잡고 현지 애널리스트의 주식 리포트를 선별해서 번역해 하루 두 차례 개인 고객에게 제공한다. 종목은 정보 기술,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헬스케어 등 6개 핵심 분야에서 300개가 선정됐다.
증권사들의 이 같은 서학개미 고객 유치 경쟁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대표적인 국내 대형주를 가지고 있던 투자자들이 만족스러운 수익을 얻지 못해 이탈하는 자금이 상당하다”며 “이 자금들 중 엔비디아·테슬라 등의 미국 주식으로 갈아타는 투자자들이 많아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미국 주식 투자 열풍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 주식은 전 세계 정세와 미국내 정치적 상황, 경제지표 등을 반영하는 만큼 투자자들이 예측하기 어렵고 변동성이 커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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