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뒷통수 친 ‘수입차 1위’ 벤츠...디젤게이트 ‘거짓 광고’에 과징금 200억

이석호 / 기사승인 : 2022-02-06 17: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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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배출가스 90%까지 줄인다”라더니...
공정위, ‘2차 디젤게이트’ 5개 회사 제재 마무리

수입차 1위 판매업체 메르세데스벤츠가 자사 경유 차량의 배출가스 저감 성능을 속이고 국내에서 거짓 광고를 한 사실이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위는 6일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독일 본사인 메르세데스벤츠 악티엔게젤샤프트(Mercedes-Benz Aktiengesellschaf)가 표시·광고법을 위반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공표명령 포함)과 함께 총 202억 400만 원의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 문종숙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안전정보 과장이 지난 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의 부당한 표시광고행위 제재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벤츠는 2013년 8월∼2016년 12월 메르세데스벤츠 매거진, 카탈로그, 브로슈어, 보도자료 등을 통해 자사 경유 승용차가 대기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을 최소치인 90%까지 줄이고, 유로6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는 성능을 가지고 있다고 광고했다.

또 2012년 4월∼2018년 11월 경유 승용차 내부에 부착한 배출가스 표지판에는 ‘본 차량은 대기환경보전법 및 소음진동관리법의 규정에 적합하게 제작되었습니다’라고 표시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벤츠의 경유 승용차 15개 차종에는 ‘극히 제한적인 인증시험환경’이 아닌 ‘일반적인 운전조건’에서는 배출가스 저감장치의 성능을 낮추는 불법 소프트웨어(SW)가 설치돼 있었던 것으로 공정위 조사 결과에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일상적인 주행 환경(엔진 시동 후 약 20∼30분 경과 시점, 실도로 주행 등)에서는 선택적 촉매 환원장치(SCR)의 요소수 분사량이 크게 줄어 질소산화물이 배출허용기준의 5.8∼14배까지 과다하게 배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만약에 불법 SW가 설치되지 않았다면 SCR은 배출가스에 요소수를 분사해 질소산화물을 90%까지 줄여줄 수 있었다. 

 

▲ 자료=공정거래위원회



벤츠 측은 국내 승용차 주행의 90% 이상이 주행 시작 후 30분 이내에 종료된다고 주장하며 30분을 초과하는 주행은 일반적인 주행 조건으로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지만, 공정위는 30분 이상 주행이 하루 400만 건을 넘겨 예외적인 주행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SCR이 질소산화물을 90%까지 줄인다는 것은 학계와 산업계에 일반적으로 알려진 성능”이라며 “이에 대한 전형적인 문구를 사용해 광고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으나, 공정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정위 측은 “‘90%까지 줄인다’, ‘최소치로 저감’ 등의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고 최고라는 인상을 주는 성능 표현은 단순한 기술소개나 이미지 광고를 넘어서서 소비자에게 더욱 강한 인상과 신뢰감을 주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SCR 성능을 저하하는 SW를 의도적으로 설치해놓고 이를 숨기고 자사 차량이 SCR의 이론적 최대성능을 구현한다고 광고한 것은 다소의 과장이나 허위를 넘어선 것”이라고 봤다.

아울러 “이러한 임의 설정은 불법 프로그램 설치를 강하게 금지하고 있는 대기환경보전법에도 위반돼 ‘대기환경보전법에 적합하게 설치되었다’는 벤츠 측 표시·광고도 거짓성이 인정됐다”며 “인증시험 조건과 같은 특정 조건에서만 표시·광고상 성능이 구현됨에도 이러한 중요정보를 알리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기만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표시·광고를 접한 일반 소비자들이 오인하거나 오인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소비자가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직접 측정·검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 법정 시험방법에 따른 인증내용이 사실과 다를 거라고 상상하기 어려운 점, 수입차 판매 1위 사업자인 벤츠의 브랜드 신뢰도가 높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소비자 오인 효과가 더 컸을 것으로 본 것이다.

또 소비자가 결함시정 명령의 대상이 되는 경우 차량 수리 등 시간·비용의 지출을 감수하거나 결함시정 이후 연비 하락 등 성능저하나 중고차 가격 인하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점에서 공정한 거래질서를 저해하거나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했다. 

 

▲ 자료=공정거래위원회


한편, 공정위는 이번 벤츠 제재로 국립환경과학원과 환경부로부터 ‘2차 디젤게이트’로 적발된 5개 수입차 회사들의 배출가스 저감 성능 부당 표시·광고 행위에 대한 제재를 마무리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9월 아우디와 폭스바겐을 판매하는 아우디폭스바겐에 과징금 8억 3100만 원을, 피아트와 지프 등을 판매하는 스텔란티스코리아에는 과징금 2억 3100만 원을 각각 부과했다.

한국닛산에도 과징금 1억 7300만 원을 부과하고, 포르쉐코리아에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공정위 관계자는 “국내 수입차 판매 1위 사업자인 벤츠가 1차 디젤게이트 이후에도 배출가스저감성능에 대한 거짓·기만 광고로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구매선택을 방해한 행위를 엄중 제재한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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